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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황교수님, 최초는 그래서 힘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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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1 01:41

그레이오거 : [황교수님, 최초는 그래서 힘든겁니다.] [62] 

93011 | 2005-11-30    추천 : 55  | 조회 : 7498  | 스크랩 : 8
 
[황교수님, 최초는 그래서 힘든겁니다.]
 
제가 어느 회사를 들어가 프로젝트를 맡았을때의 이야기입니다. 일본쪽 SW 프로젝트였는데 막상 시작하고나니 참 암담하더군요. 있는것은 요구사항이 다였습니다. SDK도, 관련 도큐먼트도, 심지어 일본 측 담당자도 소개시켜주지 않더군요. 즉 '알아서 다 해라' 였습니다.
 

결국 만들긴 만들었지만 나중 생각해보니 막상 SW제작은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관련 자료찾고 라이브러리 구하고(개인인맥으로. 물론 정품은 아님) 제작을 위해 필요한 기본을 갖추는데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갔었습니다. 물론 전부 돈주고 사면 간단하지만 개인에게 다 떠넘기는 회사에서 미쳤다고 제 돈 쓰며 그 짓 하겠습니까? 그때 '아, 이런 회사는 빨리 떠나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런데 만약 프로젝트 다 끝내놨더니만 회사에서 '너 정품 안썼다며? 때려쳐.' 소리 하면 기분이 어떨까요. 뒤집어 집니다.
 
공돌이라면 대충은 다 아는 'hello world'를 생각해봅시다. 어느 언어든 3~4줄이면 끝나는 초간단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쉬워 보지도 않는 이것을 최초로 만든 사람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하드웨어, 드라이버, OS까지는 있다고 쳐도 어플리케이션을 돌리기 위한 컴파일러, 구문 파셔까지 만들어야 했을겁니다.
 
황교수님도 마찬가지십니다. 최초를 만들기 위해 연구를 할려고 했는데 이노무 나라는 '기본'조차 준비해주지 않습니다. 아니 준비할 환경조차 갖추어놓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연구해야하는데. 월화수목금금금 연구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언제 재료구하고 윤리서적 뒤적거리고 법조인조차 어지러워 하는 관련조항 뒤지겠습니까? 식칼 하나 만드려는데 직접 채광하고 제련하는 판국입니다.
 
대기업이 왜 좋을까요. 기본은 갖춰주기 때문입니다. 일을 시키면 일에 필요한 것 정도는 마련해줍니다. 출장갈때 '니돈으로 출장비쓰고 노트북 사고 일 잘하다 와. 결과좋으면 나중에 조금 지급해 줄께.' 말하는 회사면 직원이 잘도 일하겠습니다. 하지만 황교수님 연구진은 군소리 없이 열심히 했습니다. 어찌보면 한국이라는 잔혹한 고용주를 감수한채 일한 것입니다.
 

가설 만들고, 직접 실험재료 다 구하고, 실험을 통해 이론 정립하고 완벽에 완벽을 기해 드디어 성과를 봤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태클이 날라옵니다. 그것도 '정품 안썼다' 레벨이 아니라 세계 탑클래스의 학자들이 인정한 결과를 '뻥이다'라고 합니다.

저같으면 때려칩니다. 옮기면 더 좋죠. 연봉 올라가는데요.
 
해외 유수 연구기관(스카웃 제의받은)에서 황교수님이 일한다고 생각해봅시다. 모든 서포트가 다 됩니다. 연구비나 관련 법규 정비의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모든 잡생각을 지우고 연구에만 집중 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라고 월화수목금금금 안하실까요? 대박납니다.
 
최초는 어렵지만 따라가기는 쉽습니다. 황교수님은 삽질로 100층 건물 지었지만 저쪽은 포크레인으로 80층 건물 지었습니다. 공법도 따라배웠으니 이제 역전만 남았다고 해고 과언이 아닐겁니다. 해외에서 공공연하게 '따라잡는거 별거 아니다' 소리 나오는 것도 이런 기본이 된다는 자신감에서 출발합니다.
 
