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a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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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1-11
공교롭게/마침
'소문만복래', 웃으면 복이 온다더라. 밝은 생각,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일도
따라오기 마련이라는데...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던가?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말이 먼저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지 유심히 생각해보면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공교롭게'와 '마침'이라는 낱말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자신이 어떤 말을 더 자주 쓰는지 말이다.
'공교롭게'는 우려를 동반한 상황에서 쓰는 말이다. 반면 '마침'>이라는 말은
기대를 동반한 상황에서 쓴다. 그래서 "공교롭게 내가 던진 공에 유리창이
깨졌다"와 "길에 나갔더니 마침 버스가 왔다"는 적절한 표현이 되지만,
"공교롭게도 장날이라 물건을 살 수 있었다"와 "우산도 없는데 마침 비가 왔다"
라는 표현은 어색한 표현이 된다. '공교롭게'와 '마침'을 쓸 때에는 상황을
고려해서 써야 자연스러운 말이 된다.
우리말 고운말을 보면서 '공교롭게 이런데 들어와서 머리만 아프구나!'하시는
분들 없겠죠? '마침' 이 난을 봐서 평소에 소홀했던 우리말 사랑을 조금이나마
키워 가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란다.<자료원, 문화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