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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전인권 컬럼과 비하인드 스토리..
처음 | 추천 (0) | 조회 (1888)

2003-12-17 09:49

첨이가 우연히 미디어 서핑하다가 전인권의 컬럼이 있어서 읽게 되었는데...

컬럼도 첨이에게 와 닿지만 첨이가 모르는 전인권의 뒷 이야기를 몇분이 댓글로 남겼길래 함께 퍼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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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뉴스스페셜 > 전문가칼럼 > 지선의 '앵콜! 주파수 8090'



전인권을 사랑한 후에 세상을 다시 보다





요즘 나에게 새로운 삶의 낙이 하나 생겼는데 무엇인가 하면 늦은 퇴근길에 야채 호빵을 하나 사먹는 일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을 입에 물고 집으로 들어가면서 이것저것을 생각하게 된다.



'아~ 나는 오늘도 600원 짜리 야채 호빵 하나를 사먹기 위해 온종일 그렇게 새빠지게 일하였나' 라고 ...



전인권이 사랑한 후에를 불렀을 당시 난 하교 길에 100원 짜리 핫도그를 입에 물었던 어린 학생이었으므로 사실 그때의 사회적 상황도 잘 모를 뿐더러 전인권의 노래 맛을 알게 된 것도 아쉽게도 그로부터 10여 년이 훨씬 지나서였다.



난 운동권출신도 아니요 386출신도 아니요 대모라는 것도 해본 적이 없는 소위 말하는 X세대였고 또 이 나이를 먹도록 그냥 인생을 단순 명랑하게만 살아왔다 핫도그, 야채 호빵 이나 먹으면서 말이다.



이런 내가 어느 날 라디오에서 우연히 듣게된 전인권의 '사랑한 후에'..



그의 노래는 분명 영혼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80년대를 살았던 젊은이들의 힘든 가슴을 안아주었던 전인권의 노래가 아직도 인생을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의 마음까지 움직일 줄이야..



난 전인권의 노래를 듣고 나서야 그 동안 30·40대들이 왜 그토록 들국화와 전인권을 끊임없이 이야기했는지 이해를 하게 되었다.



우리가 현재도 사랑하는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세계로 가는 기차' '매일 그대와'는 다 들국화 1집에 수록된 곡들이다.



85년~87년 아주 짧고 굵었던 들국화의 활동이었지만 그들의 노래는 아주 긴 여운을 남겼다.



87년 잠정해체에 이어 전인권과 허성욱이 대마초를 핀 혐의로 구속이 되면서 들국화는 그 이후 폈다 졌다를 반복하며 그 거친 생명력을 이어갔다.



전인권 하면 떠오르는 것은 사자머리, 선글라스 그리고 검은 옷이다.



그의 말에 의하면 앙드레 김이 흰옷을 고수하듯 자신은 검은 옷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젠 전인권도 더 이상 돈을 벌기 위해 노래를 부르기보다 노래를 부르기 위해 돈을 벌어야만 했던 배고픈 언더그라운드 가수가 아니다.



절대 벗지 않을 것 같았던 선글라스도 벗어 던지며 CF출연을 했고 이젠 또 영화에서도 만나 볼 수 있을 것 같다.(사실 80년대까지만 해도 언더그라운드 가수는 TV에 나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욕먹는 일이었었다)



'들국화'의 리더로서 80년대의 대중음악을, 억눌린 젊은 영혼들을 이끌었던 전인권은 아직도 386세대들의 정신을 소리 없이 이끄는 것 같다.



시대의 엿 같음을 같이 겪었고 헝그리 정신이 무엇인지 피부로 느끼며 어른이 된 386세대는 고생을 같이 한 세대라서 그런지 더 결속력이 있고 더 강력한 힘을 지닌 것 같이 보이는데 또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에게는 그들과 함께했던 들국화와 같은 대중음악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인권의 솔로 1집에 수록된 '사랑한 후에'는 전인권 본인이 직접 가사를 썼기에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는데(가요 칼럼을 쓰면서 늘 느끼는 거지만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곡 중에는 가수 본인이 직접 쓴 노래가 많다는 점이다)



억눌림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던 80년대만큼이나 힘든 겨울을 보내는 2003년의 끝자락에서 난 전인권의 노래를 추천하고 싶어진다.




지 선 aajisun@joins.com




2003/12/08 21:44 입력 : 2003/12/09 11: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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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ahn2 200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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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전인권씨가 대학축제에서 있었던 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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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학교축제에 전인권씨가 온건 첨이라고 했었는데..

아무튼 전인권씨가 온다고 했을때 사람들의 반응은 기대반, 그냥 시큰둥 두가지였다고 합니다.