이런 태클들이 연구에는 지장 안줄거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연구개발이라는 종목에는 근처도 와보지 못한 부류나 떠올릴만한 발상입니다. 과거주의, 선비주의가 만연한 이 사회의 고질적 악습입니다. 말발로 풀어먹는 직위의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입니다. 잡생각 낀 100시간의 연구보다 집중 잘 된 10시간의 연구가 더 성과가 큽니다. 시험전날 감기몸살로 드러누우면 시험성적 안떨어지겠습니까? 펜이야 쥐겠지요. 머리속이 제정신이 아니긴 합니다만.
 
위원회가 나서긴 왜나섭니까? 그사람들 '귀한 이몸이 나서 세상물정 모르는 과학자들 누명 한번 벗겨주겠다' 생각하고 있다면 당장 때려치워야 합니다. 자료제출 요구라니... 가뜩이나 밀린 일, 할 일이 태산인데 거기에 또 쓸데없는 짐을 왕창 얹어버렸네요. 지금 황교수님 연구팀이 국회에서 잠만 자는 4류 정치인들과 동급으로 보이나봅니다. 지금 위원회가 간여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태클입니다. 똑같은 짓입니다. 학문의 오류는 학계가 풀어야지(그것도 이미 학계는 옳다고 결론내린 사실을 붙잡고) 왜 전문성하고는 개미 눈꼽에 붙은 박테리아만큼도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더 설쳐대는건지 이해가 안갑니다.
 

한국에서 과학이니 공학이니는 할 짓이 못됩니다. 백날 잘 해봐야 군림하는 선비님들 한마디에 무너지는데요 뭘.

아마 이번 사건 등으로 이미 연구팀이 받은 타격은 엄청날 것입니다. 교수님 체면을 생각해 외부로 불만 표출을 안해서 그렇지 이미 그사람들 한국에 정떼는 과정중입니다. 아마... 마무리가 되면 상당수는 떠날겁니다. 황교수님은 남으시겠지요. 한 말씀이 있으시니까요. 하지만 핵심기술을 온 몸으로 익히고 있는 실무진들은? 언론도 별달리 주목을 안할테니 부담없이 갑니다. 역전은 시간문제입니다.
 
최초의 어려움을 인정하지 못하고 태클이나 거는 녀석들과는 애초에 상종 안하는게 최선입니다.
 

황교수님 연구팀분들, 떠나셔도 됩니다.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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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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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끄러워요 : 황교수님에게 가장 큰 벌이 아마도 대한민국국민 이라는 딱지겠지요.  11-30
 
 bluesky : 선구자는 외로운 겁니다.. 외롭지만 그 댓가는 결국 국민들이 누리지요 힘들지만 꿋꿋하게 가십시오.. 
 
 물아끼자 : 외국에는 한국보다 생명공학연구하기 더힘듭니다.. 한국처럼 국민들이 관심가져주는것도 아니고 연구과정이 투명하지 않으면 여론과 국민들이 오히려 더 난리칩니다.. 이미 90년도에 복제양 돌리를 만든 영국에서도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_- : 황교수님 일은 터트리고 계속 이러는 이유는 뭔가요 -_-^ 열심히 일한 당신 (한국을) 떠나라~! <- 설마 이건가요?
 
요짐보 : 거기다가 제시한 의혹이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었단거요? 헬싱키 협약? 그것도 권고사항일 뿐이라 문제 없고, 국내법/국제법 어느쪽도 문제가 없는건데, 단지 내놓고 말하기 찝찝하고, 제자의 프라이버시라 말안한걸 그따위로 비도덕한 인간으로 몰아?  11-30 
  
요짐보 : 거기다가 심지어는 연구 자체가 가짜라는, 세계적으로 비웃음 살 만한 짓거리 하려다 슬그머니 발빼는거 보소. 그래놓고 "황박사가 더 연구를 잘하라는 의미에서 한거다 "라고? 오락실에서 수학문제집 펴는 소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