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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와 월세
텐인치 | 추천 (13) | 조회 (550)

2020-08-06 05:58

외국에서 사는 분들은 모두 렌트비(우리는 월세라고 하는데 주당 금액으로 계산하여 2주마다 내는게 일반적이죠.)를 내고 세입자 생활을 해보셨을겁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목돈을 모두 내고 전세를 경험해 보셨을거고. 학교다닐때는 보증금+월세를 내면서 살아 본적도 있죠. 이거 저거 살아보니 장단점은 있는데, 전세란거 자체가 에전과는 다른 상황이니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항상 생각했죠.

 

우리 어렸을때는 집에 방 하나, 부억 하나가 별도로 있으면 전세를 내 주었죠. 주로신혼부부나 젊은 부부들, 아니면 시골에서 유학와서 중고등학교 다니는 형제, 자매, 남매들이 세들어 살았죠. 그리고 그 전세보증금은 대개 고금리 저축 상품에 넣거나(그때는 마을금고, 투자금융, 신탁회사등등이 일반 은행보다 1.5~2배 정도 이율이 좋았죠. 그리고 은행 이율도 정기예금은 10%가 다 넘었죠.), 일수로 돌리거나, 또는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 주었죠. 이게 다 고금리였기 때문에 가능하죠. 일수쟁이에게 돈을 맡기면 보통 2부, 2부5리, 심하면 3부까지도 받으니까요. 이게 뭔소리인지 아는 분들은 386급 이상이죠. 월 이자가 2~3%란 얘기죠.

 

그래서 전세제도는 집주인에게는 고금리 상품에 돈을 넣어서 생활에 도움이 되고, 세입자에게는 그리 많지 않은 금액(그때는 전세금이 별로 안 비쌌죠. 타당한 금액(resonable하다고 해야겠죠?)으로 안정된 주거를 보장받고. 그래서 예전엔 아들내미 결혼할때 부모가 먹고 살만하면 전세금을 대주거나 보조해주는게 일반적이었죠. 사정이 안되면 월세로 시작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남자는 전세자금, 여자는 살림살이, 이게 결혼할때 기본준비였었죠. 저 결혼했을 당시에도.

 

그런데 이게 90년대말~2000년대초를 지나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지죠. 전세금의 용도는 이자돈 받는 재미가 아니라 집을 사는 용도로 사용되었죠. 2000년대 초중반부터 시작된 저금리 시대에 전세받은 돈을 굴리기에는 터무니없이 이자율이 낮고, 그렇다고 위험한 곳에 투자하기는 더 어렵고. 그래서 다들 유행인게 '전세끼고 집 사두자. 어차피 주택가격은 오를테니 그게 진정한 투자이다' 이러면서 갭투자라는 것도 시작되고.

 

더욱이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전세금을 나중에 돌려 받기 어려운 경우도 생기고. 그래서 그 당시에는 전세 들어갈때 꼭 조회를 해봐야 했죠. 지금은 이게 전세금 맞아 할 정도로 전세금이 비싸고 집값의 70%가 넘는 경우가 허다하죠.

 

처음 이민왔을때, 가장 당황했던 것이 렌트비라는 거였죠. 처음 와서 무난한 크기의 평균정도의 집을 렌트했는데, 주당 400달러 정도했죠. 아무 생각없이 다들 그러려니 하고 렌트를 얻었는데, 주당 400달러, 장난아니대요. 한국돈으로 해도 주당 45-50만원 정도되고 한달로 환산하면 월 200만원 수준이죠? 물론 사는 지역에 따라 렌트 가격은 많이 다르죠.

 

암튼 처음엔 렌트비라는게 너무 무서웠죠. 그래서 바로 집을 샀죠. 다른 사람들은 일단 6개월~1년정도 렌트를 살아보다가 주변도 알고 세상도 안 다음에 사라고 했지만, 제 입장에선 주당 내는 렌트비가 무서웠죠. 경험이 없으니. 다른 사람들은 다 그렇게 렌트를 사는데. 예전에 한국사람들이 정치인이나 공직자 자녀가 외국에서 호화 생활한다고 하면서 월세가 비싼 아파트에서 산다고 기레기들이 쓰던데, 사실 그건 호화가 아니라 보통 그런겁니다. 월 200-300만원은 기본이죠. 주당 렌트비가 500달러라 하면 월 평균 2200달러정도, 그러면 월 250만원 금방 넘어가죠?

 

우리는 처음 경험하는거라 렌트비 내기가 무서웠는데, 다른 사람들(토착민들이죠. 외국인들...)은 익숙한 문화이기에 아주 자연스럽게 렌트를 내면서 살대요. 주당 700달러, 800달러짜리 집에서 살면서 집을 사는것 보다 이게 더 낫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데, 살다 보니 이것도 장점이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애들이 결혼할때가 되었는데, 한국같으면 예전 생각으로 전세금이라도 마련해줘야겟다 라고 생각하면, 요즘 전세금이 너무 세서 막막할텐데 여기서는 그냥 애들이 주당 렌트비 내면서 사니 그런 걱정은 없고. 다만 애들이 렌트비를 내다가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나, 그렇지 않아도 여기도 집값이 엄청나게 올라서 힘들텐데 라는 생각도 들고.

 

세상 모든 일이 장단점이 있죠. 전세제도 월세제도도 마찬가지라 봅니다. 다만, 전세제도라는게 현재의 관점으로 보면 위험부담이 큰 제도이죠. 월세제도는 매달 내는 월세가 부담이 되고. 보증금+월세 제도, 반전세라는 제도도 적당한 제도라고 봅니다. 월세를 내지 못하거나, 시설물에 데미지를 입혔을 경우에 대비한 보증금(여기에서도 렌트비 보증금을 본드피라 해서 보통 3-4주분을 냅니다.)을 받고 월세를 하는 것도 괜찮다 봅니다. 다만, 보증금을 여기처럼 3-4주분을 내는게 아니라 조금 더 많이 내는게 서로에게 절충안도 되겠죠?

 

모든 일이 과도기가 있고, 처음 시작하는 일은 혼란도 올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에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고.

 

(다음에는 상가임대에 대해서도 소개를 해볼까요? 다른 나라의 제도와 비교하면서 우리 장점도 살리고 다른 나라의 장점도 접목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유학오는 애들에게 항상 공부만 배워가지 말고 시스템의 장단점을 배워가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