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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영화 이번 감상글은 1993년작 한국 영화인 '101번째 프로포즈'입니다. 1991년에 일본에서 방영되어 대히트한 동명의 드라마를 판권을 사서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남녀 주인공은 문성근과 김희애가 맡았으며 나름 1993년엔 서울 관객 20만 정도를 동원하여 당시 기준으로 흥행에선 중박 정도는 기록한 영화였더군요. 일본 원작 드라마는 정말 유명하기는 한데 본적은 없고 일본 드라마의 원작 스토리를 큰 각색없이 그대로 영화화했다고 합니다.
영화의 찌질한 남자 주인공을 문성근이 정말 열연하고 김희애가 사랑에 고민하는 첼리스트인 여주인공 역할을 훌륭히 연기한 작품이기는 한데 사실 이미 선진국인 일본에 방영되었던 원작 드라마와 비교하면 아직 개발도상국 수준이던 한국에서 찌질한 직장인인 중년의 남자 주인공과 미모의 첼리스트의 사랑 이야기라는 것이 당시의 한국 사회상과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특히 여주인공이 첼리스트라는 점이 당시 한국 사회에 좀 동떨어진 느낌을 만들었습니다.
제작사인 신씨네가 이후 10년간 만들게되는 기획영화의 시작점에 가까운 영화인 것같은데 스토리를 전혀 각색없이 오리지널과 똑같이 만든 것은 당시 일본과 한국의 경제적 차이로 인한 사회 수준 정도를 감안하면 굉장히 안이한 기획영화라서 지금 굳이 볼 필요는 없어보이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장점이라면 한국영화의 프로듀서 2세대로서 시대를 풍미한 차승재가 제작자를 맡았던 영화라는 것이던구요.
차승재는 제작사 신씨네에 1991년에 제작부로 입사하여 영화 제작의 경험을 쌓으며 1993년에 이 영화로 프로듀서 경험까지 쌓은 후 1995년에 우노 필름을 설립하며 독립하여 '돈을 갖고 튀어라'를 창립작으로 이후 '비트'를 시작으로 수많은 웰메이드 상업영화를 성공시키며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한축을 당당히 지탱하는 존재가 되니까요.
그런 면에서 '101번째 프로포즈'는 안이한 기획영화이기는 했지만 향후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만들어갈 인재들이 경험을 쌓는 토대가 되었다는 점에선 나름 영화사적으로 인정할만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굳이 지금 감상할 정도의 작품은 아닌 영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