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a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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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0-18
아내는 `안해`서 나온 말
남 앞에서 자신의 아내를 소개할 때 '제 부인입니다.'라고 한다든지, 아내도
'저는 아무개의 부인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말의 예법상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부인'이란 말은 상대방의
아내를 높일 때 쓰는 존댓말입니다. 그러니까 남 앞에서는 당연히 '아내'라는
말을 쓰는 것이 옳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 또는 남의 아내를 가리킬 때 쓰는
표현에 대해서 적당한 말을 쓰지 못하고 'wife'라든지 '마누라', 심지어는
'여편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wife'는 외국어이기 때문에 재론할
여지가 없고, '마누라'라는 말은 사전을 찾아보면 아내를 허물없이 일컫는
말로 속어에 가깝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또 중년이 넘은 여성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마누라'라는 말이 옛날에는 높임말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그 위치가 속어에 가깝게 전락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아내라는 말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사전적인 의미로 '아내'란
결혼한 여자를 그 남편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사전에 따라서는 '아내'를 '안해'로 표기해 놓은 것도 있는데 '안해'는
'아내의 옛말'입니다. 어떤 분은 안해는 안에 있는 해… 그러니까 안에 있는
태양이란 의미로 아내의 존재를 격상시키기도 합니다.
또한 안해는 말 그대로 '안해!'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집안에서 강한
거부권을 갖고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습니다. 중세어 '안해'는
현대어로 '안에', 즉 내부를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아내'는 바꾸어 말하면 '안에 있는 사람, 안에서 어우르는 존재',
이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안에서 집안과 가족들을 어우르며 화목을
도모하는 사랑스런 존재… 바로 '아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자료제공, TBS교통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