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ID/패스
낙서 유머 성인유머 음악 PC 영화감상
게임 성지식 러브레터 요리 재태크 야문FAQ  
하로동선 (夏爐冬扇)
텐인치 | 추천 (19) | 조회 (494)

2020-06-03 15:39

하로동선 (夏爐冬扇), 여름날의 난로와 겨울날의 부채를 말한다. 직역하면 때에 맞지 않아 쓸모없는 것. 반대로 말하면 현재는 쓸모가 없으나 철이 바뀌면 요긴하게 쓰일 물건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나는 뒤의 해석을 좋아한다.

 

하로동선을 생각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 김영삼씨가 통일민주당과 민정당,의 3당합당을 주도했을떄 끝까지 반대하며 따라가지 않은 의원들이 민주당(별칭 꼬마민주당)을 창당한다. 그리고, 그 멤버들은 참 어렵게 정치를 하며 근근히 이어간다. 그 후, 15대 총선에서 떨어진 뒤 1997년에 낙선의원들과 함께 역삼동에 '하로동선'이라는 고깃집을 개업하였다.  김원기, 김원웅, 노무현, 박계동, 박석무, 원혜영, 유인태, 이철, 홍기훈등과 당선된 김홍신, 제정구의원등이 돈을 보태서 만들었다 한다. 이때의 하로동선의 의미가 바로 "현재는 쓸모가 없으나 철이 바뀌면 요긴하게 쓰일 물건". 하로동선 고깃집은 1년후에 문을 닫는데, 참여한 사람들은 '하로동선' 이름값데로 모두 우리 정치계에서 요긴하게, 그리고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오늘 왜 이 '하로동선'을 화두에 올렸냐 하면 우리집도 철만 바뀌면 이런 일이 생겨서 오늘 우리 가족 카톡방에 '하로동선'이라는 말을 남겼다. 물론 노무현대통령의 말도 함께. 여름에는 서로 자기방으로 선풍기(에어콘이 아무리 좋다지만, 가성비로는 선풍기가 최고, 우리집에는 한국에서부터 25년간 쓴 유명한 S회사의 선풍기가 2대가 잘 돌아가고 있다. 요즘 제품들보다 더 좋다.)를 가져가려 하고, 겨울이면 서로 좋은 난방기구를 가져가려 하는데, 철이 지나면 자기 방에 자리를 차지한다고 모두 밖으로 내두려 한다. 보관할 곳은 부족한데.

 

이번에도 서로 선풍기를 가져가려 한다. 그렇다고 사람수데로 사기도 그렇고, 설혹 사람수데로 사더라도 철지나면 또 보관할 장소 부족해지고. 결국은 하로동선이 되고 만다. 그래서 하로동선 이라는 단어를 써가면서, 노무현대통령의 일화도 소개해 가며 일장연설을 했다.

 

'여름에 난로를 보관할 마음이 없으면 겨울에 찾지 말고, 겨울에 선풍기를 보관할 마음이 없으면 여름에 선풍기를 찾지 말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