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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나 경기가 어렵긴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텐인치 | 추천 (20) | 조회 (418)

2019-07-15 19:02

요즘 한국에서도 경기가 안좋다고들 많이 하죠? 특히 자영업자들이 죽겠다고 많이 합니다. 이런 말 하면 돌 맞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세계 어디나 경기가 어렵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경기가 안좋다고들 합니다. 각자 자기의 분야에서 다 안좋다고 합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죽을 맛이라고 합니다. 하긴 만나는 자영업자중에서 불황아니라고 얘기한 시기는 단 한번도 없습니다.

 

막간을 이용하여 그럼 북미의 자영업자들은 어떤지 간단히 말씀드리죠. 예전에는 한국사람들이 슈퍼마켓이나 리쿼스토어(술파는 곳)을 해서 떼돈 번 사람들 많았습니다. 제 처이모 한분도 35년(그 이전일수도 있고)전에 L.A.에 슈퍼마켓해서 떼돈을 벌어 지금은 상가 5개정도 있는 조그만 건물한채 가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그 당시 대부분의 우리 교민들 상점이 그랬듯, L.A. 폭동때 유리창 몇장은 깨졌죠. 그래도 그 처이모는 10년전쯤 은퇴하고 지금은 세받아서 잘 살고 있습니다만, 그 당시 밤낮 안가리고 장사하던 여파로 자녀들과의 갈등이 남아있죠.

 

우리 교민들이 30-40년전에 소매업(리테일업)해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이 상당합니다. 어차피 인삿말과 돈만 셀줄 알면 시작할수 있는 장사이니까요. 저희도 이민와서 제가 회사다닐때 와이프가 놀기 심심하다고 사무실가에서 조그만 슈퍼마켓하나 했습니다. 사무실가라 안전하고, 저녁에 일찍 닫고 휴일날 쉴수있다고 해서 하나 했죠. 이는 물론 슈퍼해서 돈 많이 번 처이모의 영향도 있었죠. 그런데, 이게 그때는 장사가 아주 잘됐어요. 내 월급보다도 더 잘벌때가 많았죠. 우리 이러다 떼부자되겠다고 우리 가게가 입주해 있는 상가도 사들이자고 큰소리치던 때도 있었죠. 

 

여긴 한국의구조완 조금 달라서 동네 슈퍼나 조그만 리쿼스토어들의 상품가격이 비싸도 와서 사먹는 그런 분위기였죠. 대형마트에 가면 주차하고 물건찾느라 시간허비하고 돈낼때 줄서고. 이런 불편을 감소하는 대신 작은 상점에서 빨리 사서 계산해서 나가고, 이런걸 감안하여 약간 비싸도 와서 사주는 분위기이고, 단골장사이고 하다보니 제법 장사가 됐죠. 그런데, 서브프라임사태가 나면서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주머니가 비기 시작하니 주차하기 귀찮고 줄서기 귀찮아도 조금이라도 더 싼곳으로 가려 합니다. 우리 가게는 사무실가이니 회사돈으로 와서 회사비품, 음료수 마구 사가던 경리직원들이 대형마트가서 줄서서 사고 계산하더군요. 이건 우리 가게뿐이 아니라 유사한 소형소매점들이 다 비슷한 경우. 그래서 매출이 급감.

 

거기다 상점을 열기 어렵지않으니, 쉽게 말해 진입장벽이 높지 않으니 유사한 소매점들이 마구 생깁니다.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불경기로 회사에서 실직한 사람들도 차리고. 리쿼스토어도 지역(주)에 따라 다르지만 리쿼스토어들이 생기니 타격을 입고. 그것보다 더 큰일은 대형마트들입니다. 프렌차이즈 형태의 대형리쿼스토어들이 예전에 30평정도였던 동네리쿼스토어가 흉내도 못내는 사이즈의 큰 리쿼스토어들을 잇달아 열고 가격 조건도 아주 좋게 해줍니다. 한국이랑 비슷하죠? 동네에 편의점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대형마트들이 근처에 마구 생기고 하는 것들이.

 

그래서 여기도 소매업자들이 아주 죽어납니다. 우리는 일찍 다른 사람에게 매장을 팔아서 다행이지만, 나중에 정리한 사람들은 권리금(Goodwill)도 못챙기고 페업한 사람들 많았죠. 한마디로 말해서 20-30년전에 비해 소매업들이 장사해먹기 아주 어려운 상황이 된거죠. 그 원인들을 보면 한국이나 비슷할겁니다.

 

1. 마진의 축소 : 예전같으면 물건 하나 팔면 70-80%남던 장사가 마진율이 50%도 안되게 떨어진거죠.

2. 임대료 상승 : 임대료는 보통 CPI+1~2%정도 상승합니다. 매년 3-5% 상승한다고 보면 맞습니다.

3. 과다 시장진입과 대형마트의 등장 : 많이 본 그림이죠?

