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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계속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 쓸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던 미국 CDC 에서 드디어 공공장소에선 '보건용이 아닌 마스크를 자발적으로' 쓸 것을 권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뭐, 좀 태클 걸고 싶은 부분이 있지만 일단 넘어가구요...
지금까진 흔히 나오는 얘기가 '의료 종사자들이 쓸 마스크같은 게 부족하니 일반 사람들은 쓰지 마라' 였죠.
이게 얼마나 사실인지는 CDC 에서 얘기 안 했으니 모릅니다만, 여기저기서 '의료인들이 쓸 게 부족하니 보통 사람들은 제발 사지 마!' 같은 얘기도 했던 만큼 사실이라 봐야죠.
그 외에도 마스크는 틈이 많으니 별로 도움 안 된다고 우기는 사람도 많았고, 마스크 쓰면 오히려 안전하다고 믿기 쉽게 되기 때문에 더 쉽게 걸릴 수도 있다고 하기도 했고 말이죠. (전장에서 방탄조끼가 몸만 가리니 도움 안 된다고 하는 거랑, 안전벨트 하면 안전하다고 믿고 더 과속하기 쉽게 되니까 안전벨트 하지 말라는 주장과 뭐가 다른지 궁금하긴 하지만요)
뭐, 이게 맞다 틀렸다는 제쳐놓고라도...
개인적으로는 초기에 '일반 사람들이 많이 구입하면 의료진들이 쓸 게 부족해진다' 라는 개념을 이해하기가 좀 어렵더군요.
제 일이 catering 이라고, 대량의 음식 주문? 같은 걸 담당했는데, 이게 의외로 병원 같은 데로 많이 갑니다.
제약회사 같은 데서 병원으로 약 광고(?) 하러 나가면서, 그 회사 직원이 그 병원 직원들 점심 같은 걸로 주문하는 거 같던데, 그래서 가 보면 따로 창고 같은 데 병원에서 쓰는 물품들이 잔뜩 있는 걸 보기도 합니다.
그런 게 월마트나 기타 소매점에서 오는 걸까요? 적어도 제가 본 걸로는 아니었습니다. 제조사나 아니면 도매상 같은 데서 오는 거죠.
그런데, 일반 사람들은 보통 소매점에서 사는데... 소매점에서 사람들이 많이 사면 의료진들이 쓸 마스크가 부족해진다?
이해가 안 갑니다.
마스크 같은 개인 보호 물품들은 병원 같은 데로 먼저 들어갑니다.
부족하면 그런 곳은 받아도 소매점은 못 받는 경우가 많죠. 그런 만큼, 그런 사람들이 떨어질때 쯤이면 소매점은 한참 전부터 물량도 받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지금도 그래서 일반인들은 몇 달째 마스크 구경도 못 하고 있습니다.
물론 늦게라도 소매점에 재고가 남아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그런 것만이라도 확보를 하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럴 거면 소매점 자체에 문의를 해야죠.
예를 들면 미국의 Harbor Freight 이라는 싼 공구나 기타 여러가지 파는 곳은, 비닐 장갑이나 페이스 실드 같은 걸 전부 의료진에 기증해서 가게에선 구입하지 못하게 된 적도 있습니다.
이런 건 얼마든지 이해 가능합니다. 근데 소매점 선반에 있는 걸 의료진이 써야 하니 일반인들이 사지 마라?
이런 거 보면 어디서 마스크라도 찾으면 근처 병원에 전화를 해서 여기에 마스크 2개 있으니 사가세요~ 라고 하거나 자기가 그거 사서 기부라도 하라는 건가 싶어집니다. 어느쪽이든 현실적이지가 않죠.
사재기 하는 사람? 이런 걸로 사재기해서 되파는 인간들도 결국은 일반 소매상에서 사재기 하는 거니 일반인들에겐 부족해도 이게 의료진들에게 갈 양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사재기 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뭐라고 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가구요.
중간에서 돈 더 내고 병원에 갈 물량을 채간다? 이정도 재력이 있는 사람이면 적어도 일반인은 아닐 겁니다.
결국 제가 보기엔 물량 부족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려야 하는데, 마땅히 그럴만한 데가 없으니 일반인들에게 돌리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하여간 말이 길어졌는데, 결국 CDC 의 권고는 보통 사람은 집에서 알아서 만들어서 쓰라는 얘기와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이럴 거면 일찌감치 하지 왜 이제서야 이러나 싶어지네요.
이렇게 상황에 따라 말이 바뀌는 정부를 보고 있자니 그냥 짜증만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