소니의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샘레이미 감독이 계획했던 대로 4편 제작이 아닌 리부트를 선택했을 때 우려가 많았습니다.비록 3편이 혹평을 받긴 했지만 영화 스파이더맨에 있어서 샘 레이미가 남긴 그림자가 짙은 상황인데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리부트를 하니깐 말이죠.
실제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편이 나왔을 때 평이 많이 엇갈렸어요.CG기술의 발전등으로 스파이더맨 특유의 활강 액션이 강화가 되었고 샘레이미 시리즈와는 다르게 웹슈터라는 기계를 만들어서 거미줄을 발사한다는 점,그리고 샘레이미 버전의 소심한 피터와는 다르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의 피터는 굉장히 활발하고 떠버리라는 점이죠.여기에 원작팬들은 열광했습니다.웹슈터를 쓰거나 떠버리 피터 파커야 말로 원작의 캐릭터를 잘 재현해낸 것이니까요.
물론 혹평도 많았죠.아무래도 영화팬들은 원작 코믹스보단 샘 레이미가 만든 영화 스파이더맨에 더 익숙하다는 점이 컸고 샘 레이미가 1편에서 했던 이야기를 대부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편에서 고스란히 반복을 했으니 지루함을 느낄 수 있었죠.여기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메인 빌런인 리자드의 존재감이 약하다는 것도 한몫했죠.
2년이 지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편이 개봉을 했는데 이러한 점들을 얼마나 보완을 했는지가 관건이었습니다.개인적인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전히 원작 캐릭터의 재현은 어메이징 시리즈가 훌륭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나 연출은 샘 레이미 버전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우선 스파이더맨 하면 액션을 보기를 원하는 팬들이 많을텐데 생각보다 액션이 약해요.활강 액션은 전편보다도 더 강화가 되었지만 생각보다 수트를 입고 빌런과 싸우는 씬이 적습니다.대부분의 시간은 여주와의 로맨스에 할애를 하죠.그래서 액션물이 아니라 로맨스물이라는 혹평도 있구요.아무래도 마크웹 감독이 원래 로맨스물을 만들던 감독이라 그런지 정말 달달한 로맨스를 연출해내더군요.여기에 남주인 앤드류 가필드와 여주인 엠마 스톤이 실제 연인 사이인 것도 컸을겁니다.이점이 호불호가 갈리는데 갠적으론 둘의 로맨스 자체는 괜찮은데 너무 분량이 길었다는 점이 아쉽더군요.
하여튼 마크웹 감독과 소니사는 한정된 시간내에 너무 많은 걸 집어넣으려고 했어요.그래서 영화가 좀 끊기는듯한 느낌도 들도 여러 에피소드를 덕지덕지 붙여놓은 것 같죠.일렉트로 얘기 집어넣고 해리 오스본 얘기 집어넣고 피터의 부모 얘기 집어넣고 여기에 그웬과의 로맨스까지 우겨넣다보니...
애초에 빌런으로 일렉트로,그린 고블린(해리 오스본),라이노까지 셋이나 등장한다고 했을 때 샘레이미가 만든 스파이더맨3편(빌런이 그린고블린,샌드맨,베놈까지 셋이었죠.)의 전철을 밞는 것 아닌가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실질적으로 일렉트로가 메인 빌런입니다.그린고블린은 서브 빌런이고 라이노는 그냥 카메오죠.-_-
그리고 원작을 보시지 않은 분들은 충격이겠지만 원작을 아는 사람들한텐 어메이징 1편에서 메리 제인 대신에 그웬 스테이시가 히로인으로 등장한다고 했을 때부터 그웬이 어떻게 될 지 예상은 하고 있었죠.아니나 다를까 2편 마무리가 그렇게 되더군요.
