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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다음 감독은 제안을 받았을 때 블록버스터로 배트맨을 찍지 않으려 했던 겁니다. 괜히 휘둘려버릴 것 같기도 하고. 그럼에도 결국 블록버스터로 영화는 제작되게 되고 감독은 새로운 배우, 새로운 이야기, 완전히 새로운 시작점에서 배트맨을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배트맨 비긴즈는 그렇게 배트맨, 브루스 웨인이 고담시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는 첫 영화가 됩니다. 것보다 브루스 웨인은 배트맨이 아닐 뿐더러 가치를 찾아 방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복수를 바랬으나 그것마저 이루지 못하고 방황하고 폭주하지요. 그걸 바로잡아주는 스승과도 결국 안 좋은 방식으로 결별하면서 그는 고담으로 돌아오고 자신의 공포를 다른 이들에게도 나눠주리라는 말고 함께 그 유명한 히어로의 복장을 준비합니다.
외견상으로 배트맨은 그렇게 완전히 무적같은 이미지의 히어로의 모습을 보입니다. 어둠 속에서 공포를 무기로 삼아 단련된 육체로서 적들을 때려눕히면서 불살을 지키고 필요하다면 악인의 이미지까지 도맡을 정도로. 하지만 내면상으로는 배트맨은 결국 배트맨 비긴즈에서 자신의 스승과 맞서싸워야 하는 입장에 가게 되고 사랑했던 소꿉친구와는 연인으로서는 결별해버립니다. 물론 나중에 브루스 웨인으로 돌아온다면 이어질 수 있다는 떡밥을 던지지만 그 떡밥은 후속작에서 최악의 결말로 다가오게 되지요.
그 와중에 배트맨의 존재에 이끌리듯 폭주하면서 자신의 광기를 키워온 존재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는 도시의 여러 마피아들을 먹어치우듯 자신의 수하로 끌어들이면서 기어이 올곧은 지방검사 하나까지 망가트려버리고 맙니다. 그 행동에는 광기가 있으되 계산적이고, 비논리적으로 생각되지만 온갖 논리적인 요소들로 설명해야만 그 조각을 겨우 설명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다크 나이트의 조커는 배트맨의 조커와는 궤를 달리 하는 광기의 화신으로서 자신의 목숨까지도 단지 도박을 위한 요소로서 던져버릴 정도로 충격과 공포를 보여줍니다. - 빌딩에서 내던져질 때 웃었던 것이 나중에, 배트맨이 불살의 규칙을 깼다는 것에 즐거워 웃었다는 이야기를 보고서는 소름돋았던 적이 있습니다. -
그리고 그로 인해 영화상 최악의 피해자이자 숨겨진 악역이 바로 투 페이스입니다. 캐릭성의 기원, 발단, 전개, 결말까지 한 영화 안에 담으면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악역을 만들어내 버립니다. 하비 덴트가 투 페이스가 되어 연인의 복수를 위해 돌아다니며 결과적으로 브루스 웨인에게도 큰 상처를 안기게 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배트맨의 캐릭성은 그러면 그럴 수록 더욱 더 견고해집니다. 자신의 존재를 통해 투 페이스의 죽음을 하비 덴트의 죽음으로서 감추며 자신은 진정한 영웅임에도 결국 그 모든 악업을 짊어지고 싸우는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소름까지 돋을 정도의 캐릭성의 확립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지요.
...그러고서 몇년간 쉬었다는 게 씁쓸해지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는 브루스 웨인은 가장 심적 고통을 겪게 됩니다. 앞에서 거론했던 그 베인이. 그 근육바보라고 알고 있던 그 베인이! 문과 무를 겸비한 악역으로서 온갖 꿍꿍이를 펼치더니 기어이 배트맨의 등짝을 접어버리는 상황에서는 헛숨까지 나올 정도였지요. 더욱이 겨우 마음이라도 주려손 싶었더니 뒤통수는 제대로 맞고... 외적인 부분에서야 모르겠지만 내적 영역에서 다크나이트 트롤로지에서 브루스 웨인은 끊임없이 마음을 다치고 고통받습니다.
그래서 그가 죽음을 가장하고 겨우 평온을 찾았을 때 박수를 쳐버리는 그런 스스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배트맨은 불멸의 영웅으로서 도시를 지킬 테지만, 이제사 그는 겨우 안정을 찾았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3부작을 이어본대도, 감독의 역량과 배우들의 열연, 탄탄한 내용들은 결과적으로 다크 나이트 트롤로지가 히어로 영화계에 있어 하나의 기준점이 되는 것처럼도 보여지게 됩니다. 설사 다른 히어로 영화들을 폄훼하더라도 이 3부작만큼은 절대 뭐라 안 좋은 말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하다 못해 완벽에 가까운 영화를 만들어냈다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