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ID/패스
낙서 유머 성인유머 음악 PC 영화감상
게임 성지식 러브레터 요리 재태크 야문FAQ  
'친일매국노'가 수많은 비추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pioneerhv | 추천 (-130) | 조회 (1445)

2021-06-23 15:53

수많은 비추에 몸둘 바를 모를 지경입니다. 우선 정중히 고개를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살면서 '친일매국노'라는 칭호를 얻을 줄은 몰랐습니다. 영광입니다. 그래서 감사의 변을 좀 드릴까 합니다.

 

 

1. 최소한의 예의는 좀 갖춥시다, 국격 떨어지게 그러시지 말고요.

 

민주주의를 실천한다는 분들이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인 상호존중과 예의는 다 어디다 버리고 오셨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여러분에게 뭐 칼질 총질을 했습니까, 아니면 뭐 재산을 강탈하기라도 했습니까. 항상 예의를 갖춰 글을 쓰고, 정권에 대해 비판을 할지언정 회원 개개인에 대해 비꼬는 표현은 단 한 번이라도 쓴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언제나 저 개인을 상대로 조롱과 비난과 무례한 표현을 일삼으시는군요. 그러고는 스스로 쿨하다 생각하시겠지만, 참으로 저렴한 언행입니다. 혹시 오프라인에서도 그렇게 하시는 것은 아니기를 진정으로 걱정해드립니다. 사회부적응자나 하는 짓거리니까요. 뭐, 덕분에 오늘은 저도 좀 빈정거리는 어투를 써볼까 합니다.

 

 

2. 친일매국노, 토착왜구. 위선자들의 신나는 노래.

 

일단 제가 말을 듣기는 했으니 대답을 드리기는 해야지요.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면 친일 매국노인가요? 토착왜구라는 말도 쓰죠 아마? 독도는 우리땅 노래를 제가 참 좋아하는데 말이죠. 병역의 의무도 잘 이행했고. 참 편리한 사고방식이네요. 선동가들이 딱 좋아할만한 그런 사고관.

 

자꾸만 섀도복싱을 하는 분들이 계셔서 드리는 말씀인데 저는 친일청산이 제대로 안 되었음을 부정한 적이 없습니다. 반민특위 해산 등등. 개판이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친일매국행위가 명백히 인정되는 개인에 대한 재산박탈이나 형벌 부과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진정소급입법을 지지합니다. 아무리 헌법 제13조가 진정소급입법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형법 제1조 제1항이 행위시법주의를 이야기해도, 친일반민족행위에 대한 처벌 및 부정축재한 재산 몰수는 헌재가 말하는 진정소급입법의 예외적 허용사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에 해당한다 보기 때문입니다.

(진정소급입법 허용논의는 별 이상한 누더기정책에 갖다 쓰는게 아니라 바로 이런 중대한 사안에 예외적으로 갖다쓰는겁니다)

 

그런데 그 반민특위 해산에 결정적 역할을 한 한민당의 계보를 잇는 분들이 친일청산을 명분으로 권력을 잡는다? 이건 좀 넌센스 아닙니까. 그렇게 친일의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면 민주당 간판부터 내려야죠. 지금은 다른 사람이다? 그런 허술한 변명은 친일세력이 항상 하던 것 아닙니까. '내 선조는 그랬지만 나는 어려서 몰랐다. 하지만 책임은 안 지겠다.' 한민당의 정치적 유산 물려받고 '민주' 이름 쓰면서 이전 세대의 책임 부정하는 것이랑 대체 뭐가 다릅니까.

 

+혹시나 해서 첨언하는데 자유당계열이나 한민당계열이나 반민특위에 반대했던 것은 매한가지이며 이 문제에 관한 한 그나물에 그 밥입니다. 정치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자신들은 아무런 관련도 없이 언제나 정의의 편이렀었던 것처런 깨끗한 척 하는게 역겨워서 그렇습니다. 

 

제가 장담컨대 현 여권의 계보가 조금이라도 남아서 이어진다면,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백년이 지나도 친일청산 메들리는 계속될겁니다. 그 쓰레기같은 친일파들의 뼛골이 문드러져 가루도 안 남게 된 다음에도 말이죠. 물론 실제로 청산은 절대로 안 할거에요. 왜냐, 저 메시지가 남아있어야 정권을 잡거든요. '나의 모든 불행은 친일청산이 제대로 안 되어 벌어진 일이야.' 라고 자위하기를 원하는 대중의 열등감을 이용하는 거죠.

 

 

3. 위선자들의 단골멘트

 

말이 나온 김에 진보의 탈을 쓰고 국민들 등쳐먹는 위선자들의 단골멘트를 좀 정리해드립니다.

 

1)너가 불행한 건 네 탓이 아니라 사회 탓이니 분노해.

맞는 말도 자주 있기는 하죠. 하지만 그 다음이 진짜 핵심.

