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워낙 유명한 일본 영화가 있어서 착각하실 수 있는데 이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로 MBC에서 2003년에 방영한 '러브 레터'입니다. 당시 대망에서 세자 역으로 나와서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일으킨 신선한 마스크의 신인이던 조현재와 역시 신인이던 수애의 첫 주연작이죠. 주연 3인방 중에 한명은 지진희가 맡았습니다.
이 드라마의 주연 3인방 중에 조현재와 수애는 모두 겨우 나이가 20살인 신인이어서 27살인 지진희와 동갑이라는 작품 내의 설정이 조금 비주얼상으로는 무리수였기는 했지만 신인이던 조현재와 수애를 지진희가 잘 이끌어주어서 연기력 문제는 없었습니다. 근데 애초에 수애가 20살인 신인이었던 것에 비춰보면첫 주연작임에도 꽤 연기를 잘 했습니다. 조현재는 이후 수년간 작품들에서 부족한 연기력을 보여준 것을 볼 때 분명 연기력이 부족했지만 조현재라는 배우가 이 드라마에서만큼은 안드레아라는 역에 잘 맞았는지 크게 부조화가 느껴지지는 않았구요.
드라마 자체는 꽤 수작입니다. 천주교 신부의 사랑이라는 면에서 약간 논란이 될 수도 있었지만 신부가 되기 이전부터 사랑하는 사이였던 것으로 잘 넘어갔고 애초에 작품 내에서 조현재가 맡은 남주인공 안드레아 신부와 수애가 맡은 여주인공 조은하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에서 끝나고 이후 열린 결말인지라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수애는 처음 드라마에서 보면서 저런 미인이 그 허스키한 목소리에 굉장히 튄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당시엔 수애가 20살인지라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수애가 좋은 연기력을 보여주어 금방 이런 위화감은 약해진데다 수애의 좋은 연기력과 합쳐지니 수애라는 배우의 하나의 개성으로 자리잡는 좋은 특징이 된 것 같구요.
지진희는 사실 사진작가를 하다가 탤런트로 데뷔해서 데뷔한 초창기에는 나이에 비해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였으나 차츰 경험이 쌓이고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훌륭한 배우로 성장해 가는데 러브 레터 같은 작품은 더 어릴 때 했었야 했던 작품이나 늦게 데뷔해서 커리어가 부족하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 드라마에 출연한 것도 나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주연 3인방의 삼각 관계에 한국 드라마엔 양념처럼 끼어드는 출생의 비밀과 선대의 갈등이라는 전형적인 스토리가 들어가는데 나름 작가나 PD가 잘 풀어갔고 여기에 출연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기 때문인지 작품이 진부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수혜자는 수애였던 것 같은데 이 드라마로 단숨에 이름을 알리고 영화 주연을 맡게 되고 여기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영화도 흥행하면서 빠르게 스타의 자리를 굳히게 됩니다.
10년도 더 전의 드라마여서 촌스런 면도 있기는 하지만 나름 볼만한 드라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