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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왜"가 아니라 "언제"의 문제였다.
pppsss | 추천 (20) | 조회 (703)

2022-02-24 19:32

 우크라이나는 지정학적으로 어디에 붙느냐에 따라 그 영향력이 막대한 지역입니다. 완충지대로써 말이죠.

 유럽과 아시아를 나누는 경계선은 우랄산맥입니다.

 그리고 프랑스부터 우랄산맥까지 평원으로 이어져있습니다. 예. 평원입니다. 그냥 달리면 달리는대로 닿을 수 있죠.

 사실상 프랑스부터 러시아의 모스크바까지, 직선으로 내달릴 수 있습니다. 이런 지리적 특성은 상반된 군사적 특성을 지닙니다.

 장점은 공격하기 좋다. 단점은 방어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나 서구권에게 있어서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상쇄하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국경을 최대한 자신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밀어내는거죠.

 바로 그 중심에 우크라이나가 있습니다.

 

 물론 우크라이나만 있는건 아닙니다. 벨라루스와 그 위에 발트3국이 있죠. 벨라루스야 다들 아시는 친러국가입니다. 발트3국은 워낙 약체라 고려대상이 아닐 뿐더러 반러성향이 매우 강합니다. 다만 너무 약할뿐,, 때문에 나토의 실질적 방어선은 폴란드일 수 밖에 없습니다. 상황이 이럴진데 우크라이나? 당연히 탐이 날 수 밖에 없죠.

 


 

 달리말하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노크가 충분히 빡이 돌 상황입니다.

 발트3국은 몰라도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도 밀접한 나라입니다. 푸틴은 아예 우크라이나가 독립국이라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인물이었어요. 다만 소련이 무너지며 남긴 잔해일 뿐, 자기딴에는 언젠가 다시 합쳐야 하는 나라였죠.

 거기다 러시아가 유럽에 해군력을 투사할 수 있는 흑해함대가 바로 노출되는 크림반도를 가진 나라였죠. 나토에게 넘어간다면 서쪽방면의 땅과 바다에 더 이상 완충지대는 없어지는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상황이 이럴진데 가만히 있으면 그건 우리가 아는 마더로씨아도, 푸짜르도 아니죠.

 하지만 그럼에도 러시아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내부사정도 있었지만, 명분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정작 시작은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일어납니다.

 2004년 오렌지 혁명과 2013년 유로마이단으로 친서방파와 친러파의 대립이 극에 달했죠.

 이런 와중에 러시아는 이를 이용해 러시아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크림반도에서 친러세력의 독립을 지원하고, 이후 합병하기에 이릅니다.

 물론 앞선 우크라이나 내부 갈등에 러시아의 부추김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 끝에는 러시아가 있네요.

 당시 러시아는 상당히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병력을 보낸 시기에 러시아 본토에서는 소치동계올림픽이 개최중이었거든요. 이게 합병과정에 어떤 방식으로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작용되었는지 모두 알 수 없습니다만, 뭐 적어도 일종의 눈가림 역할과 더불어 올림픽으로 하여금 혹시모를 군사적 대응을 차단하는 부분도 일정부분 있었으리라고 봅니다. 당시 미국은 아프간에서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시작한 상황이었거든요.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위협은 2021년 10월부터 시작됩니다. 왜 지금인가를 따져보면 몇가지 고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군사적인 문제, 경제적인 문제겠죠.

 첫번째로 나토군의 고질적인 문제. 유럽은 좆밥입니다. 나약하고, 나태하죠. 미국이 지켜줄테니까. 오래도록 군축이 이뤄져 왔으니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두번째로 불과 두달 전인 2021년 8월, 미국은 아프간에 있는 모든 미군병력을 철수하게 됩니다. 국제사회에서 명분의 문제를 떠나 미국내에서 군사적 개입을 다시 재개하는것에 대해 상당한 반발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세번째는 코로나로인한 경기부양책으로 촉발된 세계적 인플레이션은 미국으로 하여금 긴축경제체제로 들어서게 됩니다.

 여기에 전쟁이 일어남으로써 물가상승과 더불어 러시아라는 세손가락 안에 드는 에너지 수출국에 대해 전방위적인 경제제재는 미국이 하고자 했던 정책방향성과 완전히 배치되는 결과를 낳게되죠.

 일련의 상황이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가 총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군사적 대응은 고사하고 경제적 대응도 상당한 부담과 출혈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거죠.

 

 다들 아시다시피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문제는 미국과 서방, 그리고 러시아가 출구전략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겠죠.

 이 전쟁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합니다. 국력이 약해서그렇다. 외세에 의존하려해서다. 패권국가들의 이익과 논리에 의한 것이다. 우리도 비슷하지 않나? 우리도 저렇게 되는거냐 등등 우리에게도 충분히 감정이입이 될만한 많은 시사점을 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대선정국의 가운데서 "모든것은 극심한 갈등으로부터 시작되었다."라는 사실은 놓치지 말아야겠습니다.

 

 

ps. 말미에 대해 더 첨언해서 정리하자면 유로마이단 이후로 친서방파과 친러파는 서로 극심한 갈등속에 각각 미국/나토과 러시아라는 외세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다만 거기에 러시아는 응해줌과 동시에 자국의 이익을 취했고, 미국과 나토는 응해주지 않았을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