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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가진 97개의 남은 카드
저는 기본적으로 몇가지 소재에 대한 국산화 정도나 가능하지, 일본 제품군들 특히 B2B 영역에 있는 다양한 일본 제품군의 전면대체가 10-15년 사이에 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깝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일본 부품 업체들이 걱정하는 것도 시장 파이를 일정 부분 미국/독일 업체들에게 뺏기는 거고요. 쉽게 예를 들자면, 소위 내시경 카메라의 알파와 오메가가 그냥 올림푸스입니다. 초기 진단해서 수술 안하고 최소침습치료하려면 올림푸스만 쓰는 게 의사들의 기본 입장입니다. 애당초 내시경학회에서 올림푸스 장비로 배우고요.
디스플레이에서 결국 중요한 공정에서의 노광장비는 아예 캐논과 니콘 외에 만들 수 있는 업체가 없어요
http://k-ids.or.kr/home/kor/board/board.asp?b_code=7235&Action=content&GotoPage=4&B_CATE=BBS10
이런 게 일본이 가지고 있는 나머지 97개의 카드입니다. 정말 각잡고 위에 언급한 자기들 밖에 못만드는 장비 건드리면 그냥 공정이 멈춥니다. 세대를 뛰어 넘는다고요? 그럼 그때 쓸 고성능 장비는요? 3년 가까이 공장 세우고 새로 짓는 비용은요? 유보금 120조여도 이건 못견딥니다.
거기다 반도체굴기한다고 중국이 이런 장비 선주문해서 먼가 해보겠다고 아둥바둥하는 중이라, 일본 기업들이 한국에 안팔면 중국 밖에 팔 곳도 없고요. 그럼 대중국전선 붕괴. 미국이 할 수 있는 걸 다하겠다는 말이 여기서 나오게 되는 거죠.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한국이 키운 일본 소재산업
이들이 이런 카드를 가지게 된 건, 머 엄청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한국 때문입니다. 한국반도체/화학과 함께 성장해 세계시장 70%를 장악하고 이 시장을 지키기 위해 다음 세대 장비에 들어갈 부품소재를 개발하다 보니 대체 불가한 항목들이 생기는 거죠.
그러니까 예를 들어 포토레지스트는 대부분 어찌어찌 다른 데꺼 찾아 쓸 수 있지만 다음 세대 장비용으로 개발하는 EUV용은 일본 회사 한 곳뿐. 왜냐면 그거 필요하다고 연구개발 요구한 데도 한국 뿐이어서;
이게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계속하면 일본경제에 더 큰 타격이란 게 됩니다. 결국 완성품을 구매하는 고객단과 만나는 건 한국기업들이거든요. 이건 반도체 뿐아니라 헬스케어상품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여러 중견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래시장을 위해 주문 및 공동 개발하던 제품라인들이 일본인거지, 독일/미국제로 대체는 가능합니다. 대신 그 기간 3년 정도 한국/일본 기업 모두 각오하고 공정을 놀려야 하거든요. 이 기간 동안 한국의 피해가 크지만 이 이후에는 일본은 최소 30% 최대 50%대의 시장을 스스로 내주고 더 문제는 소니의 초고사양 TV도 같이 중단되는 ㅋ 자해공갈이 시작됩니다. 미중무역갈등이랑은 크게 다릅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적대관계의 한일90년대, 둘다 죽어가던 시기
그럼 이게 왜 이렇게 되었느냐.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된 90년대 초반, 한국 반도체들이 급격하게 세를 불립니다. 당시에는 삼성, LG, 현대 3사의 공격에 시장 난립으로 당시 시장 주도적 위치의 일본 반도체 업계가 정말 힘들었죠.
당시 일본은 지금 한국이 중국에 위기감을 느끼던 그 상황이었고, 끝이 보이지 않는 불경기가 계속되자 모기업인 반도체생산회사들과 부품업체간의 전통적인 전속적 계열화가 약해집니다.
예전에는 한국처럼 계열사 사장이 내려갔다면 이제는 지분으로 주식배당만 하는 형태로 재편되기 시작합니다. 특히, 지금 이슈가 되는 반도체, 화학의 경우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일본은 2000년대 초반까지 금융산업 구조개혁 중이어서 투자할 상황이 아니었던 거죠. 일본만화 감사역 노자키가 당시 배경인걸로 기억해요. 재밌습니다. 한번 보심 좋을 듯.