 

지난 대선때 4차산업, 4차산업하고 다들 떠들었는데, 이런 소매점은 4차산업에 동떨어진 산업이라 이젠 사양산업이 된걸까요? 하긴, 한때 슈퍼를 운영했던 제 입장에서도 시대에 뒤떨어진 사양산업인건 인정할 수 밖에 없더군요. 뻔한 유통구조에, 뻔한 마진구조에, 사방에 괴롭히는 적군들하며. 그렇다고 뾰족한 수도 없고.

 

이는 음식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뻔한 음식점들은 다 문을 닫았거나 적자인체로 운영하는 거죠. 코리언 바베큐라는게 있습니다. 붸페식 바베큐에서부터 불고기, 갈비등 한국식 고기음식 파는 음식점이죠. 이 음식점들도 많이 생겼다 요즘에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전으로 살아남는 사람들이 있고 나머지는 고전이죠. 서비스 전략이란게 별거 아닙니디만, 그래도 변화를 줘서 살아남은 음식점들이 있죠. 이것도 산업구조의 혁명전략일수도 있죠. 그 업체의 예를 들죠.

 

1. 리쿼라이선스를 취득하여 술을 판다. 와인, 맥주, 소주등을 판매하여 수익구조를 올려준다.

2. 반찬의 무한리필을 없앤다(한국음식점을 찾는 이유중 하나였죠. 그러다 중국애들에게 털렸죠. 우리는 미안해서 한번 더를 말하기도 어려워하는데 중국애들은 정말 밤샐때까지 무한리필을 외치죠)

 

무한리필을 없애는 대신 규칙을 정한다. 반찬은 3가지이내로 줄이고 단 한번에 한해 리필을 해준다. 요거 별거 아닌데 명분과 실리를 다 취한거죠.

 

3. 밤손님 모이는 목요일 금요일엔 Late night을 해주고, 가족끼리의 식사가 많은 수요일 저녁, 토요일 점심/저녁, 일요일 점심은 가족식사에 특별서비스를 해준다.

 

한국에선 이게 뭐라고 할지 모르지만, 여기선 모든게 다 돈인 마당에 이런건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이고 좋은 전략이죠.

 

암튼, 이런 식으로 방향을 잡은 식당은 살아남고, 기존 방식을 고수하던 업체는 나가 떨어지고. 또 괜히 전략에 대해 잘못 방향잡은 곳은 아예 망하고.

 

제 얘기는 항상 제 주변에 사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가다보니 약간 맥이 이상할 수도 있죠.

 

암튼 중요한 것은 여기도 전통방식의 소형 소매점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그나마 살아남는 곳은 뭔가 방법을 찾아서 전략을 세우고 해서 버티거나, 아니면 다시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죠. 그래도 역시, 결과적으론 자영업자(소형소매)는 아주 죽어나고 있다는 사실. 앞에 열거한 상황들이 한국보다는 덜 심하지만(과당진입이나 대형마트같은거) 그래도 그로인해 많이 피해를 봤죠.

 

작년에 한국에 갓을때, 부모님이 사는 아파트 주변의 상가를 돌아다녀 봤죠. 아파트 앞쪽으로 4층짜리 상가가 있었죠. 크기가 상당히 컸어요. 전면으로 상점이 8-10개 정도 보일 정도, 측면으로 5개 정도. 안으로 들어가면 복도에 상점들이 늘어선 구조. 그 상가를 보니 참으로 웃긴게,

 

1층에 상가를 대충 세보니 안쪽과 바깥쪽으로 모두 포함하여 30개정도 있는데,

 

1. 김밥가게 5개

2. 제과점 3개 파리***등등.

3. 편의점 3개, 

4. 커피전문점 3개, 그 중의 하나 스타벅스

5. 통닭집 3개

6. 음식점이 10개 정도, 곱창집, 횟집, 삼겹살집 등등

 

대충 이렇더군요. 그거보고 와이프랑 둘이서, '저 사람들 먹고 살긴 하니?' 하고 놀랐던 적이 있죠. 거기다 더 황당한 것은 이 건물 바로 옆건물에는 노브랜드인가 뭔가 하는 중형마트가 떡 하니 자리잡고 있대요. 뜨악.

 

세계적으로 경기가 별로 안좋고, 거기다 소형소매점은 정말 죽을 맛인데. 한국은 또 구조조차도 저 정도이대요. 그래도 여기는 상도덕은 있어서 같은 몰안에 동일 상점 내려면 상가관리주체에 콘센트받고, 동일업자에게 콘센트받고, 랜드로드에게 콘센트받고 해야 하는데(다 의무규정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개적으로 진행이 되는거죠) 그래서 그나마 상도의는 남았다고 하는데(요즘엔 중국애들이 진출하며 이런 룰도 깨지고 있긴 하죠)

 

그냥 대책도 없고, 대안도 없고, 그냥 이 동네 이야기입니다.

 

아, 이글에서 리쿼스토어는 와인, 맥주, 위스키등을 전문적으로 파는 매장입니다. 술마시는 곳이 아니라 술을 사는 곳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