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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무언가 이야기를 끌고 가야 하는 캐릭터는 1부에서는 어린 캐릭터였던 아나킨 스카이워커였습니다. 곁다리로 이야기에 끼어 있었던 캐릭터였던 지라 설령 주인공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도 써먹을 부분이 없고, 그렇대도 이야기를 더 끌고 가게 하자니 아이인데 그리기도 어렵고. 굳이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이라든지 마음에 드는 캐릭 - 쟈쟈!!! 난 니가 싫어!! - 써먹으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려니 기어이 이야기는 산으로 가 버렸습니다.
산에 간 캐릭을 돌리기 위해서는 역시 주인공이 필요합니다.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캐릭으로서의 주도권을 거머쥐어야 합니다. 에피소드 1에서는 그걸 위해 여러 캐릭들이 관객들에게 일종의 면접을 봤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관객들은 여기서 우리가 - 어짜피 정해진 주연인데 - 면접을 왜 해줘야 하느냐며 짜증을 냈고 감독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성장한 아나킨 스카이워커와 파드메를 주연급으로 써 먹으면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역시나 오비완 캐노비도 활약하고, 사뮤엘 잭슨 - 본인께서 원하셔서 보라색 광선검을 쓰시는 분! - 의 모습도 꽤나 마음에 들었지만 역시나 마음에 드는 캐릭을 꼽으라면 두쿠 백작님과 - 크리스토퍼 리 님 까는 건 죄악이라 배웠습니다. - 요다였습니다.
특히나 손에 더 꼽으라면 요다인데 오리지널 3부작에서는 단지 현자로서의 이미지가 커서 제대로 싸울 수나 있겠느냐면서 이야기들었었던 요다가. 그 요다가, 두쿠 백작과 광선검을 휘두르며 싸우는 장면에서는 요다가 못 싸우는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커다랬더랬습니다. 특히나 오비완과 아나킨이 밀려버린 상황에서 그렇게나 잘 싸울 거라고는 예상도 못했었습니다. 캬하... 소리가 나오더군요.
아나킨의 운명에 대한 떡밥도 크게 던집니다. 1부에서 스리슬쩍 던져놨더니 2부에서는 기어이 결정적인 계기를 하나 던져버립니다. 그건 후속작으로 이어지는 그의 인생에서 그가 왜 힘을 갈망하게 되었느냐에 대한 답으로서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적어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역대 가장 강한 제다이로서 성장해나가면서도 결국 가지지 못한다는 절망감이 아나킨을 그렇게 망가트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의장하고 친하다는 장면들을 계속 삽입하면서 그의 운명에 어떤 자가 어떤 식으로 흐름을 끌고 가는지에 대해서도 떡밥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 떡밥을 계속해서 물어가던 아나킨은 기어이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걸어가게 되지만...
사실 영화가 재미있다고 평하기는 어렵습니다.
쌩뚱맞게 등장해버린 연애금지 같은 구도자같은 면모를 차라리 오리지널에서부터 넣었었더라면 분명 납득이라도 조금 더 갈 법한 구도라든지 나올 테지만 - 굳이 그러기에는 오비완은 나이가 많았고 루크는 아버지 생각으로 머리가 한가득이었으니 무리 - 그런 이야기 하나 없다가 갑자기 등장해버렸으니 영 마이너스고.
특히나 아나킨의 흔들리는 청춘, 그 자아를 이야기하려면 외모를 연기가 잡아먹는 배우가 나왔어야 좋지 않겠는가. 했었지만 그 놈의 감독은 기어이 그 필수적인 주연마저도 얼굴이 마음에 든다면서 연기 적당히 보고 뽑아버립니다. - 사실 연기경력이 긴 배우이니 괜찮겠거니 했을 테지만 - 방황하는 자아로서의 눈빛 연기는 후술할 3부에서도 나름 괜찮게 나왔습니다. 다만 그 놈의 대사처리라든지 감정처리가 영 이상하니 몰입도가 줄어들어버립니다.
또한 그 놈의 감독께서는 - 감독님! 왜 그러셨습니까?!! - 디렉팅을 영 서운하게 하신 까닭으로 배우들의 연기적인 조합마저도 영 엉망진창으로 보여지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대사들도 영 엉성했고 그걸 보는 배우들이 납득할 법하게 연기를 못한다고 배우들을 욕하지만 사실 나름 경력이 있는 배우들이니 노력하면 나름 괜찮게 이야기를 뽑아낼 배우도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쩌면 세계관 자체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클론전쟁의 시작점인데 위의 이야기들이 겹쳐지게 되니 몰입도가 팍 줄어들어서 기대감이 붕 떠버리게 됩니다. 전투신이야 CG효과로 커버야 되겠습니다만 거기에 참여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서운해서야 그럴 수는...
그래도 3부작입니다.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겠지요. 흥행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있었던 게 아니니 드디어 아나킨이 제대로 흑화하는 이야기로 끝을 보기 위해 프리퀄은 그 아쉬운 행보를 이어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