여튼 그래서 일본의 GDP 대비 설비투자 비중은 1990~2003년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을 정도 입니다. 한국은 당연히 IMF인데 일본은 그 보다도 투자를 못할 상황이었어요.
정치 관계는 최초의 민주정부인 김영삼정권이 들어서,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93년 도덕적 우위에 입각한 자구 조치로 한국이 배상, 일본은 진정어린 사죄로 서로의 입장을 정리해 고노담화, 무랴아마 담화 등이 나와 한일공동체 형성을 위한 화해 무드가 만들어 집니다.
그런데 1994년 말 안기부 불법도감청 소위 미림사건과 김현철 소통령 보도, 1995년 지방선거에 불법정치자금사건 일명 안풍사건까지 궁지에 몰리면서 한국이 정치적으로 대일본관계전략을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한일관계를 이번 아베처럼 국면전환용으로 쓴거죠. 그게 1995 한중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일본의)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는 발언과 함께 독도를 정치문제화한 EEZ선언이었죠.
한일관계 가마우지 구조의 시작: 김대중의 비전제시, 한일합작으로 세계시장 제패
그리고 한국은 곧바로 IMF가 터지면서 저 배상도 제대로 못하게 됩니다. 당시 한국은 대우반도체, 현대+LG반도체의 붕괴 외에도 평택-서산-당진에 설비를 갖추던 중화학 공업단지들의 생산설비가 IMF에 따른 금융절벽에 기술적 격차로 품질도 안정화되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위로는 미국-독일의 압도적 품질, 아래는 후발 중국의 설비투자. IMF극복이후도 암담한 상황이었죠.
일본은 관계가 냉각되면서 도시바 등이 투자를 못해 소재산업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고요. 다른 나라도 한국처럼 고용의 80%는 중소중견기업에서 창출됩니다.
이때, 김대중 대통령께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재정립하며 한국산업 도약기를 만듭니다. 이게 98년의 한일파트너쉽 선언이죠.
http://www.archives.go.kr/next/search/listSubjectDescription.do?id=003025&pageFlag=
그러면서 반도체는 산업적으로 세대 격차 벌리기, 일명 치킨게임을 벌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생산/마케팅/기획은 한국이 고품질 소재생산은 당시 도시바의 갑질에 망하기 직전까지 몰리던 일본 부품전문기업들이 담당하는 산업구조가 단순원하청이 아닌 공동체 구조가 형성된 겁니다.
웃긴 게, 일본 스스로가 자신들의 반도체생산이 무너진 이유가로 갑질과 원하청 문화 때문이라고 반성했는데, 삼성, LG를 비롯한 한국의 중화학 공업들이 일본 소재기업들에게는 동등한 파트너로서 제값 쳐주고 믿어주었다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자국업체한테는 꿈 같은 일을 쟤네한테는 해줬더라고요.
여튼 그 결과 2002년 부터 4위던 삼성이 세계 시장 2위를 달성하고 지금까지 지켜내고 있습니다. 경제적 혈맹 맞아요. 한일이 힘을 합쳐 D램 반도체 시장 세계제패한 겁니다. 그 결과가 우리가 말하는 대일무역적자, 소위 가마우지 경제구조입니다.
일본의존도, 낮출 시도는 없았나?
당연히 있었죠. 살만 해진 노무현 정부때 소재산업 육성을 위해 지금 하는 검사장비 공동구매, 소재기업 지원 이런 게 적극적으로 나오다 MB정부 2년차에 예산을 날리면서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명박근혜를 지나 지금이 된 거고요. 예, 한국 소재산업의 잃어버린 10년입니다.
기업단에서는 그래도 나름 대비를 하긴 했습니다. 2014년 즈음 아베의 극우화에 대한 기업들이 50대 50 공동 투자로 일본이 아닌 한국에 공장을 짓는 형태로 상호협력을 유지하는 형태로 기업들이 정치적 문제에 대응합니다.
그리고 벤더를 다양화해 지금 국산대체가 가능한 항목이 늘은 거예요. 문제는 저 세대를 뛰어 넘기 위한 디스플레이는 OLED, 반도체는 EUV 같은 데는 일본 없이 이 세대 격차를 벌일 수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정치적으로도 노무현 정권이 김영삼 정권의 조치를 이어 받아 위원회를 통해 지원책을 마련했었습니다.
http://www.hani.co.kr/kisa/section-001001000/2005/08/001001000200508261916842.html?fbclid=IwAR2cHRbKG_SCwUVW9P9Hfn4W7KarxAJxOXGupmKEMsDbD7Fc7bNcEj_UXBU
이게 현재 문재인 정권에서 좀 달라진 이유는 아베 집권 뒤 저 93합의의 중심인 담화(범죄사실 인정)를 부인하면서 2018 판결에 강제집행 항목이 추가된 겁니다.
