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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식당을 공개한다는 게 어찌보면 바보 짓이긴 한데...
요즘 정치 얘기말고 딱히 관심글도 없고, 자주 가지도 못하는 집 뭔 걱정... 해서 올려봅니다...
이제 제 나이도 60 정도입니다... 몇년전 퇴직 후 생활의 변화가 많았는데...
지금은 허접하면서도 이동거리가 많은 직업입니다...
서울권 여기저기 정기적으로 바쁘게 다니는데... 그러다보니 점심때 고정식당들이 생겨납니다.
그중 한집... 양천구 신월동... 오복식당... 작고 허름... 근처 단체식 배달이 많다보니, 막상 방문객은 적은...
별로 맛이 있을것 같지도 않고... 소문이 날리도 없을테니...
[지도로 주소 검색해보니... 양천구 월정로 195... 오복식당이네요..]
점심 때를 살짝 지난 어느 날... 주차가능 식당을 찾다가 우연찮게 들렀는데...
막상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불길함을 예감하며,
한끼 포기하는 맘으로 제육볶음 8천원.. 주문..
주인 아지매의 억쎈 경상도 억양으로 ... 더욱 기대감은 사그라지고...
잠시후 ... 오잉??
한상 가득 구첩반상... 이런 쪽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아주 소박한..
나물하나 김치하나.. 멸치볶음... 그리고 밥에 국물처럼 딸려나온 청국장 한사발...
그리고 손바닥 두배만한 크기의,
제육볶음 한접시가 반지르 윤기속에 흰김을 뿜으며 등장하는데
순간, 2인분? 느낌이 들정도로... 양이 푸짐합니다...
한젓가락 떠 맛을 보니...
육질이 얇으면서도 꼬들한 식감에...
뭣보다 양념 맛이 일품이네요... 겉보기엔 똑같은 제육볶음인데... 양념은 정말...
감칠맛이 쉬지않고 혀와 입천장을 누비며 착착 달라 붙습니다.. 맛있다...
이후로 근처 지날때마다 일부러 시간 맞추려 애를 쓰는데...
항상 실패없이... 푸짐한 양에 고소하고 걸쭉한 맛에 침이 절로 넘어 가집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며... 한마디... 경상도 아짐마가 맛은 왜 전라도 솜씨냐고 물었더니...
놀란 표정에... 어떻게 아셨냐고...
시댁이 전라도라고... 시어머니께 배웠다시네요... ㅎㄷㄷ 얼마나 시집살이를 했길래...
한살 나이도 먹고, 일도 많고... 다 좋은데...
새해에는 점심식당 그런 집이 몇개만 더 있으면 참 좋겠다...
야문 어르신님들도 새해에는 좋은 일거리 대박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