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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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2-10
워리의 오해
7월 한낯의 불볕이 황토마당을 녹일 듯이 달구고있는중이다.
워리는 처마모퉁이의 그늘밑에서 더위에 겨워 달리의 그림에나 나오는 늘어진 시계마냥 혀
를 길게 내 물고는 한 것 늘어져있었다.
아아아..오늘아침에는 좀 심하였나..오늘아침 워리는 삼돌이네의 짱가를 따돌리고 중인이네
의 뽀삐와 한바탕 일을 치루고나서 개발에 땀띠가 나도록 둘이서 신나게 싸돌아 다녔던것이
였다. 돌아오는길에 마주친 짱가의 질투에 이글거리는 눈하며, 뽀삐의 뒤를 킁킁대면서 사
실이 아니기를 확인하려하는 종치고 날샌뒤의 안타가운 짓거리는 정말 개를 웃기는 일이였
다.
아직도 얼얼 거리는 것을 혀로 몇번 핧아보면서 다시금 승리의 쾌재를 외쳤다.
워!!월월월!!!
아아..요즘은 왜이리도 신나는 일만 연이어 일어나는지....워리는 다시한번 기지게를 켰다.
하얀 나비한쌍이 나플거리며 떠다니는 것을 한참 쫏아가던 워리의 눈망울이 어느새 스르르
감겨들면서 한가한 여름 오수를 즐기기 시작했다.
작년 12월 일곱 마리의 형제중 세 번째로 나온 워리는 한달이 채 못되어 젖을 때자마자 주
인 할머니가 선택한 다섯 마리에 포함되어 라면상자에 담겨 나들이를 나왔었다.
한겨울의 찬바람이 잉잉거리는 가운데 서로 엉켜 낑낑거리던 형제들은 오가는 사람마다 주
물럭 거리더니 하나 둘씩 어디론가 사라져갔으며 워리는 네 번째의 흥정에서 이 집으로 오
게 되었다.
잡종변개일망정 강아지때는 귀여운 법이라 주인내외와 아직도 코흘리게인 초등학교 3학년의
외동아들 태권이의 살뜰한 보살핌속에 꽃피는 춘삼월에는 재법 잡종변개의 위용을 갖추어
가고있었다.
태권이 친구들이 오면 무섭게 달려들다가도 태권이의 호령한마디에는 죽는 시늉을 하면서
점수를 올려 나갔으며, 낯선사람이 올라치면 주인아주머니에게 한 대 쥐어박히면서까지 사
납게 짖어대면서 충성심을 과시하였다.
읍내의 무슨 조합에 다니며 술좋아하는 호인인 이집 아저씨(사람들은 아저씨를 육주사라 불
렀다)가 거나하게 술이올라 한번씩 사다주는 어묵맛은 정말 개도 까빡 죽이는 맛이였다.
이렇게 워리는 주인 가족의 사랑을 넘치도록 듬뿍받으면서 이제는 이동내에서 제일예쁜 중
인이네 삽살이 뽀삐마져 차지하였으니 째지는 개팔자였었다.
워리는 다시금 주인가족을 위하여 충성서약을 굳게 다짐하고 또 다짐하였다.
그날저녁
메케한 모깃불의 연기를 피해 큰방앞의 퇫마루 밑에 기어든 워리는 저녁상을 물리고 도란거
리는 주인 내외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왔으며 이따금씩 개가 들어도 징 하게 전기가 흐를것
만같은 주인아주머니의 교태어린 콧소리와 함께 워리 어쩌구 저쩌구하는 것이 들렸으나 워
낙에 워리는 듣기평가에서 워리만 겨우맞추는 실력인지라 자기 이름이 나올때마다 그저 흥
겨웠다.
[아이잉...여보오오..요즘 자기 기운이 없어지는 것 같에에....]
[뭐...날씨가 더운 탓이겠지뭐...아 글세 가을만 되어봐 나도 기운이 펄펄 날거야..]
[여보오오....그러지말고 올여름에는 개소주라도 해서 드셔요...그래야 힘을쓰지...]
[아니야 아직은 그딴 것 않먹어도 괜찮아...아직은 ...]
[그러지말고 내일 읍내에있는 거 건강원 있잖아요 왜 태권이하고 한반인 두례내집 말이예
요..거기에다 보약좀 지어서 워리하고 같이 맏겨요...]
[ 허허허...태권이녀석 또 울고 불고 할탠데....]
[ 아이..그녀석 원래부터 울보잖아요...내가 내일 워리 맏기고 오면서 강아지 한 마리 또
사요지요 뭐...그래도 이집에서는 당신이 건강해야지 내가편하지...]
[허허허허...그러면 그렇게 할까...그럼 당신이 알아서 하구려...]
[어..어머...이이가..어머...아이..난..난..몰라아....]
[흐흐흐흐...좋지.....]
주인 아저씨의 멋적은 너털웃음과 아주머니의 간들어진 웃음이 모깃불연기와 어우러져 지붕
위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워리는 더 바랄것이 없었다. 이처럼 화목한 집에서 사랑받으며 살고 있으나가 말이다.
내일은 더욱 신나는일이 생길것만 같았다. 내일은 뽀삐와 하루종일 찐하게 보내야지...
워리는 충성서약을 다시한번 굳게 다짐하면서 여름 밤하늘에 찢어진 초승달을 보면서 힘차
게 충성을 다짐하였다.
월!!!월월!!!월월월월월!!!!!!!!!!!!!
이것은 어디까지나 픽션이며 나오는 사람 모두 작가의 창조물입니다.
혹시나 같은 이름을 갖이신분이 계시다면 이는 어디까지나 우연일 뿐이며 작가의 의도와는
무관함을 밝혀둡니다.
지는요...이때가지 누구한테도 피해준적이 한번도 없는기라요..........
그런데...왜..어째서..자꾸 무스븐 생각이 들려고 하는지.....
애고...오늘은 저녁일찍 묵고 문걸고 자야겠다.