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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시 하는 이야기중의 하나인 종교 얘기 가볍게 한번 해볼까요?
나는 어려서 친구따라 교회도 가보고, 성당도 가보고, 할머니 손잡고 절에도 가보고. 그러다 젊은 시절엔 성경에 좋은 말이 있겠지 하는 마음에 번격적으로 교회를 다녀보고. 그러면서 유대교와 기독교의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공부도 해보고. 그러다 지금은 때려 치웠습니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 그 말씀이지요.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기독교, 특히나 한국기독교가 너무나 유일신 사상에 빠져 버려서이죠. 특히나,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말에 너무 빠져 있어서이죠.
(사실은 유일신 사상은 모순이죠. 십계명에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했는데, 그럼 다른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거 아닌가요? 다른 신들 많은데 나만 믿으라 그거죠. 이거 보고 기독신자들은 저거 사탄이구만 할지도 모르죠. 유일신사상보다는 으뜸신 사상이었다면 더 논리적이겠죠? 세상에 신들이 참 많은데, 그 중에 하나님이 으뜸이라고 햇다면 더 나았을지도)
기독교에 가장 크게 반감을 샀던 때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셨을때죠. 당시에는 나도 기독교 신자였는데, 나를 사랑해주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가는 길에 안녕히 잘 가시고, 너무나 감사했다는 마음으로 큰 절 두번을 올렸죠. 큰 절 두번도 부족했죠. 그런데, 형제중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다는 막내 숙부가 큰 절을 안 올리고 무릎꿇고 묵념으로 마지막 인사를 하더군요. 그래서 사랑하는 분 가는 길에 큰 절도 안 올리냐고 했더니 기독교 신자라 그렇답니다. 계명에 큰 절하면 우상숭배래요.
여러분들도 다 알다시피 모세가 십계명을 가지고 내려와서 전파한 말이 바로 저 말이죠. 역사적으로 봐야 할 이유가 꼭 있습니다. 그 당시에 온갖 사이비 종교나 토테미즘이 판치고, 그를 빌미로 땀흘려 이룬 소중한 재화로 동상만들고, 우상화하는데 썼죠. 거기다 반윤리, 반사회적인 행위들을 하고. 그래서, 거기에 일침을 가하는 덕목으로 만든 것이 십계명이고, 그걸 새겨넣은 돌판을 우상을 상징하는 동상에 던져 부셨다고 성경에 나오죠. 그 시대상이 문제입니다.
선교사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의 풍습은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해석하여, 우리가 우리 조상에게 인사하는 것을 우상섬긴다고 하고, 없는 살림에 조상섬긴다고 지랄을 떠냐 하면서,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우상을 섬기지 말라'고 우리 조상에게 인사를 못하도록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기독교 신자들 말이 다르고, 민속학자들 주장이 다르니.
그러나, 중요한 것은 모세가 십계명 들고 나왔을때가 지금이랑 같진 않습니다. 내가 먼 후세인 나까지도 걱정해준 우리 조상에게 인사하는 것도 우상을 섬긴다고 하고, 계명에 어긋난다고 하길래 과감히 기독교를 때려 치웠죠. 지금 내가 그렇듯, 내가 나뿐만 아니라 내 후세들도 행복하게 잘 살아한다고 걱정하듯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나를 걱정해 주었고, 생전 얼굴도 못본 증조부무, 고조부모들도 나를 걱정해 주었을 것이 분명한데, 그런 조상들에게 내 나름데로 절을 올리고, 소박한 제물을 바치고, 인사를 올리는 게 우상을 섬기는 거라 말한다면 기독교 아니라 기독교 할배라도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게 내 생각입니다.
물론 이런 걸 저따위로 해석하는 기독교의 지도자를 비롯하여, 종교학자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잘못도 분명 있지만, 자기 조상에게, 자기 부모님, 자기 조부모님에게도 내가 하고 싶은 인사를 못하게 한다면, 뭣하러 종교를 믿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이를 달리 생각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요즘 내가 어촌과 바닷일을 다루는 다큐를 많이 봅니다. 와이프가 옆에서 '당신 어부 되려고 그래' 라고 할 정도로. 그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어부들이 나갈때 조상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오늘도 잘 보살펴 주세요 하고 나가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내 핏줄만큼 나를 걱정해주고 생각해 주는 사람(돌아가신분들 포함)이 있을까요? 하나님이, 부처님이? (그 분들은 인류 전체의 행복을 고민해야지, 저같은 소소한 사람에게 신경쓰면 안됩니다. 큰일해야 하는 분들이). 그런 우리들 조상에게 인사하는게 우상숭배? 계명위반?
그냥 맘편히 오늘도 나를 정말 사랑해 주었던 할아버지, 할머니께 감사드리며 인사드리고, 뵌적없는 증조부모, 고조부모에게도 후손들 걱정, 후손들 사랑 많이 해주어 감사하다고 인사드리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