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감상 영화는 '센스 앤 센서빌리티'입니다. 이 영화는 오만과 편견으로 유명한 제인 오스틴의 또다른 소설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영화화한 것으로 제인 오스틴의 다른 소설들처럼 19세기 후반의 잉글랜드 시골에서의 젠트리 계급의 사랑과 결혼을 그리고 있습니다. 젠트리 계급은 작위를 가진 귀족의 직계에서 벗어나서 몇대를 내려오며 작위가 없는 방계 하급 귀족들과 역시 작위는 없지만 제법 땅은 가진 시골 지주들, 그리고 도시에서 부를 어느 정도 축적한 전문 계급이 포함되는데 굳이 따지자면 귀족보단 아래고 일반 평민들보단 잘 사는 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귀족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 잘 사는 계급이고 귀족의 방계 후손도 포함되기에 어느 정도 귀족들의 예법도 지키는 편이고 해서 사회적인 인습의 제약을 받습니다. 이런 19세기 말 잉글랜드의 시골 지역에서의 젠트리 계급의 사교 생활을 배경으로 자매의 사랑과 결혼에 관한 스토리가 바로 제인 오스틴이 주로 쓴 소설들이고 '오만과 편견'이 가장 유명하고 '센스 앤 센서빌리티'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진부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영화에서 더욱 중요해지는데 이안 감독의 연출력도 훌륭한데다 여주인공들인 엠마 톰슨과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력도 부족함이 없고 남자 출연진도 알란 릭맨이나 휴 그랜트, 그렉 와이즈 모두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솔직히 이 영화는 분명 진부한 소재임에도 영국 남녀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커요. 물론 여기에다 대만 사람으로 대만에서 '결혼 피로연', '음식남녀'같은 영화를 만들다가 할리우드로 넘어와서 데뷔작으로 동양인 남성이 그것도 여성의 시각으로 그려지는 잉글랜드 사극인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맡았음에도 전혀 문제없이 훌륭하게 영화를 연출한 이안 감독의 능력도 인정해야하구요.
영화 내용은 진부하고 잔잔하지만 감독의 훌륭한 연출력과 미남미녀인 남녀배우들의 좋은 연기력까지 더해져서 이 영화는 19세기 잉글랜드의 사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 이런 로맨스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추천할만한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