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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 세대에게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이 있다면 감사하는 방법과 사과하는 방법이라고 할수 있다. 우리 세대야 어른들이 먹고 살기 바빠서 그랬고, 학교에서는 점수따는데 급급해서 그랬다고들 말하지만, 그래도 감사하는 방법과 사과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것은 사회에 나가서 여러 기회를 놓치는 이유도 됐다. 집안에서는 어른들이, 학교에서는 선생들이 이런걸 가르쳐 주었으면 했는데, 그런 경험을 많이 하지 못했다.
그냥 '감사합니다' 라고 하면 되고,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라고 하면 되는데. 그런 말을 바로 바로 할수 있도록 배웠다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이민와서 살다보면 얘네들은 어렸을때부터 '이럴때 어떻게 해야 하자?' 하면서 감사하는 것을 사과하는 것을 바로 전하도록 배우고 있다. 그래서인지 예전에 라디오에서 팦스잉글리쉬를 진행하던 '오성식'이 영어를 잘하려면 먼저 'Thank you'와 'I'm sorry'가 바로 튀어나와야 한다고 농담했을 정도다.
내가 자주 가는 게시판에 고마운 분이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려준다. 그 글의 조횟수가 1만, 2만을 헤아린다. 그런데, 거기에 댓글로 '감사하다' 라는 말을 남기는 사람은 서너사람뿐, 그리고 그 분은 그 댓글에 대해서 다시 '감사하다'라는 말을 남긴다. 그러면서, 그 분의 글을 읽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댓글을 쓰는 사람들도 있다. 그 역시 댓글을 바로 달아준다.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든다. 궁금한 것이 있어서 거기에 쓸 정도면 감사인사라도 꼬박꼬박 달지 하는 마음. 요즘은 온라인 시대이고, SNS시대이니 글을 읽고 가볍게 '감사하다'라고 하면 될 것을.
죄송하다, 미안하다 라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때는 죄송하다라는 말은 선생이나 어른들이 휘두르는 몽둥이와 매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잘못을 했어도 사과하는 말이 잘 안나오고, 또 몽둥이와 매로 인해 그런 말을 하다보니 어떨땐 잘못했는데도 어쩔수 없이 몽둥이와 매가 무서워서 그냥 잘못했다, 죄송하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더 사과하는 말을 못하고, 사과를 하게 되면 내가 무언가 억울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더 못하게 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친한 친구, 주위에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도 더더욱 그렇다. 감사하다라는 말을 해서 서로 기분이 좋아지고, 미안하다, 잘못했다 라는 말을 해서 서로간의 생길 수도 있는 오해를 풀고, 또 더 나은 관계가 분명히 있을텐데 말이다. 심지어는 나랑 가장 가까이 있는 와이프에게도 이런 말을 바로 하지 못하고, 그래서 할 타이밍을 놓치고, 그로 인해 불필요한 시간들을 가졌는지도 생각해 본다.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때부터 감사와 사과의 말과 뜻을 바로바로 전하도록 가르쳤다. 내가 그렇게 배우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이 남아서이다.
대선 후보로 나온 사람중 한 명이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렸던 적이 있다. 아마 그 사람도 나랑 비슷한 시기에 배우고 자라서 그런걸 배우지 못했나 보다. 차라리 사과를 하면 더 진정성있어 보이고, 또 '개사과'를 올렸어도 바로 사과를 하면 그래도 나아 보이고. 내가 거기서 미안하다, 잘못했다 라고 하면 굉장히 억울하고, 내가 뭐가 부족해 저런 것들에게 사과를 해야 해 라는 인식이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