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ID/패스
낙서 유머 성인유머 음악 PC 영화감상
게임 성지식 러브레터 요리 재태크 야문FAQ  
아래 hyeoni님의 글을 보니 생각나는 일본일화
텐인치 | 추천 (27) | 조회 (869)

2021-08-20 19:23

hyeoni님의 글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납니다. 모두들 비슷하겠지만, 예전에 집안에 일본 제품 하나 있으면 자랑거리였죠. 파나소닉 오디오나 코끼리 밥솥, 부자인 경우는 소니컬러티비와 소비 비디오까지. 그후에는 아이와, 소니의 휴대용카세트인 워크맨까지도. 그 당시엔 일본의 제품이 세계적으로도 유명했고, 월등하게 기술력도 뛰어났죠. 제가 일했던 분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컴퓨터 분야에서도 일본이 우수했죠.

 

이렇게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을 자랑하다보니 이상한 짓꺼리들을 시작했죠. 항상 예로 드는 것이 소니의 베타방식 비디오 고집. 이건 워낙에 유명한 얘기인지라 패쓰하고, 컴퓨터 분야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면, 1980년대의 일본의 컴퓨터 기술을 미국 뺨칠 정도였죠. 미국의 컴퓨터시스템들이 대형시스템쪽에서는 앞서지만 중소형시스템이나 개인용 사무기기 쪽에선 일본이 미국과 비등하거나 앞선 분야가 있을 정도였죠.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일본의 잔재가 남아있다고 하는게 맞을듯) 은행이나 관공서에서의 시스템은 일본걸 가져다 한글화만 해서 쓸 정도였죠. 프린터나 주변기기 시장도 마찬가지였고. 일본 제품은 들여와 껍데기에 우리나라 제품명만 붙여서 파는 대기업들이 수두룩했죠.

 

그리고 일본의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인 모방력, 모방도 창의다 라면서 미국의 컴퓨터나 네트웍 기술을 가져다 베끼고, 그걸 조금 수정해서 다른 이름을 붙여서 판매하곤 했죠. 제가 일했던 금융분야에서도 이런 제품이 많았고, 특히나 대기업이라는 삼성, 금성, 대우에서는 앞다투어 일본의 NEC, 후지쯔, 히다찌등의 중대형 시스템과 개인용단말을 수입해다 팔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야 역시 소니의 베타와 비슷한 짓을 시작했습니다. 개인용컴퓨터인 PC분야에서도 일본제품의 경우 분명히 비슷한 OS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그 PC(이걸 IBM 호환기종이라고 했죠)와 약간 다르면서 서로 호환이 되지 않고. 그런데도 자기들의 퍼스널컴퓨터만 고집하고. 네트웍 역시 한국은 1990년에 들어서며 여러분들이 지금은 모두 잘 알고 많이 쓴 LAN(TCP/IP)이라는 국제적인 표준의 호환이 되는 기술을 사용하는데, 자기들만 기존의 방식을 고집하고.

 

가장 골때리는 분야가 기술력에 대한 문서화 부분이었죠. 당시 한국은 80년대와 90년대를 넘어가며 모든 문서를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하여 보존하고 수정하고, 그리고 90년대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는 문서관리시스템이라는 것을 개발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는데, 일본의 문서는 종이문화를 벗어나지 못했죠. 제가 일하던 분야도 처음엔 일본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개발했는데, 기술제휴라는게 말이 기술제휴이지 일본것을 들여와 한글화 작업을 하고, 시스템이나 S/W를 우리 프로세스에 맞게 고쳐서 쓰는 것이었죠. 그러면 일본 애들이 자기들 다큐멘트를 주는데, 이때 엄청 놀랬죠. 손으로 직접 쓴 문서, 그걸 워터마크를 넣어 복사한 것을 우리에게 주었죠. 그리고 자기들의 효율적인 다큐멘테이션이고 기밀유지가 잘되는 것이라고 자랑하면서. (우리가 이걸 보고 놀란건 그 방대한 양을 정자체로 썼다는 것, 글씨를 정말 잘 썼다는것에 놀랐죠)

 

사실 그걸 본 우리들은 자신감이 생겼죠. 니들 1-2년이면 우리에게 따라잡힌다 하고. 실제로 금융의 시스템이나 개인용 컴퓨터인 PC에서 사용하는 S/W까지 2년후에 우리가 직접 개발한 제품으로 모두 사용하게 되었죠. 심지어 네트웍 자체도 TCP/IP기반으로 모두 바뀌고, 당시에 화두였던 다운사이징기법을 도입하여 개념 자체를 완전히 바꾸었죠.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일본의 기술을 벗어나 세계표준기구에서 제정한 표준화를 그대로 따르는 걸로 개념 자체를 바꾸었죠. 일부 서버나 네트웍 장비등 H/W들은 미국의 제품을 쓰긴 했어도 그걸 운영하는 방식과 S/W는 우리 손으로 개발한거죠. 나중엔 일본이 그걸 배우러 오겠다고 했을때의 통쾌함.

 

지금 보면 우리가 이 부분에 있어서는 일본에 완전히 앞섰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가장 쉽게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인터넷쇼핑몰이나 포탈사이트를 보면 알수 있죠. 일본의 경우 디자인이나 전체적인 구조 자체가 아직도 1990년대말~2000년대 초의 구조를 보이죠. 일본은 자민당 꼰대들의 1980년대식 후진 정치가 최신의 인터넷기반의 환경에서도 보여지며 후진성이 보이는거죠. 그러면서도 마치 '천황만세'를 부르짖으며 자기가 잘난 줄 알고 진격하는 그 모습이 21세기에도 그대로 투영되는거죠.

 

사실 문화나, S/W나, 시스템같은 무형의 자산은 그 나라의 사회성(정치적, 문화적, 사회적인 것을 통털어 지칭하는)이 반영된다고 할수 있죠. 마치 80-90년대에는 일본의 아이돌문화, 가요문화가 앞섰다고 한다면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우리 발뒤꿈치에도 미치지 못하는것과 똑같은 현상이라 보면 맞습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앞선 것은 딱 하나, 섹스산업, 성문화, 이것밖에 없다고 봅니다.

 

AI와 로봇산업을 결제문화에 도입해보자고 하니, 한국은 전자결제시스템을 개발하여 출장을 가서도,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결제를 하며 프로세스를 돌리는데, 일본은 도장찍는 로봇을 개발하여 사람대신 도장을 찍도록 했다는, 이거 우스개소리야 라고 할만한 사실에서 보듯이(일본의 도장찍는 로봇은 실화입니다) 폐쇄적인 일본의 사고방식과 사회/정치적인 구조는 앞으로 몇년후면 소재산업에서도 우리에게 따라잡히고 우리에게 뒤질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