어메이징 시리즈는 4편까지 예정되어 있고 아마 차기작에는 메리제인이 등장할텐데 1,2편에서 피터와 그웬의 캐미가 워낙에 좋았던 탓에 메리제인이 나와 피터와 엮일 경우 어색함 혹은 거부감까지 느낄 팬들도 많을터라 그런점은 우려가 되네요.(원래 2편에 메리제인이 등장하는 씬이 있었습니다만 전부 삭제하고 그웬의 비중을 늘렸습니다.그점은 잘한 것 같아요.워낙에 영화가 여러 에피소드를 우겨넣었다는 얘길 듣는데 메리제인까지 등장했으면...--:;)
그리고 아시다시피 마블 영화사의 어벤저스 시리즈가 대박이 나면서 다른 영화사의 수퍼 히어로 영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마블의 최대 라이벌인 DC코믹스를 소유한 워너는 DC의 수퍼히어로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저스리스 리그를 준비중입니다.작년에 슈퍼맨을 리부트한 맨 오브 스틸로 흥행에 성공했고 맨 오브 스틸의 후속편에 슈퍼맨외에 배트맨,원더우먼등을 등장시켜서 저스티스 리그의 준비 단계를 밞고 있죠.(맨 오브 스틸이 슈퍼맨 영화임을 감안하면 배트맨 비중은 서브 정도이고 원더우먼은 카메오 정도로 나올겁니다.)
그리고 마블의 인기 캐릭인 엑스맨을 보유한 20세기 폭스도 마블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세계관 확장에 나서고 있는데 특이하게 기본의 엑스맨 3부작 이후 전면 리부트가 아니라 엑스맨 3부작에 스핀오프인 울버린 1,2편 그리고 프리퀄로 나왓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그 후속작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까지 모두 하나로 연결을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여기에 폭스가 소유한 또다른 마블 원작의 영화 판타스틱포의 리부트를 준비하면서 엑스맨과 판타스틱포의 세계관을 연결한다고 하죠.
스파이더맨을 보유한 소니도 마찬가지입니다.스파이더맨의 리부트 성공에 힘입어 스파이더맨 자체의 세계관을 확장에 나서고 있죠.이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서도 그런 떡밥을 많이 뿌려놓았죠.해리 오스본의 비서로 나왔던 펠리시아는 차기작에 블랙캣이라는 빌런으로 등장할 것이구요.이외에 영화에서 오스본 부자가 운영하는 회사인 오즈코프의 지하 연구소에 차기작에 등장할 빌런들에 관련된 떡밥들이 나옵니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이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3,4편도 계획이 되어있고 스핀오프로 시니스터 식스(스파이더맨을 없애기 위해 여섯 빌런들이 뭉쳐서 만든 팀입니다.)와 베놈의 영화를 준비하고 있죠.이 스핀오프 영화들은 어메이징 시리즈와 연결이 되겠죠.하지만 현재 어메이징 1,2편의 완성도로 봐서는 얼마나 성공을 할 진 좀 우려가 되네요.
그리고 어메이징 2편 끝에 담달에 개봉하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예고편이 나오는데 소니의 스파이더맨과 폭스의 엑스맨이 크로스오버하는 것이 아니고 어메이징 시리즈를 만든 마크웹 감독이 과거 폭스에서 영화를 만들었었는데 그 계약기간이 남은 탓에 폭스에서 마크웹의 소니 영화 제작을 허가해주는 조건으로 엑스맨 영화 홍보를 요구한 것입니다.전혀 둘이 엮이질 않아요.
많은 마블팬들이 스파이더맨과 엑스맨의 어벤저스 영화 참여를 원하겠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소니와 폭스는 자기들 회사내에서 세계관 확장에 나서고 있고 마블 영화사 역시 소니와 폭스와의 제휴는 없을 것이라고 얘기를 한 마당이라 현실로 이루어지기는 거의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물론 내년에 개봉 예정인 마블영화사의 어벤저스 2에 엑스맨의 캐릭터인 스칼렛 위치와 퀵실버가 폭스의 조건부 허가(엑스맨 관련 설정이 전혀 없어야 한다고 하네요.)로 등장하는 것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죠.(스칼렛 위치와 퀵실버는 어벤저스말고도 엑스맨 영화에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