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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2-05
작은 딸아이가 고2때 이민온 까닭에 한참 예민한 시기에 친구가
없어 외로워 하다가 같은처지의 친구를 사귀었다
이 아이는 중2때 이민왔기에 한국말이 서툴어 서로 어울리면서
영어와 한국어가 늘어나는 재미를 옆에서도 흐뭇하게 보아왔었는데..
세월이 흘러 금년늦은 봄 이친구아이는 고국에서 유학온 훌륭한 청년과
결혼을 하였고 이결혼식에 우리식구 모두가서 축하해주었고
돈이 없어 스냅사진을 못찍는 눈치기에 대여섯통 있는데로 열심히찍어
준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쨌건 이젊은 부부는 못다한 공부를 마저한다고 토론토로 떠났고
친구보낸 딸아이는 시외전화요금이 가끔자주 한시간 가까이 나와도록
전화통을 붙잡아도 나는 모른척 하였다
들리는 소식이 임신 8주라길래 내딸인양 기뻐하였는데
열흘전 갑자기 쓰러졌답니다
5군데의 병원을 거치는 동안 의사들은 임신후유증으로 진단하였고
그동안 이아이는 의식불명상태에 빠져들고
결국 결행성 뇌막염으로 판정이 났을땐 이미 뇌사판정이 난후였습니다
식물인간이된 엄마의 상태를 모르는채 아기는 뱃속에서 계속 자라고
있고....
지난 주말에 급하게 토론토에 다녀온 딸아이는 할말을 잊드군요
카나다법은 두명의 의사가 동의하면 뇌사자의 산소호흡기를
제거할수 있답니다
병원에서는 제거한다는군요
그럼 뱃속의 아가야는....
살려야지요 ..
신문사에 투고를했습니다. 같은 성당에 다니는 교포의사가 내용을 썼지요
카나다는 원래 사건이 적은 나라입니다
전국신문 1면에 제목이 중간에 기사가 나더군요
그때 식 끝나고 성당앞 잔디밭에서 찍어준 결혼 사진까지 같이요
전국방송 CBC CTV 지방방송 BCTV 가 시간마다 사건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환자남편이 인터뷰를 했습니다
"아기만 살려주면 온힘을 다해 키우겠노라고"
토론토 친구한테 전화가 왔는데 그기도 마찬가지 라더군요
드디어 병원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아기를 살리겠다고...
우리는 만세를 불렀죠
그리고 기도 했습니다
기적을 주십사고
그러나.....
그다음날 CBC 인터넷 뉴스는
...아기가 ...
그렀습니다 아가는 엄마보다 먼저 하늘나라에 가서
기다리겠다고
의학적으로 기적이 일어나도 아기나 엄마나 정상적으로
살수없는 이세상보다 하늘나라가 더좋을것 같다고 먼저 같답니다
"...아가야 아무리 그래도 너이모 얼굴도 안보고..."
딸아이의 눈물입니다
그리고 .. 이제는...
산소 호흡기를 제거한답니다
아니 오늘아침 8시 제거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두영혼 하늘나라에서
두고온 아빠 남편 내려다 보고 있겠지요
울지말고... 잘지내다가...짧은 세월이 한없이 길게 느껴지겠지만
지나면 금방이라고..
카나다는 참으로 큰나라입니다
비행기 아니면 하루만에 갈수가 없는데 주말이라 그러는지
표가 도무지 없군요
..지금 가면 슬퍼서 안울수가 없는데 그남편 앞에서 부모님 앞에서
울수가 없으니 다들기뻐 즐기는 크리스마스날 혼자 쓸쓸히 누워있을 무덤에
가서 싫컨 울겠노라고...
그때까지 참겠노라고..
비행기 회사 마다 인터넷으로 두들기다 걱정이 돼서 잠못자고 지켜보는
날보고 딸아이는 웃는군요
눈은 퉁퉁 부었는데.........
1999.12.04 카나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