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DC 히어로까지 챙겨보다 사실 지쳐버린 게 사실입니다. 마블에 밀리는 캐릭성도 그렇고 어째 좀 영화들 자체가 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크다 못해 전부였습니다. 그래도 사실 DC 영화도 뽑으려면 이렇게 뽑을 수 있다 생각한 영화는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전에 거론헀던 배트맨 영화들도 그렇고 슈퍼맨 영화도 그렇지만.

나중에 알고서 '이게 DC 쪽 캐릭이었어? 마블 쪽인줄 알았는데?!' 하고 기겁했던 영화가 하나 있습니다.

DC 쪽 영화를 나름 마무리지어보면서 이 영화로서 나름 방점을 찍어보려고 합니다.

애시당초 연기의 폭이 넓지 않은 배우에게 있어서 큰 흥행작이라는 것은 배우의 이미지가 한 부분으로 고착되게 되는 우려도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나 깔끔한 미남배우인 데다가 표정의 변화도 그리 크게 많지 않고 연기하는 배역이 어느 순간부터 별반 차이가 없게 나오기 시작하던 - 물론 개인적 생각입니다. - 키아누 리브스의 경우에는 특히나 그런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90년대의 얼굴과 지금 이미지를 비교할 때 달라진 게 딱 하나. 나이들었다는 걸 빼고서는 자기 관리 시작하면 언제나처럼 똑같은 외모를 유지하는 그 배우에게 있어서 양날의 검은 나중에 다루고자 하는 매트릭스의 네오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캐릭의 크기가 너무 커서 다른 영화들에서도 나름 비슷한 영화도 많이 찍게 되고 이미지가 굳어버리게 되어버리니 나름 로맨스도 찍던 배우고 이런저런 배역으로 연기의 폭의 변화를 주려 노력했던 배우인데 아쉬움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어쩌면 콘스탄틴의 주인공, 존 콘스탄틴의 이미지 또한 비슷합니다. 냉소적이고 차가운 쿨가이.

그래도 사실 이 영화를 거론하는 까닭은 굳이 따지면 하나입니다. 그냥. 멋지니까.

사실 원작상에서의 존 콘스탄틴을 살짝 찾아본 뒤 영화를 보면 여기서 콘스탄틴을 어떻게 리모델링했는지를 살짝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완전 망가진 것 같은 이미지의 원작에 비교해서 사람 되었지요. 더욱이 사람 되었다 수준을 넘어서서 여러 장면에서 상당히 멋진 장면들을 보여줍니다. 애시당초 천사와 악마 사이에서 악마들 사냥하면서 천사들한테 툴툴거리다 디스를 날려주는 캐릭으로서 키아누 리브스는 기대감 이상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스토리 자체를 평가해보면 서서히 조여주는 이야기는 히어로 영화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지만 영화 자체로 따지자면 상당히 안정적인 구도를 보여줍니다. 미스터리컬한 사건 이후에 그 사건이 발단이 되어 서서히 주변에 불가사의한 일들이 일어나고 그 일들을 통해 전체적인 구도를 알아내니 반전이 이루어지고. 도저히 그 상황을 풀어낼 방법이 없어짐에 남들이 생각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해내고는 기어이 자기 자신과 엮인 문제들에 있어서도 한 방 제대로 날려줍니다.

그리고 비주얼 상으로 따질 때에도 사실 천국과 지옥을 현실세계와 엮어 표현했다는 그 느낌이 신선하면서도 또한 만족스러운 이미지로서 다가왔습니다. 생각했던 그 이미지들 - 완전 딴 동네 - 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바로 옆에서 이루어질 법한 그런 이야기라고 다가올 수 있도록 영화를 보여주려 노력했다는 느낌도 들어서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거기에 로맨스적인 성격을 쏙 빼버린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히로인 격인 인물하고도 엮일 것 같으면서도 어째 영 안 엮이다가 기어이 안 엮이는 장면들 하나하나에 있어서는 의외로 재미도 있었고 '이제 좀 엮이시려나?' 하는 기대감도 들었습니다. 사실 로맨스적인 부분이 들어갔다면, 아마 영화 자체의 재미 전체를 뭉개버리는 그런 느낌도 줄 수 있을 것 같아 뺀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굳이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이라든지, 영화를 보다 마신 분들께는. 마지막의 그 장면만은 강추하고 싶습니다. 저 놈만은 내 꺼라고 소리치는 모 영감님께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 장면을. 몇 번을 봐도 그 장면서는 빵 터진다는 것을 적으면서 마무리지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