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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결혼식, 장례식의 규모가 작아지고, 초대하거나, 알리는 사람의 수도 적어졌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작년 4월에 장인어른이 돌아가셨습니다. 물론 못갔죠. 처가에서는 이제 작은아버지가 가장 큰 어른이니 다같이 모여 회의를 했답니다. 그리고 결론은, 직계의 참석할 사람에게만 알리고 알리지 말자(평소 장인의 뜻이 경조사는 간소하게여서 그분 뜻도 따르고), 그리고 1주일쯤 지난후에 이러저러한 일이 생겼습니다 하고 알리자. 장례비용은 어차피 장인이 남긴 현찰과 형제분들이 약간씩 내서 치루기로 하고. 그래서 제 부모님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평소 경조사에 무진장 다니는 아버지 성격으론 당장이라도 달려가거나, 거리가 멀어서 여의치 않으면 동생에게 대신이라도 다녀오라고 할텐데, 아예 알리지 않고 1주일후에 알려드렸습니다. 한국으로 가지 못한 우리 부부는 여기에 있는 사찰과 교회에 가서 간단하게 추모를 했습니다. 아이들과 넷이서만.
작년 10월에 친하게 지내는 분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그 집 역시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했습니다.
지난주에 바로 아래 동생의 장인(제수씨의 아버지죠)이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를 치루고 알리더군요. 그 집 역시 직계형제와 자녀, 손자만 모여서 치루었다고 합니다. 막내동생은 그걸 알리지 않았다고 서운해 하길래, 이젠 이게 오히려 예의이고,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이런것이 더 좋다고 했죠.
지금 델타변이바이러스때문에 난리입니다. 한국 역시 수도권은 방역단계를 올리고, 이러면 결혼식 참여인원도 제한합니다. 그러자마자, 기레기들이 방역 잘못해서 신랑신부들이 적자(?) 보겠다고 난리입니다. 제가 만약 기자라면 이번 일을 계기로 결혼식, 장례식은 간소하게 하는게 어떻겠냐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결혼식을 간소하게 하자고 하면, '일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이라는 말을 쓰죠. 그런데, 일생에 무슨 일이나 단 한번뿐입니다. 결혼도 단 한번의 초혼, 단 한번의 재혼, 단 한번의 이혼, 또는 단 한번의 백년해로, 이런식으로. 모든 일이 단 한번입니다. 결혼의 의미는 성인이 된 두 사람이 새로운 가정을 꾸며 둘이서 생활을 시작함을 알리는것입니다. 그런데, 그걸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청첩장 돌리며 오라고 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 결혼할때 아버지와 이 문제로 많은 얘기를 나누었죠. 저는 그때 이미 스몰웨딩하자, 축의금 받지 말자라고 했고, 아버지는 그동안 뿌려놓은(?) 돈이 엄청나니 결혼식만은 그냥 하자 라고 했고. 아버지가 지역사회의 마당발이다보니 당신도 주말에는 봉투를 몇십개씩 돌렸을정도니. 결국은 아버지 뜻데로 하기로 하고. 대신 제 친구들은 축의금 안 받기로 하고, 비디오촬영하지 말고, 큰 결혼사진만 찍고, 사진은 제 친한 친구들이 찍어주고(저도 나중에 친구들 많이 찍어주러 다녔죠))
장례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돌아가신 분들에게 성대한 장례식, 많은 사람이 오는 장례식 치루면 더 좋답니까? 돌아가신 분 얼굴도 모르는 장례식에 가면 뭐합니까? 꼭 가야할 장례식만 가면 되지. 예를 들어, 친구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학교때 그 집에 자주 가서 인사도 드리고, 추억도 많으면 가서 추모하는게 좋죠. 당연히 그래야 하고. 그런데,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 장례식에 뭐하러 갑니까? 그냥 추모의 인사만 전하면 되지.
와이프나 저나 이민오니까 좋은 점을 들라고 하면 꼭 '경조사' 얘기가 들어갑니다. 준조세 성격의 경조사가 없어서 시간도 절약되고, 준조세 안내도 되고. 여기서는 아주 친한 경우에만 초대를 합니다. 딱 정해진 자리라서 더더욱 그렇고, 축의금은 안내고 선물로 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아예 받지 않는다고 하죠. 신랑측 50명, 신부측 50명, 이런식으로 딱 정해서 초대합니다. 대신 아주 즐겁게 놉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더더욱. 물론 여기도 돈 들어가죠. 규모에 따라, 음식에 따라 등등. 요즘엔 그것도 작게 하자는 말도 있습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도 교민들중에서는 교회나 식장을 빌려 결혼식을 하며 여기 저기 청첩장 돌리는 사람도 있고. 들어가면 앞에 축의금 받는 테이블 마련해서 걷는 사람도 있고. 결혼식을 한국에서 한번, 여기서 한번 더 하며 축의금 걷는 철면피도 있고, 심지어 장례식을 한국에서 하고, 여기 교회에서 특별 장례예배를 드리자며 조의금봉투 걷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현지의 장례식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장례식장이나 교회등등에서 치루고, 이 역시 고인과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이죠. 앞에 나가 고인과의 추억담을 들려주기도 하고, 고인의 친구나 지인들이 평소 고인이 좋아했던 노래를 합창하기도 하고. 가볍게 차와 커피가 준비되고, 머핀, 비스킷등이 준비되기도 하죠.
결혼식, 장례식 문화, 이젠 바꾸어야 할때가 되지 않았나요?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결혼식을 이왕이면 스몰웨딩으로 하자고 어렸을때부터 얘길했습니다. 아이들은 그러겠다고 합니다. 저나 와이프도 애들 결혼식에 만약 자리가 된다면, 아주 친한 부부 2-3쌍만 초대하기로 하고,자리가 안되면 지들 친구들로만 해도 된다고 하고. 차라리 아이들에게 결혼식 비용 아껴서 집살때 보태라고 하죠. 우리도 절약된 비용 보태주겠다고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