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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86년생입니다. 생애 첫 투표가 2006년 지방선거였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져버린적이 없었습니다. 10년이 지나고, 서른이 넘어서, 매번 선거때마다 고배를 마시면서도 한번도 실망한적 없었습니다. 그저 우리가 약해서, 운동장이 기울어져서, 저들이 영악하고 악랄해서, 시간이 지나고 시대가 바뀌면 좋은 날이 올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이 그 때인줄 알았습니다. 20대 총선, 박근혜 탄핵, 문재인정부의 시작과 21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는데 드디어 내 소중한 한표가 이바지했다는 것에 너무나 뿌듯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잘 하기를 바랬습니다. 아니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15년 전 시작된 그 암흑기를 다시 떠올리게만 하지 않길 바랬습니다.
불과 1년 전, 코로나팬데믹이라는 혼란속에 국민들은 180석이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줬습니다. 말마따나 편향된 언론과, 부패한 검찰과, 전정권의 잔재와 비리권력, 그리고 부동산 투기세력의 득세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런데 이제와서 이들에게 개돼지라니요.
당원만 국민입니까. 지지자들만 국민인가요.
20대 여성과 40대 남성을 제외하고 다 졌더군요.
이들이 다시 돌아올 기회마저 내다버릴겁니까.
개돼지니까 때되면 다시 돌아오겠거니라는 태도로 내년 대선을 맞이할건가요?
졌잘싸라는 말이 있습니다. 졌지만 잘 싸웠다.
어디 하나라도 잘 싸웠다고 할 부분이 있나요?
보궐의 이유, 후보선출과정, 토론과 선거전략 어디 하나 잘했다고 평가할 부분이 있던가요? 제가 볼땐 잘한게 없던데요. 도드라져도 될까말까한데 구태의연하기 짝이없었죠. 그저 비교우위만 내세웠죠. 그래서 쟤들 찍을거야라는 생떼만 썼을 뿐이죠. 본인들 경기력이 썩은건 생각치 않고 말이죠.
어느정도 예상은 했을겁니다. 민주당이나, 후보들이나, 지지자들이나 말이죠. 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분위기가 너무 안좋았잖아요. 그래서 결과보다 반응에 더 촛점을 맞췄습니다. 지는건 ㅇㅋ. 그 다음은 어떨까. 다음을 기대할 수 있을까 말이죠. 뭐 기대가 무너지는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민주당보다 더 민주당스러운 열린민주당 손혜원 전 의원님께서 페북에 이런 글을 올리셨더군요.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그리고 여당야당을 떠나서 쳐발렸으면 "국민의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를 먼저 하는게 정상입니다. 그게 기본이구요. 다음에 대한 기대조차 무너진 착찹한 밤. 손혜원님께 한마디 남기고 마무리하겠습니다. 넌 씨발 눈치도 없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