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억의 영화 41번째 감상글은 2000년에 디즈니에서 내놓았던 극장용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인 '다이너소어'입니다. 이 영화는 디즈니 최초의 자체 스튜디오 제작의 3D 컴퓨터 애니메이션이었는데요. 이전에 디즈니에서 내놓았던 3D 컴퓨터 애니메이션은 전부 디즈니가 배급한 것일 뿐 제작은 픽사에서 했었습니다.
하지만 디즈니 입장에서도 점차 디즈니 자체 제작 스튜디오에서 만들던 극장용 셀 애니메이션 흥행은 부진해지는 반면 배급 계약 관계일 뿐인 픽사가 내놓는 3D 컴퓨터 애니메이션 흥행은 계속 메가 히트하는 상황이었던지라 극장용 애니메이션에서 픽사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으로 이런 상황은 디즈니한테 좋지 못했습니다.
정확히는 디즈니 경영진한테 좋지 못했죠. 왜냐하면 픽사의 오너이며 CEO인 스티브 잡스와 디즈니의 CEO였던 마이클 아이스너가 애니메이션 배급 계약 문제에서 자신들의 회사 이익을 더 차지하려고 갈등이 있었고 성격적으로도 두 사람은 잘 맞지 않아 이 두사람의 갈등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디즈니 경영진 입장에선 픽사 없이도 3D 컴퓨터 애니메이션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픽사에 계속 끌려다니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도 시급한 것이었고 비밀리에 3D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자체 스튜디오를 꾸려 제작한 것이 바로 다이너소어였습니다.
하지만 나름 스토리도 좋고 디즈니 애니메이션답게 훌륭한 OST, 여기에 디즈니 자체 제작한 최초의 3D 컴퓨터 애니메이션임에도 훌륭한 영상 퀼리티 등 모든 면에서 픽사가 제작한 작품에 뒤지지 않은 작품으로 전세계 흥행 수익도 3억 5천만 달러 정도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으나 픽사가 기록하던 디즈니 경영진이 원하던 수준의 메가 히트 정도는 아니었고 여기다 후속 디즈니 자체 제작 3D 컴퓨터 애니메이션 제작은 제작 과정에서 여러 난관에 봉착하면서 지지부진하게 됩니다.
이후 디즈니는 수년간 제작한 극장용 셀 애니메이션이 흥행을 상당수 심할 정도로 말아먹었고 여기에 결국 디즈니 회장인 마이클 아이스너와 픽사의 오너인 스티브 잡스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잡스가 아이스너가 디즈니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디즈니와 관계 청산을 할 것이라는 의사를 명확히하면서 디즈니 주주와 이사진은 어쩔 수 없이 아이스너를 밀어내고 디즈니 사장이던 밥 아이거를 회장으로 선임하고 잡스와 화해하였으며 잡스는 픽사를 디즈니에 주식 맞교환으로 넘기면서 잡스가 디즈니의 주식 8%를 가진 최대 개인 주주가 됩니다.
디즈니는 과거 디즈니 출신으로서 픽사의 애니메이션 제작을 총괄했던 존 라세터를 디즈니 애니메이션 제작 총책임자로 임명하여 이후 다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부흥을 이끌게 되고요. 만일 다이너소어가 디즈니 경영진이 원하던 수준의 대성공을 거두었다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니 다이너소어의 중박이 많은 나비효과를 부른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과 별개로 분명 이 애니메이션도 재미있고 볼만한 작품입니다. 비록 픽사가 워낙 성공가도를 달려 가려졌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답게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의 질을 보장하는 작품이에요. 감상해서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