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 유머 | 성인유머 | 음악 | PC | 영화감상 | |
게임 | 성지식 | 러브레터 | 요리 | 재태크 | 야문FAQ |
어떻게 따지고 보면 일종의 남녀대결이라고 볼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물론 말이야 그렇지 실상은 누가 이기든 딱히 인류에게 좋을 이야기는 하나 없는 외계인들간의 대결인 게 사실인 AVP는 관객들에게 많은 기대를 가지게 하는 데에는 충분한 영화였습니다. 애시당초 인간들을 골로 보내는 데 이런저런 기대감을 충족시켜줬던 캐릭터니 제대로 기대감을 충족시키게 하는 영화가 되기를 기대했던 관객들도 많았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AVP 1 같은 경우에는 꽤나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영화였습니다. 에일리언의 시작점인 퀸 에일리언의 등장부터 시작해서, 번식 및 확장 등등의 모든 과정들을 제대로 설명했고 프레데터들과 맞서는 장면에서는 두 마리의 프레데터를 제거하는 쾌거를 달성합니다. 혹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프레데터보다 에일리언이 더 강하다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그래도 제 경우에는 프레데터가 강했으면 하는 입장인지라 - 마초! - 프레데터 캐릭의 활약도 또한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고 나름 기대감을 충족시켜줬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조금 불만인 부분도 있었는데 무엇보다 약했다. 이 이야기가 불만을 가져오는 데 충분한 부분이었습니다. 기왕이면 다 발라버리는 걸 바랬습니다만 견습생 비슷한 캐릭터로서는 무리였던 거겠다 싶습니다.
그래도 나름 캐릭성은 살렸다 싶은 건 이런저런 무기들의 사용이라든지, 결과적으로 아슬아슬한 동료로서 함께 싸웠던 인간을 전사로 인정한 부분에서 프레데터 2의 설정 일부도 이어가는 것 같은 - 프레데터 2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는 부분이 있습니다. - 느낌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영화 마지막에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프레데터 몸에서 에일리언이 툭 하고 튀어나오는 그 부분에 있었습니다. 두 캐릭의 혼합이니 일종의 아빠 엄마 사이에서 나온 불량아인 격인데, 이 캐릭이 후속작에서 난리를 제대로 피워주기를 바랬던 게 사실입니다. 아니, 좀 쳐주기를 바랬습니다. 결과적으로 후속작인 AVP 2에서 이 불량아께서 난리를 제대로 쳐 주기는 합니다. 근데 영화 자체도 그렇게 해도 제어하기 어려울 정도의 이상한 캐릭터들이라든지 이야기의 영화였던 지라 이 불량아께서 영화 첫 줄연인데도 빛이 바래버립니다.
프레데터도 역대 나왔던 캐릭 중에 어쩌면 무력상으로는 가장 강할 법한 캐릭터로 AVP에 나와서 뒤처리 겸 겸사겸사 난리를 한 층 더 심하게 쳐 버립니다. 전작에서 에일리언 하나한테 이래저래 혼쭐나다가 죽어나가던 에일리언들은 한 무더기로 나와도 손쉽게 처리할 정도로 그 무력적인 요소를 뽐냅니다. 하지만 역시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영 엉망이다 보니 이 캐릭도 빛을 바래버립니다.
또한 이 영화는 미국 영화상에서 금기로 다루던 어린 아이나 임산부에의 살해도 서슴치 않는데, 혹여나 일반적인 살해를 생각한다면 충격을 받을 정도로 공포를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다루었듯이 공포가 지나치면 되려 이게 뭐냐 식으로 지쳐버리는데 제게는 이게 그 모양새였습니다. 이래저래 죽어나가는 인류의 모양새 속에서 죽어나가면 죽어나갈 수록 AVP 1에서 누가 이기든 미래는 없다. 라는 이야기는 지켰습니다만 이걸 왜 이런 식으로 지켜야 하냐 식으로 불만이 쌓이는 부분이 컸습니다.
결과적으로 극장에서 개봉도 제대로 못했다는 AVP 2는 아는 사람들 중에서도 겨우겨우 좋아할 법한 사람들 몇몇만 좋아하는 괴작으로 남아버리게 되고 떡밥으로 던져졌던 부분들도 죄다 묻혀서 없어져버리는 모양새가 되어버립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 시리즈가 잘 되었으면 제작사가 이 두 외계인들을 묶어 확약하는 영화도 더 만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결과적으로 이 부분은 명맥이 끊긴 것 같아서. 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