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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2024 후기
rzbc | 추천 (0) | 조회 (149)

2025-03-08 22:48


7/10점: 안중근의 감정적 응어리는 극을 이끌어갈 힘을 부여하고

동지를 향한 의심과 일제의 탄압은 감상에 활력소를 이끌어냅니다.

굉장히 절제미 가득한 영화로 응어리진 감정을 자극, 호소하거나

선악구도로 일관하는 것도 아닌 굳건한 신념과 인간미를 갖춘 안중근의 고결함

그리고 이토 히로부미와 일본군을 통한 일제강점기와 전쟁의 근간이자

자기 세뇌에 가까운 잔악함의 자기합리화를 온전히 전달하려는 영화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 한 혹은 예견된 결말의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안중근의 서사에 집중해 내면을 도출하고 동시에 감정선이 돋보이도록

독립을 향한 울분과 자책 그리고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비장함을 조명하거나

이토 히로부미 암살 과정에 그간 비추지 않았던 소재를 찾아내

또 다른 목적의식을 심고 위기의식을 주입해 몰입과 긴박함을 주지만

본 작품은 의심에 비롯한 감정을 투여하면서 의문에 전개를 지켜보게 하고

굉장히 마일드한 이야기구성이 조화되면서 장면이 지닌 의도가 온전히 전달됐습니다.

더불어 싸늘한 풍광과 서늘한 음향, 어두침침한 음영과 빛 샘의 극단적인 대비

그리고 쨍하게 강조된 색감을 다채로운 카메라 워크로 담아

담백하고 출중한 미장센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론 물리적인 영향 그런 기운과 표면적인 감정을 연출하고

청각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특정 감정을 이끌어내도록 유도해

인물의 심리를 대변하거나 자극하는 체감에 가까운 전달력이 있었고

감정 호소 없이 전개를 지켜보게 하면서 절제미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고로 시각, 청각에 특화된 특별관에서 보는 걸 추천한다.)

덕분에 소재치고는 피로감이 없고 동시에 짧다고 느껴질 정도로 여운이 없습니다.

 

아트하우스 영화에 익숙하거나 사건 사고 보다 인간적인 부분에 치중한

차분한 템포의 영화에 거부감이 없다면 흥미로울 영화고

풍경과 명암 그리고 시각, 청각적인 연출을 추구한다면 강력 추천합니다.

그외는 대중을 대상으로 한 영화지만 상업성이 떨어지고

무미건조하게 극장을 나올 확률이 매우 커 호불호가 갈릴 영화였ㅅ브니다.

뭔가 우민호 감독은 영화 '내부자들'의 대흥행에 휩쓸리듯 탄생한

'마약왕'으로 길을 잃다 '남산의 부장들'로 재기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방향성을 찾아 '하얼빈'까지 도달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