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계시리즈는 문장, 단장, 전기 등으로 이루어진 SF입니다.
원작은 소설로 일러스트를 프린세스 메이커로 알려진 아카이 타카미가 한 것으로 유명하지요.
국내에도 소설이 두차례에 걸쳐 정발 된 적이 있습니다.
줄거리는 먼 미래 우주에 진출한 인류는 몇몇개의 세력으로 나뉘고
그중에서 공산주의 느낌이 나는 인류통합테, 유전조작으로 태어난 우주엘프 아브들의 제국이
양강을 이루며 결국 전쟁이 터지고 이에 주인공과 히로인 히말려 살아가는 이야기 입니다.
중고등학교 때 몇번이고 즐겨 본 애니라면 이 성계시리즈 인데요.
지금은 페이트 시리즈의 세이버 성우로 유명한 카와스미 야아코를 성계시리즈의 라피르 성우로
항시 기억하게 해준 계기가 될 정도 였습니다.
우아하고 당찬 라피르가 멋졌고 조용하지만 성실한 진트가 좋아보였습니다.
이 커플의 담담한 연애를 흐뭇히 보는 것이 정말 좋았던 애니였지요.
그런데 돌연 이 애니가 제국주의적인 시각이 담겼고 진트는 매국노 자식이라는 비판이
일어나더군요. 그땐 얼마나 충격 먹었던지요.
그리고 그 비판에 어느 정도 공감하며 수긍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이제 돌이켜보니 진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진트는 고향에선 배신자의 자식으로 취급되고 그렇다고 아브제국에도 그다지 소속감이 없습니다.
게다가 특출난 면이나 영웅성이 뚜렷하지도 않은 평범한 사람입니다.
비록 매국논 자식이 침략자 공주를 성실히 보좌하면 현재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살아가는
형태로 대입되지만
한편으론 그 어디에도 맘 둘곳이 없고 애정도 받지 못한 이가 그저 한가닥 경애하는 이와의 인간관계에
의존하는 것은 어느정도 안쓰러운 부분이 있지 않나 싶더군요.
그런 점에서 진트는 철저한 주변인이자 경계인이 이라고 생각되네요.
그런 탓일까요? 이야기 전개도 진트와 라피르는 분명 스토리의 중심이지만 전쟁의 중심이 아닌
일개 참여자로 기껏해야 말에 불과합니다. 그들의 위치는 극히 작고 그들의 이야기는 어떤 흐름도 주도하지
못합니다.(기실 주인공들이 속한 함대 사령관이 담당 전선에서의 전쟁이 끝나고 나서야 황녀 라피르가
막하에 있었는지 알게 됩니다.)
비록 불순한 면도 있고 논란이 될 구도를 가지지만 한편으론 소속 공동체에 대한 정서적 정착감에 대해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