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a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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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1-10
돋우다와 돋구다
올 여름 이 불볕더위를 어찌 보낼꼬 걱정하는 사람도 많을 터이다.
찌는 듯이 더운 여름, 땀도 많이 흘리고 열대야에 잠마저 설치고 나면 으레 입맛,
밥맛 다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뭔가 시원한 것, 깔끔한 것을 찾아먹게 되는데,
더운 여름날 시원한 냉면 한 그릇 생각나지 않는 이도 드물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입맛 돌게 할 때 쓰는 말이 문제다. 식욕을 '돋우다? 돋구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일까. 겨우 글자 하나 차이가 뭐 대수냐고 말하거나, '돋구다'가
맞다고 말한다면 우리말나들이의 목청은 더 '돋궈'질 수밖에 없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엄연히 쓰임이 다른 두 낱말, '돋우다'와 '돋구다'. 그 차이를
알아보자. '돋우다'는 입맛이 좋아지게 하거나 감정을 자극해서 화가 나게 할 때
쓰는 말이다. '돋구다는 양기 따위를 보강하거나 목청을 높일 때 혹은 안경 도수를
높일 때 쓰는 말이다. 그러니, 입맛과 성질은 '돋우는' 것이고, 목청과 안경 도수는
'돋구는' 것이다.
더운 여름 시원하게 보내는 비결 하나! 날도 뜨거운데 성질 '돋우지도' 목청
'돋구지도'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입맛 '돋워주는' 미숫가루라도 시원한 얼음물에
타서 마시며 식구들과 도란도란 얘기 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