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 64번째 영화는 테렌스 멜릭 감독이 1998년에 내놓은 전쟁 영화 '씬 레드 라인'입니다. 영화는 1962년에 제임스 존스라는 작가가 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과다카날 전투에 참여한 미국 제 25 보병 사단 병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영화 제목인 '씬 레드 라인'은 원작 소설명과 동일한데 '씬 레드 라인'이라는 제목 자체가 여러가지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전쟁 때 적의 공격에 맞서 위치를 고수하는 아군의 방어선이 씬 레드 라인이라고 불리고 여기에 실제 과다카날 전투에서 씬 레드 라인이라는 작전명도 있었다고 하고 여기에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광기와 이성의 경계를 나타내는 의미라고도 합니다. 영화 제목처럼 전쟁 영화임에도 영화 내에 몽환적인 부분이 있지요.

 

 테렌스 멜릭 감독은 1978년에 천국의 나날들을 연출한 이후 무려 20년간 영화 연출을 않하다가 이 영화를 연출했는데 그 때문인지 할리우드의 많은 남자 스타들이 영화에 참여했습니다. 주연인 숀 펜을 비롯해서 애드리언 브로디, 제임스 카비젤, 조지 클루니, 존 쿠삭, 우디 해럴슨, 닉 놀티, 존 트라볼타가 출연했는데 조지 클루니와 존 트라볼타는 편집시에 출연 분량이 잘리면서 출연 분량이 조연 급에서 단역 급에 가깝게 낮아집니다.

 

 심지어 이 영화는 게리 올드만이나 마틴 신, 미키 루크 같은 할리우드 남자 스타도 출연했는데 이들은 출연 분량이 편집 때 완전히 삭제되면서 영화에 전혀 나오지도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테렌스 멜릭 감독이 완벽주의자로 이 영화에 출연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비중을 자기 마음대로 과감하게 삭제했던 것이라고 하는데요.

 

 어찌되었든 이렇게 출연 배우들이 짱짱함에도 여기에 휘둘리지 않은 감독의 성향 탓인지 베를린 영화제 대상인 금공상을 수상했고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도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엇습니다.

 

 같은 해에 개봉하여 같은 제2차 세계 대전을 그린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비교되는데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유럽 전선의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보여준다면 이 영화는 태평양 전선의 과다카날 전투를 보여주죠. 전투의 규모나 전투가 일어난 지역 특색 등에서 과다카날 전투가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밀리는데다 밀림 전투와 백병전이 위주가 되고 여기에 감독의 몽환적인 영화 연출이 '씬 레드 라인'이 많은 등 리얼리즘적인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비교해서 흥행면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는데요.

 

 '씬 레드 라인'은 겨우 제작비를 회수하고 손해는 면한 수준 정도의 흥행 수준으로 전세계적인 흥행 성공으로 상당한 이익을 본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흥행에서는 밀렸습니다. 그래도 전쟁 영화치곤 느슨한 전개에다 일개 병사의 시점에서 영화가 진행되고 여기에 몽환적인 연출 부분, 이런 여러 요소들을 감안하면 나쁜 흥행은 아니었습니다.

 

 전쟁 영화이긴 하지만 단순히 전쟁 영화라고 볼 수는 없는 영화인데 어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액션 영화는 아니고 영화가 도리어 좀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전쟁 영화라서 분명 액션이 있지만 시적으로 전개되는 그런 영화여서 지루할 부분이 분명 있으니까요.

 

 그래도 작품성에서 분명 인정받는 영화이기에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닌 영화에서 어떤 의미를 얻기 위해 보시는 분은 나쁘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