 

2)사회를 바꾸기 위해 힘을 모으자. '나에게' 힘을 줘.

힘을 모으지만 '나에게' 모으는 겁니다. '너한텐' 안 줍니다.

 

3)이미 이겼지만 아직 힘이 부족해, 계속 힘을 줘.

이미 승리했지만 할 일이 많다고 징징댑니다. 그리고 절대 일을 안 합니다. 왜? 그 일을 끝마치면 힘을 계속 가지고 있을 명분이 없는데 힘은 달콤하고 내려놓긴 싫거든요. 그래서 그들은 계속 '분노'할 일을 찾습니다.

 

4)아, 실수. 하지만 쟤네들이 더 나쁜거 너도 알지?

힘에 취해 탐욕을 부리다보면 가끔 속내를 들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실수였을 뿐 절대로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를 하지는 않습니다. 사과는 곧 자긴이 나쁜 놈인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고, 그건 힘을 가질 명분을 잃는 거니까요. 대신에 그들은 항상 추상적인 적을 찾습니다. 저 놈들이 더 나쁜 거 알지? 라면서요.

 

 

4. 개돼지가 되지 말자.

 

이런 허술한 술수에 놀아나는 걸 바로 개돼지라 하는겁니다. 중세 마녀사냥과 다를 것이 없으니까. 본인들이 생각을 못하고 프로파간다가 불러주는대로 그냥 앵무새마냥 좔좔 읊거든요. 때때로 그 프로파간다는 무당이라는 이름으로도, 성직자란 이름으로도 불렸고, 군부독재시절은 뭐 달랐을 것 같습니까? 요즘은 온갖 찌라시와 유투브 등이 그 역할을 하는 모양입니다.

 

여러분은 책이란 것을 읽기는 합니까? 아, 뭐 읽어도 철지난 마르크스 역사발전5단계설 짜집기한 책이나 형사법의 정의를 깔아뭉개면서 스스로 정의인 척 변명하는 프로파간다 서적이나 읽겠죠. 편하잖아요. TV 보는 것처럼 편하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프로. 생각을 안 해도 되니까.

 

그놈의 민주주의나 헌법 제1조는 노래로 열심히 불러대지만 정작 헌법 제12조나 제23조, 제37조가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저 헌법헌법 노래를 만든 인간들이 바로 그 헌법정신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왜요? 일단 모르니까요. 그런데 알려고도 안 하니까요. 끽해야 팟캐스트 같은 거 흘려들으며 그런가보다 하지요. 학계의 교차검증이 된 텍스트가 아니라 제 입맛대로 변질되고 왜곡된 인스턴트 정보나 들으면서요.

 

그러니까 개돼지 소리를 듣는 겁니다. 그러니까 무시당하고 이용당하는겁니다. 4, 5년마다 그 비싼 세금 내고 겨우 한 표 행사하면서(아, 물론 세금을 낸다는 전제 하에서), 고작 헌법 130개 조문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 찾아볼 생각도 안 합니다. 그러니까 정치권이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거에요. 정치권에 지인이 있다면(카더라 말고 진짜 믿고 속내 털어놓을 수 있는 지인) 진작에 아셨을 텐데, 언제쯤 환상에서 깨어나실 건가요.

 

 

5. 제발 그놈의 '국격' 좀 높여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하도 답답해서 그러는데, 유식한 척 하는게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 주권재민, 주권자인 국민이라면 너무도 당연하게 알고 있어야 할 기본입니다. 국민의 기본 격이에요.

 

우리네 교육과정이 허접하고 '말 잘 듣는' 개돼지를 기르는 것이 목적이라 이런 기본적이고 중요한 걸 안 가르쳤다고 해도, 적어도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여러분만큼은 찾아서 배웠어야죠. 어디서 변질되고 왜곡된 이상한 찌라시만 주워듣고 좀비가 되지 말고요. 국격은 바로 그런 걸 말하는 겁니다. 주권자인 국민이 주권을 위임받은 국회와 정부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시할 역량이 되는 것.

 

 

6. 민주주의의 위기, 바로 당신입니다.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매도하고 사회에서 숙청하고 배제시켜버리는 정치체제를 바로 전체주의라 합니다. 독일 나치와 이탈리아 파시즘, 동아시아 군부독재가 멀리 있는 게 아니에요. 솔직히 그 친일매국노 지주들이 모인 한민당의 후신인 민주당계열을 지지하면서 그런 말을 하는 것도 웃기고, 박정희 전두환 독재를 절대적인 악으로 보면서 이름만 바꾸고 자행되고 있는 현 정권의 제도적 개악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것도 웃깁니다.

