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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영화 35.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ksw0080 | 추천 (0) | 조회 (340)

2016-01-27 10:00

 이번에는 원래라면 은퇴작이 되었을 '모노노케 히메'를 연출한 이후 어쩔 수 없이 다시 현역에 복귀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연출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관한 감상글입니다.
 
 영화 외적인 이야기지만 일단 미야자키 하아오 감독의 은퇴 번복부터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데 원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1997년 '모노노케 히메'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예정이었고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하야오 감독의 뒤를 '귀를 기울이면'를 연출한 콘도 요시후미가 맡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브리 입사 전부터 건강 문제가 있는 편이던 콘도 요시후미는 지브리에서 과로가 심했는지 1998년에 동맥 파열로 급사하고 말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자신이 너무 콘도 요시후미에게 엄격하게 밀어부치고 다그쳐서 콘도 요시후미가 과로와 스트레스로 급사한 것이 아닌가 하고 크게 후회했다고 합니다.
 
 어찌되었든 콘도 요시후미의 급사로 인해 지브리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갑자기 사라지게 되었고 이는 어찌되었든 지브리도 회사로서 존재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작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결국 하야오 감독이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하게 되는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원래는 일종의 소방수로서 되돌아온 것이고 하야오 감독의 뒤를 이을 인재를 다시 발굴하면 재차 은퇴할 예정으로 은퇴를 번복한 것이었지만요.
 
 이미 은퇴작으로 공언한 모노노케 히메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직설적으로 하야오 감독답지 않게 잔인한 장면도 불사하면서 표현했던 탓인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선 하야오 감독의 철학이 좀 더 순하게 표현되고 좀 더 오락적이면서 순수한 작품이 되었지요. 그리고 작품 제작면에서도 이전과 달리 철저하게 손으로 그리는 그림만 고집하던 하야오 감독답지 않게 컴퓨터를 활용하는 장면도 들어가고 한국에 해외 하청도 일부 발주하는 등 과거와 하야오 감독이 달라진 면을 보입니다.
 
 이미 모노노케 히메에서 대중들에게 할 말은 다했고 은퇴했다가 다시 구원투구로 돌아온 것이고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다시 은퇴할 생각이었던 것이 이렇게 다른 면모를 보인 이유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작품 내적으로는 어린 소녀가 용기있게 자립해가는 것을 어린 소녀의 관점에서 절묘하게 보여주는데 꿈과 용기를 주는 전개가 무리없이 진행되며 모노노케 히메가 비록 하야오 감독의 철학을 직설적으로 표현했지만 거친 맛이 컸는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훨씬 부드러우면서도 환상적이고 순수한 작품으로 만들어졌죠.
 
 이런 덕택인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애니메이션임에도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베를린 영화제 대상인 황금공상을 수상하고 미국 아카데이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였고 이런 작품성에다 하야오 감독의 복귀작이라는 화제성까지 더해져서 일본 내에서 역대 흥행 1위이던 타이타닉의 흥행 성적을 경신하며 일본 내 영화 흥행 역대 1위 자리에 오르는 경이적인 흥행 성적을 달성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본 개봉 이후 1년 이내에 처음으로 개봉한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이렇게 일본에서 개봉한지 얼마 않된 덕택에 국내에서 미리 감상한 사람이 적었던 덕분으로 지브리 애니메이션으로선 처음으로 관객 200만을 돌파하는 흥행 성적을 올립니다.
 
 일본 내 DVD 판매에서도 400만장을 넘게 판매함으로서 디즈니의 겨울왕국이 경신하기 전까지 일본 내 DVD 판매 역대 1위 영화라는 영예를 차지하기도 하죠. 하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스튜디오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명성의 정점으로 이후 지브리나 하야오 감독 모두 완만하지만 하락세로 접어들고 맙니다.
 
 하야오 감독의 뒤를 이을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 지브리는 모리타 히로유기를 감독 자리에 앉히고 고양이의 보은을 연출하게 하지만 고양이의 보은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선 나쁘지 않은 흥행 성적을 올렸으나 지브리의 작품이란 명성치곤 부족한 흥행 성적을 내면서 어쩔수 없이 하야오 감독이 다시 추가적인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고 이미 대중에게 할 애기를 다한 거장도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 내놓는 작품의 질적 저하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하야오 감독은 거장답게 이후에 내놓는 작품들도 일정 수준은 넘는 훌륭한 작품들이었지만 정점에 달했던 하야오 감독의 과거의 명성을 깎아먹는 면이 점차 보이게 되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어쩌면 하야오 감독이 부담을 좀 줄이고 만들어서 더욱 훌륭한 작품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까지만 감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