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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정치에 선악은 없습니다.
사람은 저마다의 욕망이 있고, 그 욕망을 바라보는 유권자와 그 욕망을 보여주는 정치인 사이의 줄다리기일 뿐.
만약 당신이 정치에 선악이 있고 스스로가 선이라 생각하신다면, 그건 '내가 선이다'라고 인정 받기를 바라는 욕망에 맞추어 당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여준 정치인에게 낚였을 뿐입니다. 정말로 당신이 완전무결한 '선'이라 생각합니까? 당장 오늘 하루만도 당신이 욕망한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닐텐데... 진실을 외면하지 맙시다. 당장 이 야문 자체도 성욕에 솔직하기 때문에 들어온 것 아닙니까. 애초에 '선량한' 사람은 야문을 해서는 안됩니다. "성욕에 미쳐서 야문 같은 곳을 들어가다니, 더러워요!" 하지만 우리는 야문에 들어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악한 사람은 아니지요.
욕망 자체를 선악으로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그냥 타고나기를 그렇게 태어났을 뿐입니다. 사람은 복잡한 존재고, 그 사람들이 모여 형성되는 공동체, 사회, 국가 역시 복잡하게 상호작용하고. 예로부터 집단을 유지하고 발전하기 위해 맞닥뜨려야 하는 첫번째 질문은 '구성원의 욕망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였습니다. 말이 좋아서 '정치'라 하지, 본질은 욕망의 제어입니다. 성욕을 예로 들면, 착한 성욕이 있고 나쁜 성욕이 따로 있습니까? 본질은 같습니다. 번식과 쾌락의 욕구. 그것이 잘 관리되면 출산율 증가와 행복증진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고,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면 강간살인, 아동포르노나 N번방 사태 같은 성범죄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적어도 정치의 측면에서는 그렇습니다.
당신이 선량하며 당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은 옳고, 당신의 생각과 다른 이들은 패악하며 그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은 쓰레기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부터 벗어나세요. 당신은 결코 선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악하지도 않습니다. 자기 이익을 포기하기는 싫지만, 그걸 대놓고 인정하기에는 부끄럼 타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건 이상한 것이 아니라 보통입니다. 누구나 다 그렇습니다. 당신 뿐 아니라 당신이 지지하는 정치인도, 당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도, 그들이 지지하는 정치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정치인이 당신보다 더 연기를 '능숙하게' 하는 능력이 있을 뿐입니다.
오늘도 누군가는 '탐욕과 싸워야 한다.'라고 부르짖을 겁니다. 단언컨대 그것은 위선입니다. 우리는 욕망을 품을 자유가 있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자유가 있습니다. 그것을 '경쟁'이라 부르며, 개인의 성취, 공동체의 번영을 가져옵니다. 정의의 사자인 양 그것을 부정하는 이들은 바로 당신의 맹목적인 지지로 뒷받침되는 '권력'을 탐욕할 뿐입니다. 당신은 그들에 대한 열렬한 지지로써 '무소유'를 실천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당신의 열렬한 지지로부터 권력을 '소유'합니다. 이것이 본질입니다. 권력을 '양심적으로' 쓰는지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신도 명예와 권력을 손에 쥐었다면 충분히 '양심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탐욕과 싸우기 떄문에' 손에 쥘 것도 놓았지만 그들은 모든 것을 손에 쥘 수 있게 된 것이 중요합니다. 당신은 단지 이용당했을 뿐입니다. 바로 그 '착하게 보이고 싶은' 욕망에 눈이 멀었기 때문에요.
착한 아이 매트릭스에서 벗어나세요. 내가 솔직하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내 주변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를 따져보고, 어떤 작자가 그것을 얻어내기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하면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욕망이 판치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바로 그 '탐욕'이 있었기에 인류의 발전을 이끌었고, 그 '탐욕'이 균형을 이룬 결과가 오늘의 문명사회입니다. 욕망이 가득하면 세상이 망하나요? 아니요. 욕망과 욕망이 서로를 견제하며 질서가 발생합니다. 오히려 욕망이 부정되는 사회가 더욱 어두운 형태로 썩어들어가고 곪아가기 마련입니다. 환상에서 벗어나세요.
유권자가 스스로를 제대로 보고 나서야 비로소 정치인이 제대로 보이고, 정치가 제대로 보입니다. 이제 그만 '착한 아이' 매트릭스에서 벗어나 현실을 바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P.S.
2010년대 초반, 지인에게 듣기로 당시 정치권 일부에서는 '통렬한 반성'이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당시 소위 '일베'로 칭해지던, 온라인 커뮤니티에 기반을 둔 젊은 극우 팬덤. 그들을 분석해보니 '스토리'가 있더랍니다. 맞는 말 틀린 말 교묘히 섞어서 문제인데, 중요한 것은 '재미있고 흡입력이 있다'더란 말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형성된 세계관은 철저하더랍니다. 하지만 자신들에게는 진지하고 재미없는 멘트밖에 없으니 질 수 밖에 없다더라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느덧 2020년대입니다.
어떤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당신은 혹시 정치가 '재미있습니까'? 그들이 악당을 쳐부수며 하나하나 '스토리'를 진행하는 과정이 너무도 통쾌합니까?
하지만 당신이 살아오시면서 느끼건대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한번쯤은 비판적으로 되돌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