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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가 전략물자여서 미중갈등의 키로 썼다고???
요즘 언론을 보면 희토류에 이어 요소수가 전략물자가 된 듯합니다. 그런데 요소는 설비만 있으면 어디서든 만들어 낼 수 있는 소위 저부가가치 상품이고요. 희토류처럼 희소하거나 채굴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물자가 아닐 뿐더러 중국 외에도 생산설비와 물량을 가진 곳들이 많습니다. 단지 가격이 전체적으로 높아져 있어 재고물량이 적은 것뿐예요.
좀 말도 안되는 게 지금의 요소부족사태는 올해 초중반 부터 있어 왔고 절대적 사용분을 차지하고 있는 비료의 경우, 농림부와 산자부가 이미 내년 3월 농사분까지 확보하면서 정부가 대응을 마친 상황이었습니다.
요소수 같이 마이너하지만 B2C상품도 가격이 좀 오를 지라도 부족하지 않게 올해분까지는 충분히 있었고요. 그러니까 10월 18일 부터 11월 10일까지 요소가 안들어온 걸 가지고 이 난리를 치는 데요. 이 요소가 들어오지 않은 이유가 무슨 미중갈등이나 전략적 이유가 있는 게 아니고 주요 석탄산지인 산시성의 가을폭우로 생산이 멈추고 물류교통망이 무너져서입니다.
그래서 중국은 당장 자기들 급한 가을 밀농사용 비료를 확보하는 과정에 사재기 해놓은 업체들을 단속통제한 것뿐입니다. 코로나19 이슈 뒤 요소 가격이 2배 넘게 올라 수출이 무조건 이익인 상황이었거든요. 이렇게 통제하고 수해복구하면서 가을농사 비료가 어느 정도 공급되자 마자 한국에 우선수출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계약된 물량이 들어와 12월에 생산하면 언론이 말하는 요소수 부족으로 인한 극단적 사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왜국기업 롯데의 안이한 대응...물류대란 때부터 시작됐던 원자재 가격 상승
이런 순간적인 공급중단에 한국이 다른 나라로 수입노선 바꾸면 지들도 타격이라 수해복구하고 석탄생산하자 마자 한국부터 챙기는 상황인데 무슨 안보위기와 국내생산 하지 않은 문제라고 하는 지들 모르겠습니다.
한 1-2주 동안의 요소수 대란은 롯데가 안이하게 재고관리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한 게 가장 큽니다. 중국이 지리적 접근성이 좋아 몰빵했던 거 이해하지만 상승곡선으로 재고가 여름부터 줄었으면 핫스팟 물량이라도 어느 정도 잡아 놓던 쌓아 놓던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르면 비싸게 팔자 식으로 놔둔 건 시장의 실패거나 안이한 대응(머 10만원 이상 이사결제라는 비아냥이 있는 곳이니 복지부동)이라고 볼 수밖에요.
머... 롯데 쉴드 하나 쳐주자면 지금 언론에서 말하는 수입다변화는 하기도 쉽지 않고요. 일단 전 세계적인 요소부족을 해결하려면, 결국 러시아의 가스관과 지중해의 가스전들이 돌아야 합니다. 유럽도 이 가스생산을 감안해 탄소중립을 선언했던 겁니다.
결과적으로 2주 만에 그냥 오른 가격대로 급하게 가져오긴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이번에 거래 튼 업체들도 인접국가의 저렴한 운송비와 생산단가를 맞추는 게 쉽지 않습니다. 특히 요소 같은 저부가가치 상품을 운반하는데 있어 전 세계 물류가 미국때문에 렉이 걸린 상황이잖아요. 이 물류대란이 풀려야 운반할 배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요소가 다른 물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다 보니 생기는 문제도 큽니다. 그래서 가격 안정화가 되면 지금의 신규수입선들 유지하기가 부담스럽게 될겁니다.
