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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감상평]영화 감상평 - 글레디에이터
waterest | 추천 (0) | 조회 (460)

2017-01-06 00:59

2000년에 개봉한 글레디에이터는 여러 영화팬들에는 2000년을 시작한 걸작으로 기억되리라 생각합니다. 로마 시대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일종의 평행세계 격으로 실제인물들과 허구의 인물들이 등장하며 주인공이 로마 장군에서 탈영병으로, 노예 검투사로 나락에 떨어지면서도 자신의 가족을 죽인 황제에게 복수를 꿈꾼다. 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액션들 사이사이에 무언가 의미를 주려 한 부분이 있다 생각합니다. 


우선적으로 악역인 코모두스의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 되어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했던 것으로 보여지는 - 극초반의 검투장면이라든지, 아버지와의 마지막 대면 장면이라든지를 생각한다면 - 그는 결국 폐륜을 저지르며 황제가 됩니다. 그러면서 사실 그는 주인공을 질투했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상대해주지도 않으면서 상대하는 상대가 자신의 말을 거부한다는 것이 불쾌하고 화가 났으리라 보여집니다.

결과적으로 코모두스가 뒤틀려버린 건 그 부분이 기점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비틀려질 계기가 있었더라도 만일 황제가 자신의 힘으로서 코모두스를 눌러버리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 했다면, 혹은 코모두스가 주인공이 자신의 말을 거부함에 자비로서 행동했었더라면 - 이 부분은 굳이 적기는 했습니다만 가능성이 적습니다. 캐릭이 캐릭인지라. - 결말까지 이어지는 그의 운명은 조금이라도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누이의 인정을 조금이라도 더 받고 원로원에서의 불만들도 그녀가 막아줄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렇지 못한 까닭으로 결과적으로 그는 스스로가 벌인 판 위에서 몰락하게 됩니다. 실제 코모두스와의 차이를 생각한다면 너무 나약하게 죽은 모양새지만, 로마를 망가트린 주범으로서의 면모를 보이는 것은 공통점이기는 하겠습니다. 이런 코모두스를 만든 건 아이러니컬하게도 5현제 중 한 명이었다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입니다. 영화 내에선 - 국한해서 이야기합니다. - 황제로서는 훌륭했을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아버지로서는 그리 훌륭한 아버지가 되지 못했다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맞서야 하는, 맞서려 하는 위치에 선 주인공은 죽음과 대치하며 살아갑니다. 마치 언제고 흙으로 돌아갈 것임을 상기하듯 흙을 만지는 그의 모습은 전투에 있어서는 용맹한 장군 그 자체이나 무언가 알지 못하는 공허함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캐릭 자체에서 그게 느껴진다기보다는 영화 자체의 색체가 그렇게 느껴집니다.


되려 검투사들의 싸움이 매일같이 일어나는 로마의 색체가 훨씬 더 선명하고 색색의 화려함까지 느껴집니다. 일종의 역설적인 느낌마저 받는 그것에서 되려 전성기처럼 보여지는 그 로마가 되려 망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주려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생각합니다. 결말부에 이르러 전쟁터와 비슷한 색채로서 물들어가는 로마의 전경은, 설사 로마를 공화정으로 탈바꿈하겠다 한 로마의 뜻이 결과적으로 어디로 이어지는가를 느끼게 하는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일설에서는 영화가 만들어진, 당시의 미국이 패권주의적인 상황에서 흔들리기 시작한 그 입지를 반영한 영화가 아니겠는가 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조금은 과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걸 우려하는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그걸 굳이 콕 집어서 이야기하려고 했던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현 시기와 생각하자면 일종의 충고적인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생각하며 보기에 충분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힘을 자랑하려는 이들. 그것이 불러올 결과를 우려하는 사람들, 그 결과가 보여줄 단면들, 결국 우리들이 걸어가주길 기대하는 올바는 정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