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감상글은 무려 30년 가까이 전에 나온 영화 탑 건입니다. 탑 건이 나왔던 것이 1987년이니 무려 28년 전 영화입니다. 이 영화로 톰 크루즈는 할리우드의 톱스타 자리에 오르게 되죠. 몇 년 전 지병 악화로 자살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동생이 토니 스콧 감독의 초기작으로 광고계에서 현란한 영상으로 자리를 잡았던 토니 스콧 감독의 주특기가 잘 발휘된 영화입니다. 게다가 놀라운 사실로 DVD 오디오 코멘터리에서 이 영화의 프로듀서가 그 유명한 제리 브룩하이머더군요. 제리 브룩하이머가 막 프로듀서로 뜨기 시작하던 시기가 80년대 초였는데 탑 건은 바로 제리 브룩하이머의 초기작이었던 것입니다.
영화가 나온 시기가 시기인 만큼 CG 없이 거의 실제 촬영과 아날로그 특수 효과로 촬영되었는데요. 아날로그 특수 효과 중 대표적인 것이 전투기 폭발 신인데 DVD 부가영상을 보면 전투기가 폭발하기 전까지 진짜 전투기 영상을 보여주다가 미사일 발사 장면이 나오고 폭발씬으로 이어지는데 이 폭발 씬을 모형을 만들어서 폭발시켰더군요. 하지만 모형 폭발씬 자체가 진짜 전투기 영상들 사이에 굉장히 짧게 지나가기 때문에 모형기가 폭발하는 것인데도 관객은 느끼기 힘들수 밖에 없었습니다.
영화 자체는 전투기들의 도그 파이트 장면의 경우 미 해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베테랑 조종사들이 전투기를 몰면서 전투기들의 고난이도의 전투 기동을 촬영하여 만들어져서 지금의 CG로 만들어진 영상과 비교해서 더 박진감이 넘칩니다. 물론 컴퓨터 CG 영상과 비교해서 카메라 앵글은 약간 단조로운 느낌은 있지만 워낙 실감나는 영상인지라 사실 처음 보는 관객은 그런 것을 못 느낍니다.
영화에 나오는 전투기들의 고난이도 전투 기동이 이어지는 장면들은 적절한 편집으로 정말 손에 땀을 쥐는 장면들입니다. 이런 장면들은 지금처럼 컴퓨터 CG의 도움 없이 만들었다는 것이 더 대단하죠. 그래도 영화에서 현실적이지 못한 장면으로 꼽는 것이 전투기 조종사들이 산소 호흡기와 고글을 잘 쓰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영화에서 배우의 얼굴이 보여야 해서 그런 것인데 리얼리티를 위해 토니 스콧 감독이 배우들의 고글을 내리게 했다가 영화사에서 해고되었다고 DVD 오디오 코멘터리에서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해고된 바로 토니 스콧 감독을 다시 복귀시켜서 탑 건은 토니 스콧 감독이 만들었지만 결국 주요 배우들은 전혀 조종사 헬맷의 고글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DVD 부가영상에 의하면 영화에 나오는 지상 장면을 6주간 먼저 촬영한 후 실제 공중전 장면을 이후에 촬영하였는데 영화에 사실상 주인공 전투기인 F-14 톰캣은 복좌식이었기에 영화 장면에 배우들의 전투기 탑승 장면은 실제 미 해군 조종사들이 앞좌석에서 전투기를 조종하고 배우들이 뒷자석에 탑승하여 촬영하였다고 합니다.
영화 줄거리는 많은 분들이 아실 테니까 생략하고 이 영화에서 야성적인 주인공 역할로 톰 크루즈가 할리우드 톱스타 자리를 확고히 하게 됩니다. 당시 톰 크루즈가 할리우드에서 떠오르던 청춘 스타이기는 했지만 젊은 여성층 정도만 어느 정도 인기를 끌던 배우였는데 이 영화가 완전히 바꾸어 놓습니다. 물론 이어진 톰 크루즈의 성공은 순전히 톰 크루즈의 스스로의 재능과 능력 때문인지만요.
영화는 전세계적으로 메가 히트를 기록하여 미 해군은 엄청난 홍보 효과를 얻었으며 미 해군 사관학교 지원율이 엄청나게 폭등하였고 이런 미 해군의 성공에 자극받아 미 공군도 적극적으로 이런 홍보를 위해 아이언 이글에 대대적인 지원을 했다는 뒷이야기도 있습니다. 사실 당시 레이건 행정부의 대외 팽창 정책에 영화가 편승한 감도 있는데 영화에 대한 대대적인 미 해군의 지원이 이런 홍보 효과를 노렸던 것이겠죠.
그래도 이런 뒷이야기를 제외해도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젊던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하고 역신 신인 감독이던 토니 스콧의 현란한 영상미, 톰 크루즈라는 젊은 톱스타의 패기있는 연기와 미 해군의 전폭적인 지원이 더해져서 완성된 탑 건은 분명 명작 오락 영화로 남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