물론 이번 기후악재로 요소수입이 중국일변도로 되어 있는 부분에 대해 업체들이 수입선 다변화를 좀 해야 할 필요를 느낄 겁니다만, 이거는 계약위반으로 인한 소송전과 공장가동 중지에 따른 경영책임을 주총에서 따지는 시장에서 해결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이게 잘 작동하기에는 한국 법이 거지같아서 정부가 인위적 개입을 해야 할 수도 있긴 합니다.
식량안보라는 사기가 요소에도 반복될까?
그렇다고 요소를 국내에서 생산한다? 이건 좀... 딱 국내 농협 및 신토불이 외치던 사람들이 거짓말하는 식량안보랑 같은 상황입니다. 지금도 자급율 어쩌고 하면서 보조금 타먹는 거에 혈안인데요.
이 사람들이 말하는 근거가 Global Food Security Index(GFSI)라는 지표인데요. 여기서의 Food Security는 식량안보가 아닙니다. 자꾸 한국에서는 이걸 수급 차질에 대한 안전망으로 해석하면서 정부돈 타먹는 데 혈안입니다만 전혀 아니고요.
Food Security는 '자국민이 항상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다양한 욕구와 선호도를 충족시킬 수 있으며 안전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에 대해 물리적/경제적으로 안정된 접근을 할 수 있는 가'로 정의됩니다.
그래서 땅도 거의 없는 싱가포르가 1위입니다. 한국이 29위고요. 한국이 지표에 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바로 저 농가보조금과 농가보호를 위한 관세에서 다 깍아 먹어 순위가 낮습니다.
그러니까 자기들의 주장 근거가 자기들이 없어져야 하는 이유랑 같은데 저 안보만 떼내서 떽떽거리는; 얼마 전 우유관련 글을 올리신 회원분이 계신데 같은 맥락입니다.
문제해결 방법은 국제화
요소도 그렇고 식량도 전쟁이나 기후위기를 대비해서 비축하거나 자체생산을 높이는 걸로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자체 생산을 일부라도 할 수 있다면 해야 겠으나-머 식량은 그렇다 치고, 요소 같은 건 수입다변화 내지 원료가 되는 물질 수입과정(사우디 석유/카타르 가스 등)에 살짝만 얹어 와도 되는 상황입니다. 그 마저도 안한 롯데가 문제죠. 정부가 사우디 가자마자 업체들이 새로 고객선 뚫었다고 최대한 조건 맞춰서 공급한다잖아요 ㅋ
극단적 상황을 가정하고 삶을 살거나 문제에 접근하면 일반 가정이라면 전 재산을 보험에 저축하며 극빈층처럼 사는 게 합당한 거고 국가라면 북한처럼 핵만 있음 된다고 자국민이 기아상태에 빠진 경제를 돌리는 꼴이 됩니다.
도리어 요소수 생산을 해외서 하는 게 쌀 수도 있어요. 일본이 호주에서 와규를 대량 생산하는 것처럼 한국 화학업체들이 해외 진출해 생산해 들여오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베트남에 있는 롯데케미칼이 현지 비료시장 진출하면서 요소수도 만들어 한국에 보내는 식으로 해야 그나마 채산성을 맞출 수 있을 겁니다. 그 마저도 필요 없을 정도로 중국이 한국에게 잘해주고 있긴 했습니다만... 이런 상황이 된 이상 좀 검토를 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중국 새끼들이 짱깨인 것도 맞긴 합니다만 사태 발발과 대응부터 해결까지의 시간도 너무 짧고 일어나지 않은 일에 이 난리를 치는 것도 거참... 국력이 높다 보니 알아서 도와주는 나라도 있고 이 참에 한국이랑 거래 트자고 신난 업체도 있는데 무엇들이 그리 불만인 지 잘 모르겠습니다. 머 기름값 오른 것처럼 요소수 가격이 좀 오른 게 불만이라면 저도 그건 공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