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감상영화는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연출하고 브래드 피트가 주연으로 출연한 '티벳에서의 7년'입니다. 장 자크 아노 감독은 1986년에 움베르코 에코가 쓴 유명한 소설인 '장미의 이름'을 영화화하여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감독인데요. '장미의 이름'에서 숀 코네리와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출연하였고 영화의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1992년엔 양가휘와 제인 마치를 캐스팅하여 외설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영화 '연인'까지 성공시키며 그 명성을 확고히 했던 감독입니다.
물론 '연인'이라는 영화부터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서구의 시각으로 아시아를 본다는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비판이 있었고 이런 비판은 '티벳에서의 7년'에서 더욱 강화되게 되죠. '티벳에서의 7년'은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제작과 연출을 맡고 주연인 하인리히 하러 역을 당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가을의 전설, 세븐, 12몽키즈 등을 히트시키며 그 인기가 폭발하던 할리우드의 톱스타 브래드 피트가 맡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영화는 실제 하인리히 하러의 실화를 영화화한 것으로 오스트리아의 산악인이었던 하러는 히말라야 등정에 나섰다가 2차 세계 대전이 터지면서 영국 포로 수용소로 가게 되고 여차저차 탈출해서 결국 연합국의 지배하가 아닌 티벳으로 탈출하여 티벳에서 7년간 달라이 라마와 우정을 나누면서 강인하지만 냉철하고 이기적인 성격의 하러가 변화와 휴식을 가지게 된 실화를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물론 이 영화가 나올 때 하인리히 하러가 실제 나치 당원이었던 것 때문에 나치 미화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영화에선 철저하게 산악인이었던 하러의 면모와 이후 티벳에서의 행적만을 집중할 뿐 유럽에 있던 시기의 나치당원 관련 하러에 관한 스토리는 완전히 영화에서 제외해서 이런 논란을 피해갑니다.
사실 이 영화는 서구인의 시각으로 아시아를 본다는 오리엔탈리즘 논란도 컸는데 어쩔 수 없는 것이 영화 자체가 서구 유럽인이 하러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티벳에서의 7년이니 이런 것은 감독이 아시아 사람이 아닌한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겠죠. 그리고 중국 공산당의 티벳 침공을 다루지만 당시 티벳에서의 내부적인 문제인 봉건적인 면을 너무 다루지 않고 넘어간 것은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영화에서 하러는 티벳에서 7년간 지내면서 달라이 라마와 우정도 깊어지고 티벳의 문화를 겪으면서 이기적인 하러의 삶을 바로보는 의식의 변화를 겪게 되지만 결국 중국 공산당의 침공과 함께 하러의 이런 티벳에서의 안식도 끝나고 하러는 티벳을 떠나게 되지요.
할리우드가 바라보는 관점하의 티벳을 보여주는 영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 자칫하면 편향된 시각을 가질 수도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게다가 영화가 일반 관객들에겐 어찌보면 조금 지루할 여지도 있구요. 그래도 존 윌리암스의 OST도 좋고 분명 볼만한 영화인 것은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