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감상글로 올리는 드라마는 맛잇는 청혼입니다. 2001년 초에 방영했던 MBC 드라마인데 많은 분이 기억하실 겁니다. 왜냐하면 이 드라마가 무려 톱스타 세명이 신인으로 나온 데뷔작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죠. 이 세명의 당시 신인이었던 지금의 톱스타는 여주인공 역할로 손예진, 또다른 남자 주인공 소지섭, 단역보단 많이 나오지만 확실히 조연 역할로 권상우입니다. 게다가 비록 반짝 스타로 끝났지만 손예진과 경쟁하는 또다른 여주인공 역할도 신인이었던 소유진이 캐스팅되었고 가장 비중이 컸던 남자 주인공을 아역 스타 출신인 정준이 맡아서 극을 이끌었습니다. 주연 4인방 중에 정준이 가장 경험이 많은 배우였으니 거의 신인들로만 모험적인 캐스팅을 한 드라마였네요.
드라마 자체는 처음에는 실제 드라마에선 정준이 맡았던 남자 주인공 역할을 차태현이 맡고 드라마에선 소지섭이 맡았던 배역을 정준이 맡기로 되어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차태현이 영화 출연을 결정하면서 차태현이 뒤늦게 드라마 남자 주인공 역할을 거절하였고 덕택에 제작 전 캐스팅에서 트러블이 발생했던 드라마였습니다. 근데 차태현이 드라마 '맛있는 청혼'을 거절하고 출연한 영화가 대박 흥행을 친 '엽기적인 그녀'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차태현 입장에서도 맛잇는 청혼이 히트하기는 했지만 맛있는 청혼의 캐스팅을 뒤늦게 거절한 것이 큰 타격은 아니었을 겁니다.
어찌되었든 뒤늦게 차태현의 캐스팅이 엎어지면서 캐스팅이 난항을 겪게 되고 결국 열받은 제작진은 톱스타 출연이 어그러진 덕택에 아마도 드라마국에 톱스타 출연이 없어진 만큼 제작비를 줄이는 대신 신인 캐스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허락을 받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덕택에 드라마 배역이 정준을 제외하고 죄다 신인급으로 채워지게 된 것 같구요. 제작비가 줄어들면서 드라마의 규모가 소소해졌는데 그럼에도 큰 성공을 거두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일단 드라마의 캐릭터가 신인 배우들의 캐릭터와 진짜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상 데뷔작이었던 손예진과 소지섭, 소유진과 권상우가 드라마에서 모두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로 나왔고 신인이라 부족할 수 있는 연기력이 전혀 드라마에서 보이지 않은 것을 보면요. 물론 아역 스타 출신인 정준은 제외하곤 분명 드라마에서 보면 좀 연기들이 불안하기는 합니다.
손예진은 신인 치고 연기를 잘 했지만 데뷔작인 만큼 연기가 좀 불안한 점은 보이고 소지섭은 수구 선수를 은퇴하고 연기 연습 없이 연기자가 된 것을 커버하느라 아예 드라마 상에서 제작진이 소지섭을 말 없는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로 밀어붙이는 것이 보입니다. 소지섭이 대사가 많았다면 연기력 부족이 분명 들통 났을 겁니다. 권상우는 본인의 개성과 드라마 상의 캐릭터가 정말 잘 맞는 것인지 극중 실제 비중보다 드라마 상에서 존재감이 매우 컸습니다. 원래는 단순한 조연이었을 텐데 주연급 조연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죠. 드라마 상에서 신인 임에도 좋은 연기력을 보여주는 것은 소유진인데 이런 연기력으로 외모에서 스타성이 손예진보다 밀림에도 스타로 떠올랐구요.
남자 주인공으로 가장 비중이 컸던 정준이 도리어 스타성은 가장 낮았던 드라마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다른 배우의 성공과 비교해보면요. 정준은 이후 그냥저냥한 연기자로 자리를 굳히고 이외에 소유진은 이후 2~3년 스타로 잘 나가다가 급격히 몰락하게 되지만 손예진과 소지섭, 권상우는 승승장구하면서 단숨에 톱스타 자리에 올라서고 10년이 넘게 그 자리를 유지하게 되는군요.
드라마 내용을 보면 작은 중식당을 운영하는 주인공 아버지의 뒤를 말썽 피우던 남자 주인공이 이어받고 아버지의 젊은 시절 라이벌이었던 잘나가는 초대형 경쟁 중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의 딸인 여주인공과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슷한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데 제법 중국 요리 조리를 화려하게 보여주어서 식욕을 자극하는 드라마이기도 했습니다. 박근형 씨가 남자 주인공을 맡은 정준의 아버지 역할로 나와서 나이 먹었지만 실력 좋은 중국 요리사로 나오는데 신인들로 도배된 주조연들 사이에서 무게 중심을 잘 잡아준 것도 이 드라마의 성공 요인 중에 하나였던 것 같구요.
손예진과 소지섭, 권상우의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분명 볼만한 점이 있는 드라마였네요. 만 19세에 불과한 손예진의 신인 시절의 청순미를 마음껏 볼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