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비
| 추천 (0) | 조회 (355)
1999-11-04
"'性의식 눈높이' 시대변화 맞춰야"
1999년 11월 3일(수) 문화일보(석간) 새책정보 제19면
간행물윤리위 '한국인의 성...'세미나"출판물 등급제 도입도 생각해볼만"
우리사회의 성(性)의식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또 성의식의 변모가 음란성 간행믈 심의 및 청소년 보호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최근 탤런트 서갑숙씨의 성체험 고백서 파문을 계기로 음란성 간행물의 범위와 수준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 지고 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위원장 윤양중.尹亮重)는 3일 프레스센터에서 관계 전문가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한국인의 성의식 변화와 음란성 간행물'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또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오는 1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10대의 성산업 유입과 남성 성문화'를 주제로 토론회를 갖는다.
3일 세미나에서 발제와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성에 대한 인식과 행동이 급격히 변모하면서 청소년들의 성의식이 혼란상태에 있으며, 이에 따라 음란성 간행물의 판정과 이를 토대로 한 청소년 지도를 탄력적이면서도 종교하게 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고려대 사회학과 손장권(孫章權)교수는 '음란물에 대한 성인의 태도변화'란 주제의 발제문을 통해 "정보통신 발달과 컴퓨터 보급으로 성의 상품화가 촉진되고 음란물이 만연하고 있다."면서 "음란물에 대한 수용폭이 급속히 확대돼 성적표현의 한계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의대 소아청소년 정신과 교수인 홍강의(洪剛義)박사도 '청소년의 성의식과 음란간행물'이란 발제문에서 "성개방과 성혁명은 과거 성억압으로 인한 신경증 불감증등 욕구불만적 문제들을 줄여주었다"면서 "그러나 성의 자유화와 정보의 홍수로 청소년들의 성적 불안감과 고민은 오히려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박사는 이와함께 그간의 음란물의 유해성 여부논쟁이 주로 보수주의, 자유주의, 여성해방론자 각각의 이데올로기적 논쟁으로 치우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비판한 뒤 음란물 효과에 관한 과학적 연구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세대 신문방송학과의 강상현교수는 토론에서 "음란물에 대한 접근경로의 다양화는 곧 움란물에 대한 기존 인식 기준의 엄격성이 위협받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사회전반의 민주화 경향과 개방화 추세 역시 정치적.도덕적 잣대보다는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 쪽에 무게를 실어 성표현물에 대해 보다 관대해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교수는 "또 디지털 환경에서 성인들의 음란물에 대한 태도가 완만하게 변화하고 있다면 오늘날 청소년들의 음란물에 대한 태도가 보다 빠른 속도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성적표현물의 '음란성'여부를 보는 사회의 눈인 성인들의 눈높이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의학박사인 이나미 원장은 그러나 "성인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포르노그라피에 대한 지나친 노출은 윤리적 판단을 떠나 성에 대한 신비감을 없애고 성적 포만감을 일으켜 실제 성생활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그렇다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공권력의 힘으로 포르노그라피의 범람을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교육과 계몽의 과업이 더욱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성인 대중잡지인 월간 '스파크'발행인인 이남기씨는 "단일한 잣대로 음란물이라고 단정하기에 앞서 좀더 세밀하고 합리적인 단계의 구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출판물에 대해서도 영화에서 처럼 세분화된 등급제 도입도 생각해 볼만하다"고 제안했다.
<김재목기자>
[깨비생각] : 참 어렵네요, 안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