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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게 종교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난 '기독교인'이라고 답한다. 어느 교회에 다니냐고 물으면 '지금은 교회엔 안 나간다'라고 말한다.
(나야 어차피 허리 아랫도리가 지저분하니 정확히는 기독교인이라 말하긴 부끄럽지만.)
서양애들은 기독교나 천주교가 그냥 마음의 종교인 경우가 많다. 어렸을때 1년에 한번 절에 가는 사람들이 종교가 '불교'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생활기반이 기독교나 천주교이기에 꼭 매주 교회나 성당에 가지 않아도 그냥 종교가 기독교, 천주교라고 하는거다.
어렸을때 다니던 교회, 성당수는 아주 많았고, 이민와서 내가 다닌 교회는 여긴 현지 서양인들 교회 하나와 한국사람교회 3군데. 그런데 한국교민교회 3군데는 똑같이 쌈질하고, 목사가 교회명목으로 부동산사고, 못된 짓하고 해서 아주 진력이 나서 안 나간다. 현지 교회는 다니다가 일요일엔 시간이 잘 안나 수요일에 다니다 요즘에는 아주 뜸하게 다닌다. 그래도 난 기독교인이라 한다. 왜냐하면 난 그래도 내가 여기서 겪은 3명의 목사들보다는 낫다고 자부한다. 살전 5장 18절의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 하나는 철저히 지키고 우리 가족들에게도 꼭 실천하라고 말하고 나도 실천하니 내가 그들보다도 더 낫다고 본다. 그런 구절하나도 실천 못하는 목사나 장로가 수두룩하니.
모 한인교회에 다니던 시절에 내게 주일 기도를 하라고 했다. 그래서 야심차게 준비해서 올라갔다.
"하나님, 범사에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당신의 말씀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을 항상 옆에 두고 삽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이렇게 감사하다는 기도를 드릴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멘."
하고 내려오니 다들 놀란다. 단 20초만에 끝내고 오니. 다른 이들은 구구절절 기도를 한다. 평소 관심없던 남북문제도 기도하고, 끝에 가서는 자기들 목사에게 축복을 내리고 힘을 주라고도 기도한다. 그렇게 3-5분여를 떠드는데, 난 단 20초만에 감사하다고 하고 기도를 마치고 내려오니 '저게 미친거 아냐? 기독교인 맞아? 목사님에 대한 축복기도로 안하고,' 이런 표정이다. 나중에 들린 얘기로는 '그러니 사전에 기도문을 검사했어야지' 하는 감찰론까지 나온다. 에라이, 박정희, 전두환같은 놈들.
내가 친하게 지내는 후배 아무개는 40대초반인데 집이 없다. 렌트를 사는데, 그것도 독채도 아니고, 본체옆에 붙어있는 방 2개짜리 셋방을 산다. 아직 아이도 없이 두 부부가 사는데 정말 독실한 신자이다. 둘이서 열심히 일하는데, 여기서 공부한 것도 아니고, 무작정 한국 떠나와 어렵게 영주권따서 붙어살다보니 아직도 넉넉하지 못한다. 가전이나 AV(Audio/Receiver)에 관심도 많이 지식이 해박한데, 돈이 없어서 그냥 사운드바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십일조는 꼬박꼬박 낸다. (내가 다닌 여기 현지 교회는 십일조가 아예없다. 그런데 한인교민교회는 십일조 안내는 나같은 놈은 거의 사탄취급을 한다.) 정말 없는 살림에 십일조를 꼬박꼬박 낸다. 한인교회에서는 교회 집사 칭호를 얻으려면 믿음이 강한 자여야 하고, 그 믿음은 십일조를 내느냐 마느냐에서 결정된다.
어느날 내가 아무개에게 말했다.
"아무개야, 십일조 내지 마. 어려운 형편에 왜 십일조를 내나? 내가 하나님이거나 예수님이면 너에게 십일조 내지 말라고 말하겠다. 너처럼 신앙심깊고 착하고, 법없이 살고, 둘이 벌어서 한달 먹고 살기 빠듯한 사람들이 믿음 하나 보여주면 되지 무슨 십일조냐고 하겠다. 차마 그 돈 받지 못하겠다."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이런 사람들 십일조를 갖다가 자기 사림살이에 보태고, 목사 월급이 7000-8000달러란다. 그럼 연봉이 8~10만달러정도되니 억대연봉자네. 그런데, 이 사람은 자기 돈 하나도 안 쓴다. 교인만나 커피마셔도 교회돈, 자기가 타는 BMW차도 교회차, 운영비도 모두 교회거, 심지어 살고 있는 집도 교회 사택(말은 사택인데 자기거지. 교회 재산이 다 자기건데.)에서 무료로 살고 거기서 먹는 모든 것도 교회에서 가져다 먹으니 말 그대로 자기가 받는 월급은 저축 100% 가능한 돈이다. 그게 다 저렇게 열심히, 허리띠 졸라매며 아무개같은 신도들이 낸 코묻은 십일조란거다. 교회 조금 커지면 자기 건물가져야 한다고 건축헌금, 감사헌금 졸라대고, 자기 본당지으면 이번에 수련원이다, 문화센터다 해서 지어야 하니 또 졸라대고. 그리고, 지 자식중에 하나 신학대학 보내서 세습시키고. 이런게 다 아무개같은 신도들의 코묻은 돈 빨아먹는거다.
내가 아는 사람들이 교회에 봉사활동하러 간다고 간다. 어쭈, 봉사활동도 하네, 하고 들여다 보면 이번 일요일 자기 신도들 교회나와서 점심먹을 찬거리 다듬고, 지들 먹을 김치 담구고, 지들 교회 청소하는게 봉사활동이란다. 무슨 얼어죽을 놈의 봉사활동. 이러니 내가 한인교회에 안 나간다.
그렇지 않은 목사도 있고 교회도 있다고 하는데, 그건 정말 열에 하나.
내가 고등학교때 과학선생님중 하나가 모태신앙인데 교회에 안나간단다. 독실한 신자인데. 왜 그러냐고 물으니 목사와 교회 썩은 꼴 보기 싫어서 가족들이 자기 집에 모여서 같이 예배본단다. 같이 성경읽고, 감사기도 드리고, 찬송가 부르고. 가족들도 1주일에 한번씩 볼수 있어서 일거양득이란다. 그 선생님이 말한 뜻이 뭔지 충분히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