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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낚시에 미쳤습니다..ㅠㅠ
오일장에 돌아 다니며 혼자 장사하는 궁상맞은 홀아비 일상은 화냥년 빤스보다 더 바쁘기만 합니다.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준비 하고 아침밥도 먹지 않고 출발하여 7시경에 현장에 도착하는 데도 내가 늘 지각대장입니다.
5일에 4일씩 대구,부산,포항,울산지역 5일장을 돌아다니는데 하루 평균 200k를 운행하고 한달에 한번꼴로 엔진오일을 갈아야합니다.
하루종일 12시간 서서 장사하고 7시경에 철수하여 집에 도착하면 보통 9시경인데 밥먹고 씻고 하다 보면 11시경에 골아 떨어집니다.
5일에 4일간 장사하고 하루를 쉬는 데 물건 구입하러 다니고 4일간 장사할 준비를 하면서 쉬는 날 더 바쁘게 보냅니다.
개인적으로 사용할 시간은 전혀 없고 친척 지인들의 경조사도 제대로 챙길 여유가 없어 사람 구실 못하고 살고 있는데
유일한 취미인 낚시는 시간이 없어 하고 싶어도 20년 가까이 못하고 있고
이런저런 인연으로 맺어진 씹동무들과의 빠굴 약속도 번번히 공수표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2월말경 부터 갑짜기 시간이 많아지자 슬슬 낚시 생각이 나서 운동삼아 낚시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기상 민물낚시는 불가능하고 바다낚시는 제 시즌이지만 시간과 경비도 많이 들고 혼자 운전해서 갈 엄두가 나지 않아
집근처 10분 20분 거리의 꺽지 포인트를 찾아다녔는데 제시즌이 아니라서 입질 한번 받지 못하고 번번히 꽝치기 일쑤 였습니다.
운동삼아 소일삼아 시작한 낚시인데도 하도 손맛을 보지 못하니까 배스라도 잡아 보자고 생각하였습니다.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부터 시작하여 민물. 바다, 루어등 안해본 낚시가 없었지만 배스는 낚시 해볼 생각도없었습니다.
애기들도 낚고 여자들도 낚고 던지면 낚이는 천한 낚시라 생각했고 생태계 파괴어종이라 증오와 혐오의 대상으로 여겼습니다.
20년간 쳐박아 두었던 쏘가리 전용 장비로 양반 개헤엄 치는 심정으로 배스용 루어와 소품 몇개 사들고
의기양양 배스낚시를 시작하였는데 던지기만 하면 바로 낚여 줄 것 같았던 배스가 입질도 없었습니다.
약도 오르고 오기도 생겨서 몇날 몇일 계속 낚시를 다녔지만 결과는 일주일 내리 꽝이었습니다.
영하의 날씨인 비시즌임을 감안 하더라도 일주일 내내 낚시를 하면서 입질 한번 받지 못했다는 게 정말 자손심이 상하였습니다.
한때 프로낚시꾼으로서 제법 유명세를 떨쳤던 저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였습니다.
그때부터 인터넷이나 너트뷰를 돌아다니면서 배스낚시를 배우기 시작 했는 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여려워졌습니다.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기에 일과는 오전에는 야문을 즐기면서 너튜브를 오가며 배스낚시 공부를 하였고
오후에는 필드에 나가서 열심히 낚시를 하였는데 한달 가까이 입질 두번 받아 본게 전부였습니다.
3월초순이 지나자 필드에 하나 둘씩 배스꾼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을 따라 다니며 귀찮을 정도로 이것저것 물어 보면서 실전을 배워 나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두마리씩 잡히기 시작했고 낚시를 하면 할수록 힘들엇지만 어려울수록 배우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배스를 잡는 테크닉이 수백가지가 있고 낚아 내는 과정이 지금까지 경험한 어떤 낚시보다 재미있고 가장 큰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낚시는 이론만으로 배울 수 없고 풍부한 실전 경험이 축적되어야 전문적인 테크닉을 구사 할 수 있는 데 고수가 될 수록 즐거움이 배가 됩니다.
이제 막 입문 단계이지만 눈만 뜨면 배스부터 생각나고 운전할 때도 장사때도 배스생각뿐 그야말로 배스에 미쳐가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당구에 미쳐 봤고 젊었을 때는 카드 놀음에 미쳐 봤지만 그중에서 배스낚시가 최고로 홱가닥 돌게 만들었습니다.
내 생애 두번 다시 낚시장비를 사는 일은 없을것이라는 결기로 20년 동안 낚시를 딱 끊었는데
배스를 시작한 후 슬금슬금 사 모은 장비가 벌써 백만원이 훌쩍 넘었습니다.
요즘은 없는 틈을 만들어 낚시 가고 비가 조금만 와도 안나가고 덥다고 안나가고.이런저런 핑계로 장사 빠질 궁리만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았으니까 이제 조금씩 쉬어 가는 것도 나쁘지 않고 나를 위해 그정도 투자 하는 것도 별 무리가 없지만
문제는 스포츠피싱이라 체력소모가 상당히 심해 나이 많은 60대 중반 아저씨가 감당하기에는 빡세고 힘든 낚시입니다.
필드에 나가보면 20-30대가 가장 많고 간혹 40대도 보이는데 낚시를 시작한지 5개월동안 50대 이상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일상생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지금까지 스스로 철인이라고 여길 정도로 억척 같이 살았는데
생전 아프지 않았던 고관절 부위가 고장나 병원 신세도 여러번 졌고 허벅지에 알이 배이고 다리에 경련이 자주 일어나
물리치료도 몇번 받았습니다.
그래도 정신 못차리고 오늘도 비가 그치자 말자 가까운 저수지로 달려가 팔 빠지게 채비를 던지다 왔습니다.
이러다가 생병 날 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요즘은 집중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너무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