 

하긴, 여러분이 아는 '민주주의'란 '민주'당 = 민주주의라는 흑백론이 전부일 테니까 더 이야기하지는 않을게요. 군부독재에 항거하며 스러져 간 민주열사 분들이 지하에서 통곡하실 일입니다. 정말로, 그 분들은 무엇을 위해 그렇게 희생하신 걸까요. 상식적인 보수, 제발 '상식' 좀 갖추고 상식을 입에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맨날 뭔 목사 유투브만 보고 태극기 흔들면서 다니는 어르신들이랑 당신들이 대체 다른게 뭡니까. '~님 사랑해요.' '~님을 지키자.' '동의 안하면 종북빨갱이/토착왜구'. 같은 사람이 기획했나 싶을 정도로 유사한 멘트들.

 

 

7. 언론개혁? 민주주의 무력화의 다른 말입니다.

 

정부가 뭐만 하면 디립다 깝니다. 침소봉대하고. 가짜뉴스 퍼트리는 것 같고. 조중동. 쓰레기. 그렇죠?

 

그런데 이게 바로 언론이 잘 하고 있는겁니다. 정부를 견제하는 거니까요. 기득권을 옹호하는 썩어빠진 것들? 지난 정부 때는 한겨레나 오마이뉴스 등이 바로 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정부는 잘하건 못하건 견제되어야 합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언제나 부패하기 때문입니다. 사사건건 정부 발목 잡기? 그게 제대로 되지 않는 순간 독재로 흐릅니다. 왜 박정희나 전두환이 쿠데타 일으킬 때 방송국부터 먹었을지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그럼 언론은 누가 견제하냐고요? 바로 구독자가 하고 유투브 등 대안언론이 합니다. 유투버는 유투버가 견제 잘만 하죠. 광고주요? 광고주는 소비자가 견제합니다. 

 

권력이 언론개혁 외치는건 명백히 언론탄압이에요. 정부기관도 아닌데 무슨 개혁을 합니까. 바로 그 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언론인데 정부가 언론을 개혁해요? 예? 민주주의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가장 무서운 전개인데 왜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당신들이 민주주의 무력화에 앞장서고 있습니까, 도대체.

 

진정한 민주주의라면 광화문 광장에서 '김일성 만세'조차 자유롭게 외칠 수 있어야 한다던 그 메시지는 대체 어디로 간 겁니까. 비판과 토론의 자유가 사라진 곳에 남는 것은 권력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과 기둥뿌리마저 썩어가며 몰락하는 공동체 뿐입니다.

 

 

8. 어설픈 이론, 당신은 가져올 이론이라도 있습니까.

 

가끔 그런 댓글을 다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어설픈 이론을 갖다댄다고. 어설픈 거 맞죠. 제가 학자급은 아니니까. 도서관에서 날밤 까며 전공서를 팠어도 그게 제 이론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자기의 생각이랄 것도 없이 앵무새 짓거리만 하는 사람들에게 조롱당할 만큼 어설프지는 않습니다.

 

혹시나 알아봐주신 분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절대로 언론기사를 인용하며 이야기한 적이 없습니다. 그 어떤 정치인의 말도 인용한 적 없습니다.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한다는 오해를 사기 싫어서. 실제로도 지지하는 곳 없습니다. 유권자는 맹목적인 지지를 하는게 아니라 감시를 해야죠.

 

제가 거론한 이론이 학계에서 배척당하고 있거나 반대되는 이론의 제시, 또는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비판을 주시면 달게 받습니다. 생각을 나누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패거리마냥 몰려와서 말없이 비추만 눌러대지를 않나, 제대로 반박도 못하고 무작정 우긴다거나 '친일매국노' 같은 근거 없는 매도나 하고 있지를 않나. 이 얼마나 천박하고 격 떨어지는 언동입니까.

 

 

9. 잡소리

 

저는 제가 쌓은 지식과 이론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해왔습니다. 적어도 여기 몇몇 분들이 키보드나 손가락으로 주절거리고 말 시간에 현장에 참여했습니다.

 

08년에 최전선에서 촛불을 들었고, 09년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에 참가했으며, 세월호 참사에서의 행정무능을 비판하고 대학가에 대자보를 붙였고, 16년에도 역시 촛불을 들었으며 17년에 헌재 2016헌나1 결정을 지켜보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서거하시기 전 홈페이지에 올리셨던 민주주의에 관한 글들은 아직 제 가슴에 뚜렷하게 박혀있는데, 그분의 이름을 감히 입에 담는 사람들은 정작 그 글의 내용도 정신도 완전히 지워버린 것 같더군요. 참 서글픈 일입니다.

 

 

10. 무작정 비난댓글 달고자 '처음부터' 스크롤 내리신 분들을 위한 감사인사

 

자신의 생각에 반대된다 싶으면 이야기를 듣지 않고 쓰레기로 매도하며 조롱하기에 바쁜 당신, 당신의 '민주주의'를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물론 귀중한 시간을 들여 읽어주신 분들께는 설령 제 글에 동의하지 않으셨더라도 진정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존중'과 '경청'이라는 그 기본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