그리고 일본의 2013 방위계획대강에 나오듯, 대중국견제를 위해 자위대가 미군을 지원명목으로 한반도의 영공/영해/영토에 자유롭게 진주하게 해야 한다는 걸 국가계획에 넣었고 이를 위한 협정을 맺었는데 이번 정부가 당연히 갱신할 가능성이 없죠.
그러니 한국은 일본안보에 위협이 된다. 화이트리스트 제외. 땅땅. 이란 논리가 나오는.
얼마나 갈까? 대안은?
미국형이 등판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 하고, WTO에서 일본이 안보문제라니까 문제 없다고 그거 설명해주겠다며 스틸웰 아태차관보 바로 보내고 합니다만 아베정권이 유지되는 한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소재산업 대체 방법이 이재용이 가서 한 걸 역순으로 해 뇌내망상을 하자면,
플랜A. 언급했듯 범용은 대체할 나라들이 좀 있습니다. 공정 테스트 새로 해서 하면 돈 좀 들지만 가능하고 유보금은 200조가 넘어요. ㅅㅂ ㅅㅂ 하면서 하면 하는 거죠. 대신 중국이 행복한 거고… 5년 격차가 2년 정도로 줄 겁니다. 그 꼴 보기 싫음 미국형이 우리 팔 비틀어서 한일군사정보교류협정 사인한 것처럼 일본팔 비틀어서 원래대로 복원해야죠.
플랜B. 싸우는 동안 일본소재업체들이 망하지 않게 일본은행이 대출을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생산설비유지하고 버티죠. 그럴라고 금융계만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많습니다. 그러면서 관치하는 일본 특성상 정부 분위기 듣더니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다 짜라(플랜A안될 듯, 적어도 도쿄올림픽까진 가지 않겠나 싶은…)고 하네요
플랜C. 현재 한일합작으로 한국에 공장 지은 거 많습니다. 50:50으로 했고요. 이유가 일본이 년전의 서류 조작 사태때처럼 장기불황에 완성도가 떨어지기 시작한 게 몇 년 됩니다. 그러다 보니 삼성의 깐깐함에 일본의 품질이 유지된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왔던 ㅋ 머 이외에도 그리고 JIT와 한국기업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 하고자 꽤 됩니다.
그래서 디스플레이 공정 들어가면 일본말 반 한국말 반 이런 상황이고, 지금은 이게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물건과 한국에서 자체 생산하는 물건이 좀 섞여 있습니다.
일본 기업들도 이 물주를 뺏기거나 망하기 싫으면, 계속 공급해야 하는데 정부가 한다는 짓이 수출을 막는 거잖아요? 그러면 한국내 또는 미국내 생산설비를 확대하면 됩니다. 사실 이게 제일 좋은 방법이고 이 과정에서 한국근로자들과 회사들이 많은 노하우를 습득할 수도 있습니다. 꼭 한국인이 대체재를 개발해야 국산화가 아닙니다.
머 반도체가 첫번째 타격이니 예를 들자면, 다음 세대는 준비 중이고 딱 골짜기인 상황에 유보금은 넘쳐나는데 꼴랑 3000억짜리 JSR이 까분다고 우리가? 그렇다고 30년 혈맹인데 관계 서로 깨고 싶지도 않은데? 일본내 설비투자가 주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거죠. 한국회사에 이들이 일하는 게 아니고 자신들의 회사의 한국 또는 미국공장에 파견와서 일하면서 잘하면 또 나름 풀립니다. 실제로 이렇게 해서 2차 치킨게임때 빠른 세대전환을 해낸 기억들을 공유하고 있고요. 어떻게 봐도 일본이 엿된 상황 ㅋㅋㅋㅋ
한국인들은 제일 좋은 게 불매운동 보다는 일본관광을 가지 않는 게 특히 자유여행을 하지 않는 게 베스트입니다. 다른 건 굳이 머; 아사히 맥주도 충주에서 생산하는 걸로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