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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에 대해 미국이 져야 할 책임이 있을까요.
pppsss | 추천 (8) | 조회 (837)

2021-08-22 00:13

   

 아프간에서의 미군철수는 갑작스레 결정된것도 아니고, 이번에 처음 이뤄진것도 아닙니다. 최초로 미군철수가 결정되었던 때는 2013년 오바마 정권시절이었습니다. 

 오사마빈라덴이 사살되고 2년이 지난 뒤였죠. 

 전쟁의 목적은 오사마빈라덴이었고, 그 목적은 달성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탈레반의 게랄라전과 테러로 불필요한 피해만 누적되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 남아있을 이유가 없던 미국은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진행합니다.

 

 당시 미국은 10년 전에 이미 오늘과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새로 들어선 아프간정부는 신뢰를 잃은지 오래였고,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에서 아프간정부는 배제되었습니다. 아프간정부는 반발했지만, 미국은 이를 무시했습니다. 어차피 망할 정권인데 더 신경써줄 이유 없다는거죠. 그렇게 진행된 평화협상은 14년 포로교환과 함께 공식적으로 전쟁을 끝냅니다. 그리고 16년까지 병력철수를 완료하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15년 말, 미국은 9천의 병력이 남아있던 상황에서 철수를 연기하기로 결정합니다. 이유는 미군 철수 이후 난장판이 되어버린 이라크처럼 되는걸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발표합니다.

 

 어차피 미국은 아프간정부가 망할거라는걸 알고 있었다면서 왜 저런 이유를 들었을까요? 새삼스럽게..

 여기에는 다른 세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미국이 예상한것보다 아프간정부는 생각보다 더 막장이었고, 멸절 직전에서 되살아난 탈레반은 생각보다 더 강했습니다.

 두번째는 그리고 이런 사실들이 아프간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외부에도 알려지기 시작되었구요.

 세번째는 이런 상황을 방치하고 미군을 철수했다는 정치적부담을 짊어지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 나오는 "미국이 무책임한거 아니냐"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였죠. 오바마정권의 면피용 결정이었다는겁니다.

 

 그렇다고 미국이 아프간에 남아서 시간만때우지는 않았습니다.

 민생안정을 위해 아프간정부에 지원한 돈이 100억달러, 한국돈으로 100조원을 쏟아부었죠. 물론 주둔비용을 비롯해서 그 외의 비용까지 포함하면 더 많겠죠.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아프간정권의 문제가 해결 될 시기는 이미 지났고, 차라리 탈레반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게 낫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지경이었으니까요.

 

 결국 미국은 19년 다시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진행합니다.

 물론 이번에도 아프간 정부는 빼구요.

 조건부로 체결된 협상 결과 탈레반의 요구를 미국이 대부분 수용합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아프간을 탈레반에게 넘기고 떠난다는 내용으로 알려졌죠. 그리고 20년에 들어서 최종합의를 하고 미군의 완전 철수가 결정됩니다.

 

 미국에게 있어서 아프간전쟁은 매우 심플한 전쟁이었습니다. 탈레반의 독재나 아프간 국민들의 인권과 같은 해방론도 아니고, 침탈을 위한 점령전도 아니었죠. 그저 911테러의 복수를 위한 전쟁이었습이다.

 빈라덴과 그 조력자를 향한 복수전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우방국들은 두말없이 동참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도 반대하지 않았고, 악의축 소리 듣고 날뛰던 북한도 눈에 거슬릴까 엎드려있었죠.

 예나 지금이나 탈레반의 뒤를 봐주는 파키스탄도 빈라덴을 내주라고 설득할 지경이었습니다. 길을 비키지 않으면 탈레반과 함께 석기시대를 경험하게 될거라는 말에 자국의 영공을 내주죠. 말 그대로 초토화시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아무도 말리지 않았습니다.

 

 미국에겐 애초에 아프간전쟁 전후에 대해 짊어져야 할 책임같은건 없었습니다. 역사를 뒤져봐도 전쟁에 대한 책임은 다시 전쟁으로 갚은 사례들 뿐이죠. 미국의 실수라면 아프간에 남아 밍기적거리며 인권에 대한 희망고문 시킨게 뻘짓이라면 뻘짓이었죠.

 

 미국에 부역한 이들은 책임져줬어야 하는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더군요. 글쎄요. 빈라덴을 제거하고 복수가 끝난 이상 아프간정부는 미국의 괴뢰정부에 불과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친일파, 2차대전당시 비시프랑스와 같은거죠.

 

 일본이 패망하고 친일파를 챙기지 않았다고 해서,

 독일이 패망하고 나치부역자를 챙기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이 부역자를 책임지는 경우도 없었고,

 책임을 묻는 경우도 없었습니다.

 그걸 아무도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도 그랬고, 프랑스와 독일도 그랬으며,

 미국과 탈레반도 그래야합니다.

 나라팔아먹은 결과라는게 원래 그런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