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a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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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0-22
한글 한자 중복 사용하기 쉬운 말
흔히 어휘 선택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이 정해진다고 합니다.
그만큼 순화된 말, 간결하지만 뜻은 분명한 말을 써야 합니다. 좀 더 크게
생각하면 어느 한 민족이 쓰는 언어 속에는 그 민족의 얼이 담겨있는 셈입니다.
우리는 문법적으로 틀린 말도 많이 하고 무분별하게 외래어를 많이 섞어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어의 영향을 받아서 쓸데없이 피동형의 말을 자주
합니다. 이런 문제점 말고도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 말이 있는데, 바로 겹치는
말이 많다는 것입니다. 며칠{몇 일(日)} 날, 역전(前) 앞과 같은 말이 바로
그 예입니다. 그냥 '며칠(몇 일), 역전' 이라고 하면 될 것을 같은 뜻의
우리말과 한자어를 겹쳐 쓰고 있는 것입니다.
교통정보를 듣다보면 '시내 안쪽 도로'라는 말도 자주 쓰는데 이것도 같은
경우입니다. 시내(市內)란 말에 이미 안(內)이라는 뜻이 있는데도 중심지란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안쪽이란 말을 더한 경우입니다. 이렇게 쓸데없이 말을
겹쳐 쓰는 예는 생각보다 정말 많습니다. <판이(判異)하게 다르다. 과반수
(過半數)가 넘다. 순찰(巡察)을 돌다. 술 주정(酒酊), 장마 비 등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판이하게 다르다'에서는 이미 다를'이(異)' 자가 있고, '과반수가 넘다'에도
한자 '과(過)'가 있어 '넘는다'란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순찰'도 이미
그 낱말 안에 어느 지역을 한바퀴 돌아보다란 뜻이 담겨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정'과 '장마'에도 '술'과 '비'라는 뜻이 들어 있어 말해봐야 비경제적이기만
합니다.<자료원, TBS 교통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