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벗
| 추천 (0) | 조회 (495)
1999-12-09
휴직을 하고 산사에든지 벌써 40일을 넘기고있다.
아침예불(새벽 4시에 함)만 빼면은 제법 견딜만 하며 이제사 아랫동내 나들이에 재미가 솔솔 나려고 하는데....
방금 집에서 전화가왔다. 입영통지서가 나왔다는 것이다.
99년 12월 27일 집결지 진주....
아아아...이추운 엄동에 신병훈련에다 이제부터 2년반이나 사제생활과는 떨어저 살아야 한다니....
빈 라면박스에 짐을 주섬주섬 챙기는 눈의 촛점이 흐려지며 까닭모를 눈물이 맺히려하는것을 입술을 께물고 고개를 내저으며 애서 참아본다. 입산수도 100일작전이 무참히도 깨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동안 지내왔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처 지나가면서 온갖 상념과 회한이 가슴을 미어지게 하고있다.
상밑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스님몰래 감추어둔 소주병을 찾아서 병채로 입으로 가저간다.
앞으로 2년 반이라.............
아아아 이제사 나도 대통령 후보로서 결격사유가 없어 지려나보다.
어서 집에가서 아들놈의 장도를 축하 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