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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 이기 오지랖이라구요???
boxtops | 추천 (59) | 조회 (706)

2020-08-10 13:28

며칠전 퇴근길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 아파트앞 횡단보도(왕복 8차선)를 건너가던 중이었습니다.

 

제가 거의 다 넘어갔을 때쯤 뒤쪽에서 "아악" 하는 비명소리가 들리는게 아닙니까?

 

제가 뒤를 돌아보니 한 10여세 되어보이는 여자애가 자전거에 동생으로 보이는 한 6세가량의 여자아이를 

태우고 끌고가던 중 이었습니다. 위치는횡단보도 중간쯤이었습니다.

자전거를 끌고가던 언니가 파란불이 거의 꺼져가자 다급한 마음에 급히 자전거를 끌다가 자전거 바퀴휠에 여동생 아이의 발이 끼어 동생이 비명을 지른 것이었더군요.

 

저는 일단 황급히 도로중앙으로 되돌아가서 상태를 살폈습니다. 휠에 발이 끼어있어 제가 빼보려고 하니 도저히 빠지질 않더군요

그 와중에 횡단보도 신호등이 바뀌어 앞으로 가려던 차들은 빵빵대고 난리였습니다.

 

저는 일단 차들에게 손을 흔들어 신호를 하고 다시 애의 발을 빼보려 했으나 도저히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때 다행히 20대청년 하나가 도우려 쫓아오더군요.

 

저는 일단 청년에게 같이 자전거를 들어서 길 바깥쪽으로 옮기자고 애길하고 둘이서 자전거를 들고 겨우

길바깥쪽으로 옮겼습니다

 

그때 길가에 서서 "저를 어째"하며 안타깝게 바라보던 아주머니 하나가 제게 "119에 신고해 드려요?" 하고 

얘기하시길래 저는 빨리 좀 부탁한다고 얘길하고 길가에서 상태를 보니 도더히 휠에서 발을 빼기가 어렵다는 판단이 서더군요.

 

저는 청년에게 "내 집이 바로 앞이니 내가 가서 뺀치를 가져와서 휠을 자르겠다. 애를 잘 살펴달라"고

얘길하고 집으로 달렸습니다.

가던 중에 뺀치를 가지고 내려와 달라고 아들녀석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질 않아 그냥 집으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 야속한 에레베이터는 올라가고 있고 속은 탔지만 17층까지 달려올라가는 시간이 엘베를 기다리는 시간보다 더 걸릴것 같아 기다릴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허둥대며 집에 들어선 절 보고 와이프는 "아니 도대체 왜그러냐?"고 물었지만 저는 뺀치, 뺀치만 부르짖으며,

뺀치를 찾아서는 다시 불이나케 뛰어 나갔습니다.

 

다시 길가로 쫓아 가보니 어느새 119가 출동하여 아이의 발을 막 휠에서 잡아 뺀 상태였더군요.

 

저는 한 숨을 몰아쉬고 애 상태가 괜찮은 걸 확인한 다음 바로 집으로 올라왔습니다.

제가 식구들에게 그런일이 있어 정신이 없었다고 얘길하니 그제서야 집사람이랑 아들녀석이 "정말 다행이다"고 얘기해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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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글을 적어서 야문 횐님들의 의견을 여쭙고자 함은 바로 다음날 상황때문입니다

 

담날 회사에 출근한 저는 직원들과 잡담중 어제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제 얘기를 들은 회사사람들은 하나같이

"아니 **장님 도대체 그렇게 하심 어떡해요? 그건 오지랖이에요.

만일 **장님이 뺀치로 자전거 휠을 잘랐다고 해보세요.

나중에 그 애의 부모님이 찾아와서 자전거 값을 물어 달라고 하면 어쩌실 거예요?

119에 신고까지 했으면 됐지 왜 그리 오버를 하시고 그러세요?"

 

이런 반응을 보이다니 저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애가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그깟 자전거가 문제야?

나중에 얘 부모가 그럴리도 없겠지만 만일 자전거값 변상을 요구하면

일이십만원을 물어주더라도 난 뺀치로 휠을 자르는게 맞다고 봐.

담에 그런일이 있다고 해도 나는 휠을 자를거야. 이거야 원 

사람이 먼저야 자전거가 먼저야?"

 

저는 강하게 반박했지만 회사사람들 절대 다수는 그런상황에서 제 행동은 오지랖이라고 

결론을 내더군요

 

이기 이기 정말 오지랖입니까?

 

여러분들이 오지랖이라고 해도 강호의 도리를 지키기 위해 저는

장검을.... 아니 뺀치를 들겠사옵니다. 에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