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 유머 | 성인유머 | 음악 | PC | 영화감상 | |
게임 | 성지식 | 러브레터 | 요리 | 재태크 | 야문FAQ |
요즘 시절, 사재기가 있는 요즘 시절. 재미있는 이야기가 생각났네요. 이건 교민사회에서 흔히 있는 일이죠.
김씨는 평소 진보라고 소문난 사람. 박씨는 보수라고 소문난 사람. 두 사람은 서로 지지하는 정당이나 지지하는 정치색도 다르고. 그래서 서로 정치 얘기는 안하지만, 그래도 일상생활속에서도 성향은 어느 정도 드러난다.
예를들어, 이씨라는 사람이 규칙을 어겼다. 그러면 김씨는 이씨에게 너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해 그 잘못을 다시는 안하도록 하자라고 하고. 박씨는 좁은 교민사회에서 좋은게 좋은거니까 융통성있게 그냥 웃으면서 넘어가고, 이제 그러면 안된다는걸 알면 됐지 이런식이다.
그러다 이번 코로나19사건이 터졌다. 김씨는 어느 한 지역의 이름으로 바이러스나 전염병의 이름을 부르면 안된다는 취지(전염병이란 우리나라에서도 생겨날수도 있는것이다)에 공감하여 코로나19 바이러스라 하고, 박씨는 당연히 중국 우한에서 생겼으니 우한폐렴, 중국바이러스라고 해야 맞다고 한다.
코로나19의 전염성으로 인해 WHO에서 대유행 경고를 내린 날, 사재기가 이루어졌을때 김씨는 다같이 살기 위하여 사재기는 하지 말고 평소처럼 쇼핑하자고 했고, 박씨는 어려움도 모르는 시대에 태어난 애들은 배고픔을 몰라 라면서 쌀도 3포대, 밀가루도 2포대, 김치, 배추고 몇포대, 이런 식으로 사둔다. 김씨는 평소에 쇼핑하듯이 3일분 정도의 식품을 사는 정도로 하고.
1주일쯤 지나서 김씨의 집에 쌀이 다 떨어져갔다. 그래서 쌀을 사러 갔다. 평소대로 20kg 한포대를 샀다. 김씨의 4인가족이 1달~1달반 먹을 분량이다. 박씨도 슈퍼마켓에 뭘 사러 왔는지, 둘이 만나서 인사를 했다. 김씨가 차에 쌀포대를 싣는걸 보고 박씨가 한마디했다.
"당신도 사재기 하네."
"아니야. 우리집에 마침 쌀이 떨어져서 사는거야."
"20kg짜리를 사는건 사재기이지."
"아냐, 우리는 평소에도 20kg 한포대를 사. 우리집 한달~1달반 분량이야."
"20kg 사는건 사재기이지. 네가 평소데로 사재기하면 안된다고 했다면 안사거나 아니면 5kg짜리로도 충분하지."
"아니, 당신은 20kg짜리 서너포대를 사두었잖아. 그게 사재기이지."
"아니 그게 뭐래? 내가 내 돈내고 사면 되는거지. 내 가족 배곯지 않게 하려고 내가 부지런하게 돌아다녀서 빨리 줄서서 쌀 떨어지기 전에 내 돈으로 산거지, 그게 사재기인가?
당신은 사재기 하면 안된다고 주장하고서 20kg 한 포대를 사재기하다 나에게 딱 걸리니까 변명하는거잖아. 그거 내로남불 아니니?"
아, 이게 걸핏하면 내로남불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