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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와 이사청소라는 것.
텐인치 | 추천 (16) | 조회 (647)

2022-06-10 16:57

처음 외국에 나와 살때 생소한 것이 렌트라는겁니다. 한국에는 전세라는 것이 있고, 사글세란 것도 있는데, 여기서는 집이 없으면 렌트란걸 이용합니다. 한국처럼 전세금을 내고 사는게 아니라 매주 일정 금액의 돈을 내고 사는거죠. 보증금 명목으로 본드피(Bond Fee)라는걸 내는 렌트중개회사에서 따라 2~4주 정도 되죠. 렌트비를 못내거나, 주택에 손상을 입히면 이걸로 까는거죠. 때로는 손상을 아주 크게 내면 추가로 청구합니다.

 

처음부터 집을 살순 없을테니 렌트란걸 사는데, 당시에 주당 $400정도 하는 집을 구했습니다. 방3, 욕실 2, 거실 2개 정도의 수준. 그런데 2주분이 입주하자마자 빠져나갑니다. $800, 환율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돈으로 80-100만원. 이거 빠져나가니 정신이 번쩍 나대요. 그래서 만사 재껴두고 집을 사러 다녔죠. 다행히 괜찮은 위치에 괜찮은 집을 바로 사게 되어 렌트는 한달 정도 살았죠.

 

그런데, 한달 산 렌트집을 나가려니 복잡하대요. 6개월 계약했는데, 한달만에 나가니 부동산중개인이 다음 테넌트(세입자)를 구해 놓고 가래요. 다행히 아는 사람이 소개해줘서 바로 다음 테넨트를 구했고. 그리고 이번엔 체크리스트를 줍니다. 어디어디를 청소해놓고, 어디 어디가 정상적인지 체크해놓고 안되면 수리해 놓으래요. 그래서 대판 싸웠죠. 청소는 하고 나가지만, 뭔 카펫클리닝, 윈도우클리닝, 오븐클리닝(이건 한번도 안 썼죠), 페스트콘트롤(해충소독)등등도 하라고 해서. 결국은 버큠만 해놓고 나가는 걸로 합의.

 

(여기서 팁, 렌트들어올땐 사진을 다 찍어두어야 합니다. 이사들어올때 보통 중개인과 같이 인스펙션을 하는데, 비디오촬여으로 중개인 얼굴도 나오게 다 찍어두면 나중에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분쟁을 막을 수 있죠)

 

렌트 문화는 이젠 한국에도 있고, 또 많이들 아시니 대충 생략, 오늘은 이 이사청소문화를 얘기해보죠. 예전에 한국살때는 이사청소라 하면 자기가 이사들어가는 집을 청소하는거죠. 보통 아파트도 입주하기전에 키를 받아서 온 가족이 주말에 청소를 했죠. 처음 입주하거나, 아니면 기존 아파트에 이사하거나 더럽긴 마찬가지죠. 한국에선 이사나갈때 청소를 안하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집을 더럽게 해놓고 나가야 잘 산다며 아예 어지럽혀 놓고 나가는 경우도 있었죠.

 

여기서 그러면 난리납니다. 렌트의 경우 더 하죠. 매매를 해서 이사나가는 경우에는 이사청소를 하고 나가는게 의무는 아니지만, 그래도 청소를 하고 나갑니다. 물론 집에 쓰레기나 못 쓰는 물건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하고. 그리고 대충 청소를 해주고 나가죠. 그래서 매매의 경우 이사 직전에 청소를 하죠. 

 

이사 나갈때 하는 청소를 move-out cleaning, 이사들어올때 하는 청소를 move-in cleaning이라고 하죠. 이사들어올때야 이미 청소가 되어 있으니 부족한 부분만 청소를 하죠. 그래서 별로 중요하진 않지만, 몇몇 사람들은 move-in cleaning도 깨끗하게 합니다. 그거야 지가 살 집이니 뭘 해도 뭐라 안하겠죠?

 

문제는 렌트집에서 이사나갈때, 부동산중개인이 준 체크리스트를 보면서 꼼꼼히 청소해야 하죠. 까다로운 중개인은 다 체크해보고 안된건 업체를 불러서 하고 본드피에서 까거나, 추가 청구를 하죠. 그리고, 보통은 이사날갈때 엄청나게 바쁘잖아요? 어디 청소할 시간이 있나요? 그래서 주변 친구들이 품앗이 식으로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펫클리닝이나 Pest control은 업체에 맡기지만. 아니면 아예 청소업체를 불러서 이사청소, move-out cleaning을 맡겨버립니다. 그런데 이 돈도 상당하죠. 집의 크기에 따라 다하면 $500-1000정도 나오는 경우도 많죠.

 

이게 금전적, 신체적으로 부담도 되지만, 그래도 이사나갈때 청소를 해주고 나가는건 좋은 풍습이라고 봅니다. 제 어머니도 여기 놀러왔을때 이사나가면서 청소해주고 나가는 건 좋은 풍습이라고 했죠. 우리같은 경우는 집을 두번 매매하여 이사 들어왔는데, 전 주인들이 모두 집을 깨끗하게 청소해 놓고 주방의 벤치탑에 와인과 카드를 올려놓았더군요. 2명 모두. "우리는 이 집을 사랑했고. 이 집에서 좋은 일만 있었는데, 너희도 이 집에서 좋은 일만 가득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라는 손편지와 함께. 감동이었죠.

 

요즘엔 한국도 이사나갈때 청소해놓고 나가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아주 깨끗하게는 안하더라도 쓰레기 모두 치워놓고 버큠 한번 하고, 바닥 한번 닦고 나가면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기분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