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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영화 32. 바다가 들린다.
ksw0080 | 추천 (0) | 조회 (440)

2015-12-29 13:44

 이번 작품은 역시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인 '바다가 들린다'입니다. 단, 이 애니메이션은 극장용 애니메이션만 제작한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유일하게 제작한 TV애니메이션으로 TV애니메이션이긴 하지만 매주 방영하는 시리즈물이 아니라 1시간 정도의 TV단편영화라고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1993년작으로 당시 스튜디오 지브리는 1989년의 마녀배달부 키키의 대성공으로 드디어 재정적으로 안정된 이후였는데요. 1989년 마녀배달부 키키가 대성공하기 전까진 스튜디오 지브리도 재정적으로 불안했던 탓에 매년 신작을 내놓으면서 다작을 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녀배달부 키키의 대성공과 함께 재정적으로 안정되자 스튜디오 지브리 내부에서 좀 더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게 되는데요.
 
 여기에는 다카하다 이사오 감독이 50대 중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50대 초반에 접어든 것도 한 이유였을 겁니다. 즉, 슬슬 스튜디오 지브리도 이 두 노감독의 뒤를 이을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할 시기였던 것이죠. 그래서 바다가 들린다는 다카하다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가 참가하지 않고 여기다 지브리 소속이 아니던 외부인인 모치즈키 토모미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이전의 지브리 작품과 또 하나 바다가 들린다가 크게 다른 점은 환상적인 면이 전혀 없는 철저히 현실적인 작품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인데 이는 연출을 맡은 모치즈키 토모미 감독의 성향이 크게 반영되었다고 합니다. 다카하다 이사오 감독이나 제작자는 기존의 지브리와 다른 이런 작품의 면모에도 불구하고 좋은 작품이라고 평했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환상적인 면이 완벽히 배제된 이런 면이 불만이었다고 하죠.
 
 이런 하야오 감독의 성향 때문에 이후 20년간 이런 현실적인 작품은 지브리에서 나오지 않게 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은데 이런 것과 상관없이 바다가 들린다에서 단련된 신진 애니메이터들이 이후 '귀를 기울이면'에서 섬세한 일상묘사를 보여주게 되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바다가 들린다를 통해 신진 애니메이터를 육성한다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작품 내적으로 보면 굉장히 잔잔한 일상묘사를 통해 현실 고등학생들의 사랑을 잘 표현했으나 90년대 초반의 일상이기 때문에 10년만에 너무도 변해버린 현실과 괴리로 현재의 세대와는 잘 맞지 않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의 세대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 되었네요.
 
 바다가 들린다는 작품 자체는 1990년부터 일본의 애니메이션 잡지인 아니메쥬에서 연재된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는데 원작 소설을 훌륭하게 애니메이션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고 합니다. 단, 지브리는 이 애니메이션을 TV스페셜로 방영하였는데 17%가 넘는 시청률을 올렸으나 극장 상영과 달리 이 애니메이션에 들인 제작비를 TV상영으로 받는 돈으로 회수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브리의 명성이 더욱 올라가서 지브리 작품에 대한 영상매체 판매가 전체적으로 더욱 올라가서야 겨우 제작비를 모두 회수할 수 있었다니 이후 스튜디오 지브리가 TV애니메이션 제작을 회피하고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에만 전념한 이유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