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영화관에서 본 166번째 영화는 최동훈 감독이 연출한 한국 영화 '암살'입니다. '암살'을 최동훈 감독의 5번째 영화로 개인적으로 최동훈 감독의 전작인 '도둑들'보다 더 재미있게 관람했습니다. 영화 자체는 장르 영화의 전형적인 클리세들로 이루어져 있고 줄거리도 좀 뻔한 수 있는 소재임에도 최동훈 감독의 적절한 연출로 잘만든 상업영화가 되었더군요.
영화는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역시 뻔한 애국 코드와 감동 코드가 들어있지만 역시 최동훈 감독의 적절한 연출로 억지스럽지 않고 영화 내에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최동훈 감독의 전작인 '도둑들'의 경우 재미는 있었지만 어딘가 작위적인 내용에 작위적인 연출이라는 느낌이 강했으나 '암살'은 이런 작위적인 느낌이 별로 없었습니다.
물론 작위적인 부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하게 영화 내에 녹아들어 큰 무리는 없더군요. 그리고 전작인 도둑들에 출연한 이정재와 전지현이 다시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전지현과 이정재의 연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이정재의 경우 '도둑들'에서 뽀빠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이때는 어딘가 작위적인 연기라는 느낌이 강했으나 '암살'에서 이정재가 맡은 염상진이라는 인물은 '도둑들'의 뽀빠이와 거의 비슷한 캐릭터여서인지 굉장히 자연스럽게 연기하더군요.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놀란 것이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의 3인의 주인공 중에 사실상 원톱 주인공에 가까운 전지현이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하는 점이었습니다. 전지현도 '도둑들'에서 맡은 애니콜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작위적인 연기라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암살'에선 정말 놀라울 정도로 연기를 잘하더군요.
물론 최동훈 감독이 이 영화의 여주인공을 아예 전지현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기 때문에 전지현에게 최적화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겠지만 베를린에 이어서 진중한 이런 역도 전지현이 이젠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기였습니다. 게다가 독립군으로 나오기에 화장도 않하는데 정말 전지현의 미모는 명불허전이었습니다.
하정우도 굉장히 멋있는 역으로 나옵니다. 주연 3인방에게 최적화된 시나리오에다 주연 3인방의 영화에 완전히 녹아든 연기, 여기에 감독의 적절한 연출이 더해지니 뻔한 상업영화인데도 정말 재미있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전형적인 장르 상업 영화의 완성도가 낮은 영화가 정말 많았는데 최동훈 감독의 연출력은 정말 인정할만한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