축제당일 무대가 세워지고 행사가 시작될 무렵 연예인으로 드물게 공연 1시간도 전에 체어맨 리무진을 타고 들국화의 드러머 (- 이름은 잘 생각안남... 죄송 -) 와 메니저와 함게 조용히(?)도착을 했답니다..

특유의 파마머리를 하고 도착해서 대기실에서 셋이 앉아 줄창 담배를 피워대더랍니다.

풀어헤친 와이셔츠와 산발한 머리를 하고 화장실을 가도 사람들은 그냥 웃거나 가끔 사인받는 사람만 있을뿐... 그 형이 30분 정도 지나 대기실로 갔더니... ( 대기실이래봐야 운동장에 설치된 D형 텐트.. ) 대기실안은 연기로 꽉 차있고.. 대략 한갑이 넘는 담배를 거의 다 핀채로 캔맥주를 먹고 있더랍니다..



- 형 : 죄송합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시게 해서...

- 전 : 아~ 괜찮습니다. 그냥 뭐...



그러고 또 한 30분이 넘게 셋이서 수다를 떨면서 술, 담배를 했다더군요..

중간에 한번 더 들어가서 죄송하다고 했더니 덤덤히 괜찮다고 하면서 담배있으면 좀 달라고 해서 또 줄창 피워대더랍니다..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 하다가 결국 시간이 되어서 무대로 올라가는데 그냥 사람들의 반응은 역시 웃거나 농담조의 "형~ 화이팅~!" 정도였답니다..

맥주를 들고 올라가는 전인권씨를 보면서 스텝들과 학생들도 다 웃고 그냥 개그맨 쳐다보듯 했다더군요....


정작 본인은 아무말도 없이 초연히 손엔 캔맥주를 하나 들고 올라가서 무대 한가운데 꼼짝도 않고 서서 맨트...



- 전 : 얘들아~

- 학생들 : 와~ (웃음반... 환호반)

- 전 : 오늘 축제다~ ..........

- 학생들 : (웃음반... 어리둥절 반)

- 전 : 니들 취했냐? ............

- 학생들 : 고요..(어리둥절.. )

- 전 : 난 취했거든...

- 학생들 : 고요(어리둥절...)

- 전 : 난 맨정신이 싫어...

- 학생들 : 환호~ (웃음조금... 환호하기 시작.. )

- 전 : 그냥 노래하나 하께...



이윽고 연주와 노래가 시작되고 들국화의 주옥같은노래가 시작되자 점점 학생들은 앞으로 밀려들어오고...

그러거나 말거나 둬곡을 부르는 동안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안하고 노래를 불렀다더군요..

역시 그 카리스마와 공연매너로 개그맨 쳐다보듯 하던 학생들이 완전히 공연에 심취해서 열광을 하기 시작하고 전인권씨도 특유의 양손 원츄를 쎄우며 조금 안 어울리지만 무대를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했답니다..

결국 앵콜에 앵콜을 이어서 보통 가수들과 드물게 (- 보통 몇백만원을 받고 축제오는 가수들도 많아야 두세곡을 부르고 뻔한 맨트와 함께 사라지게 마련인데 ) 이날 전인권씨는 그 연세에도 7곡 정도를 "올 라이브로 열창"을 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마지막 노래를 부르기 전인가 또 그 특유의 맨트를 날렸다고 하네요..



- 전 : 얘들아~

- 학생들 : 와~!! (이제는 완전 환호 열광의 도가니...)

- 전 : 니들 미래가 걱정되지?

- 학생들 : 와~ (는 하면서도 좀 어리둥절... 하지만 대학생들이라 역시 막상 걱정은 됨... )

- 전 : 내가 내년이면 50살이야...

- 학생들 : 와~ (는 하면서도 역시 좀 어리둥절... )

- 전 : 근데도 그냥 이러고 살어.. 니들도 너무 걱정하지마.. 오늘은 그냥 열심히 놀자...

- 학생들 : 와~!!!! (온통 감동, 열광, 환호의 도가니)



이러고 멋지게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고 초연히 사라졌다고 하네요.

첨엔 거들떠도 안보던 학생들이 가는 차에 벌떼처럼 달라붙어 원츄를 쎄우면서 "인권형~ 사랑해요"를 외쳤다는 후문이더군요.

또하나 그날 개런티도 노래도 못하는 붕어애들이 받는 돈보다 훨씬 적었지만 그 감동은 몇백배였고 금년도 축제섭외도 1순위라고 하더군요..

2002년도 중앙대 안성캠에서 열렸던 범중앙인 한마당 이야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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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닫기(1) ykshgih 2003.12.02 10:30:06 ^^



중대생인데요...그때 참 잼있었죠~ 박정현씨도 예뻤지만 인권이형의 카리스마에 모두 빠져버렸습니다! 그날 내리(후문쪽 유흥가) 노래방 선곡 1,2위는 "그것만이 내세상"과 "사노라면"이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